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23 | 헤이스 바커르, 드로흐를 떠나다

Editor’s Comment

드로흐 디자인의 공동 설립자인 헤이스 바커르가 2009년 드로흐를 떠났습니다. 드로흐 디자인 재단의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인데요. 사임의 계기로 2009년 3월 문을 연 드로흐 뉴욕 매장 문제가 지목되었습니다. “드로흐의 창조성과 오리지널리티는 내게 있어 언제나 최우선의 전제 조건이었다. 그러나 뉴욕 매장은 이제 상업성이 주 목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헤이스 바커르(Gijs Bakker), 드로흐 디자인 ‘전임’ 디렉터  
photo by Yoshiaki Tsutsui

드로흐 디자인의 공동 설립자, 디자이너 헤이스 바커르(Gijs Bakker)가 드로흐 디자인을 떠난다. 지난 6월 20일 바커르는 성명을 통해“드로흐 디자인 재단의 이사직에서 사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993년 헤이스 바커르는 디자인 역사가 레니 라마커르스(Renny Ramakers)와 함께 드로흐 디자인을 설립했다. 이후 드로흐는 네덜란드 디자인을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고, 이제는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된 수많은 디자이너들—헬라 용에리위스, 마르셀 반더르스, 위르헨 베이, 리하르트 휘텐 등—이 드로흐를 통해 작업의 전기를 마련했다. 물론 드로흐라는 이름이 여전히 유효한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존재한다. 가령 스튜디오 욥이 의식적으로 드로흐 세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려 했던 것처럼 말이다. 

헤이스 바커르는 드로흐를 통해 “재능 있는 네덜란드 디자이너들을 발굴해 선보이고, 이는 이후 외국의 디자이너들로까지 확대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디자인이라는 직업의 ‘내용(content)’에 관한 담론을 자극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 철학이 드로흐의 최근 행보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이번 사임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3월 문을 연 ‘드로흐 뉴욕 매장’인 것으로 보인다. 레니 라마커르스의 주도 하에 드로흐는 뉴욕에 대형 매장을 열었는데, 이를 위해 수백만 유로의 자금이 투입되었다. “이는 앞으로 드로흐의 수익이 더욱 대형, 고가의 제품 개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헤이스 바커르는 드로흐의 상업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고, 이러한 견해차를 극복하고자 오랜 시간 레니 라마커르스와 협의하였지만 유감스럽게도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드로흐의 창조성과 오리지널리티는 내게 있어 언제나 최우선의 전제 조건이었다. 그러나 뉴욕 매장은 이제 상업성이 주 목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비록 이번 일을 계기로 15년간 몸담았던 드로흐를 떠나지만, 헤이스 바커르는 앞으로도 ‘스튜디오 헤이스 바커르’의 디렉터 활동과, 또한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벤에서의 교육 활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이번 헤이스 바커르의 발표문 전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www.gijsbakker.com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0-04-07 | 아이와 함께 가는 카페

어린이를 환영하지 않는다고, 그것이 이곳의 방침이라고 말하는 장소들이 있습니다. 어린이가 출입해서는 안될 장소는 물론 있고 또 있어야 하겠지만, 그곳이 식당이고 카페라면 그래도 괜찮을지요. 곳곳에 노키즈존이 자연스레 자리한 지금, 2010년의 ‘베이비 카페’ 소식을 되돌아봅니다. 물론 어린이와 보호자를 정확히 겨냥한 가게라는 점에서, 어린이도 환영한다는 예스키즈존과는 결이 다른, 그러니까 그냥 키즈존 개념에 가까운 카페입니다. 그리고 넨도는 이러한 기조를 아주 큰 것과 아주 작은 것으로 공간 디자인에 구현했지요.

2007-12-20 | 호텔 클라스카 새단장

도쿄의 부티크 호텔하면 떠오르던 이름, 호텔 클라스카가 2007년 새단장을 하였습니다. 2003년 문을 연 지 4년 만이니, 꽤 이른 리뉴얼이었지요. 2007년 오늘 디자인플럭스는 ‘뉴 재패니즈’ 스타일로 손님을 맞은 클라스카 객실의 모습을 소개했습니다. 아쉽게도 호텔 클라스카는 2020년 12월 20일 문을 닫았습니다만, 클라스카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서 갤러리 겸 숍, 의류 브랜드, 웹 매거진 등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2011-08-30 | MIT 미디어 랩 아이덴티티

2010년대는 아이덴티티 디자인에 ‘변화’라는 테마가 더해진 시기였습니다. 여기 MIT 미디어 랩의 시각 아이덴티티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그린 에일과 강이룬은 시스템으로서의 아이덴티티라는 개념으로, 일정한 요소가 무한히 변주되는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그렇기에 매번 달라지면서도 하나의 기반을 공유하는 아이덴티티 디자인이 탄생했죠. 

2007-08-13 | 알루미늄 아이맥

2007년은 아이맥이 처음으로 알루미늄 몸체를 갖게 된 해입니다. 형태 면에서 G5부터 이어져 온 모니터 형태의 일체형 디자인을 이어가되, 재질 면에서는 아크릴, 폴리카보네이트과 완전히 단절하고 알루미늄으로 넘어왔습니다. 올해 애플 자체 프로세서인 애플 실리콘을 탑재한 새 아이맥이 등장하기 전까지, 은색 알루미늄 바디와 검은색 배젤 그리고 전면 하단 로고가 아이맥 하면 떠오르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직은 기존의 인텔 아이맥과 색색의 실리콘 아이맥이 공존하고 있지만, 머지 않아 과거의 것이 될 ‘그’ 아이맥의 시작으로 돌아가봅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