2010-07-26 | 빠이롯트 핸드라이팅

Editor’s Comment

활자가 등장하기 전까지, 글자는 곧 손글씨와 동의어였습니다. 문자에 형태를 부여하는 것은 필기구를 쥔 손이었고, 글자와 손의 주인은 일대일의 대응 관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육필이라는 말이 존재하듯이요. 하지만 글씨를 쓰는 손 대신 자판을 치는 손이 우세해졌고, 심지어 글자마저 지면을 떠나고 서체마저 물리적 몸체를 벗어나 디지털화된 지 오래입니다. 그러한 와중에 ‘손글씨 디지털 폰트’ 류가 글씨 쓰는 손과 자판을 치는 손의 공존을 도모하기도 합니다. 12년 전 오늘의 소식 ‘빠이롯트 핸드라이팅’도 그랬습니다.

한글 표기 방식에서부터 역사가 물씬 느껴지는 전통의 필기구 회사 빠이롯트(Pilot). 손글씨 보다는 디지털 폰트가 필기구 보다는 키보드가 더 익숙한 요즘, 그들이 ‘빠이롯트 핸드라이팅(Pilot Handwriting)’으로 필기구와 디지털 폰트의 공존을 시도한다. 

방법은 이렇다. 제공되는 글자 템플릿을 한 칸 한 칸 손으로 채운 후, 이를 디지털 카메라나 스캐너로 촬영해 사이트에 올리면, 디지털 손글씨가 완성된다. 글자 별로 굵기나 모양 등의 수정을 거치고 나면 최종 완성. 이렇게 완성된 폰트를 이용하여, 빠이롯트 핸드라이팅 사이트 상에서 지인들에게 손글씨 메일을 몇 번이고 보낼 수 있다. 

디지털 손글씨 폰트 제작은 그리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손글씨 이메일’이란 아무래도 필기구 브랜드의 발상다운 구석이 있다. 지금 빠이롯트 핸드라이팅에서 당신의 손글씨 메일에 도전해 보시길. 

www.pilothandwriting.com
via core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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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31 | 팬톤 호텔

팬톤의 컬러칩은 팬톤의 주력 상품이기도 하지만, 자체로 팬톤을 상징하는 디자인 자산이기도 하죠. 컬러칩의 모양새는 팬톤과의 ‘협업’을 원하는 여러 브랜드의 제품에 널리 활용되고, 또 팬톤의 자체 라이프스타일 소품군의 기반이기도 합니다. 2010년 팬톤은 브뤼셀에 호텔을 열며, 소위 ‘팬톤 유니버스’를 소품에서 공간으로 확대했습니다. 다만 더 이상 팬톤 호텔을 방문할 수는 없으니, 팬톤이 떠나고 이미 다른 호텔이 운영 중입니다.

2007-07-12 |〈뉴욕타임스〉의 비범한 간판

2007년 <뉴욕타임스>는 근 100년 가까이 머물던 웨스트 43번가 229번지를 떠나 새 건물로 이사합니다. 렌초 피아노가 설계한 52층의 유리 타워로요. 이제부터 이곳이 <뉴욕 타임스>의 본사임을 알릴 대형 간판이 필요했습니다. 건물의 조형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뉴욕의 까다로운 조닝 규정도 지킬 간판의 디자인 작업은 펜타그램의 몫이었습니다. ‘10,116 포인트 크기’의 로고가 어떻게 신축 타워의 파사드에 안착하였는지, 14년 전 오늘의 뉴스에서 만나봅니다.

2011-03-21 | 구겐하임 아부다비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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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에 안 잡히는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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