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드로흐 디자인의 공동 설립자인 헤이스 바커르가 2009년 드로흐를 떠났습니다. 드로흐 디자인 재단의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인데요. 사임의 계기로 2009년 3월 문을 연 드로흐 뉴욕 매장 문제가 지목되었습니다. “드로흐의 창조성과 오리지널리티는 내게 있어 언제나 최우선의 전제 조건이었다. 그러나 뉴욕 매장은 이제 상업성이 주 목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드로흐 디자인의 공동 설립자, 디자이너 헤이스 바커르(Gijs Bakker)가 드로흐 디자인을 떠난다. 지난 6월 20일 바커르는 성명을 통해“드로흐 디자인 재단의 이사직에서 사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993년 헤이스 바커르는 디자인 역사가 레니 라마커르스(Renny Ramakers)와 함께 드로흐 디자인을 설립했다. 이후 드로흐는 네덜란드 디자인을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고, 이제는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된 수많은 디자이너들—헬라 용에리위스, 마르셀 반더르스, 위르헨 베이, 리하르트 휘텐 등—이 드로흐를 통해 작업의 전기를 마련했다. 물론 드로흐라는 이름이 여전히 유효한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존재한다. 가령 스튜디오 욥이 의식적으로 드로흐 세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려 했던 것처럼 말이다.
헤이스 바커르는 드로흐를 통해 “재능 있는 네덜란드 디자이너들을 발굴해 선보이고, 이는 이후 외국의 디자이너들로까지 확대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디자인이라는 직업의 ‘내용(content)’에 관한 담론을 자극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 철학이 드로흐의 최근 행보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이번 사임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3월 문을 연 ‘드로흐 뉴욕 매장’인 것으로 보인다. 레니 라마커르스의 주도 하에 드로흐는 뉴욕에 대형 매장을 열었는데, 이를 위해 수백만 유로의 자금이 투입되었다. “이는 앞으로 드로흐의 수익이 더욱 대형, 고가의 제품 개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헤이스 바커르는 드로흐의 상업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고, 이러한 견해차를 극복하고자 오랜 시간 레니 라마커르스와 협의하였지만 유감스럽게도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드로흐의 창조성과 오리지널리티는 내게 있어 언제나 최우선의 전제 조건이었다. 그러나 뉴욕 매장은 이제 상업성이 주 목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비록 이번 일을 계기로 15년간 몸담았던 드로흐를 떠나지만, 헤이스 바커르는 앞으로도 ‘스튜디오 헤이스 바커르’의 디렉터 활동과, 또한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벤에서의 교육 활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이번 헤이스 바커르의 발표문 전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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