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11 |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

Editor’s Comment

조만간 사라질 운명의 빈 건물에 커다란 칠판이 설치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동네 주민들의 희망과 소원이 적혔죠. ‘죽기 전에’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통해 캔디 창은 죽음을 앞둔 시한부 건물에 죽기 전에 이루고픈 바람을 모아냈습니다. 

뉴올리언스의 마리니가 900번지(900 Marigny Street). 마리니 가와 버건디 가가 만나는 골목에 빈 건물이 하나 있다. 몇 년 뒤면 새 주택으로 변신할 터이지만, 여전히 방치된 채로 건물에는 먼지만 두텁게 쌓여가는 중이다. 

공공설치작가이자 디자이너, 도시 계획가 그리고 시빅 센터(Civic Center)의 공동설립자이기도 한 캔디 창(Candy Chang)이 이 건물에 거대한 칠판을 설치하였다. 한 달 하고도 일곱 시간. 건물 벽에 칠판을 달고 문구를 스텐실 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죽기 전에(Before I Die)’라는 이름의 이번 프로젝트에서 캔디 창은 동네 주민들의 희망과 소원들을 수집한다. “죽기 전에 ~을 하고 싶다”는 문구의 빈 칸마다, 각자의 꿈들이 적혀 있다. 세상의 모든 스시와 사탕들을 먹고 싶다는 내용에서 빛 속으로 사라지고 싶다는 글귀까지, 짤막한 글귀들이 때로는 미소를 짓게 하고 때로는 가슴을 때린다. 

마리니가 900번지 건물의 프로젝트는 4월 10일자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죽기 전에’의 끝은 아니다. 캔디 창은 뉴올리언스 내 또 다른 버려진 공간을 찾아 프로젝트를 이어 진행할 계획이다. 

candych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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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5 | 언해피 힙스터

잡지에 소개될 만한 근사한 생활 공간을 삐딱하게 바라봅니다. 이름하여 ‘언해피 힙스터’라는 텀블러 블로그입니다. 벽을 대신한 창의 존재에서 창문 청소의 고단함을 예상한다거나, 이색적인 설계의 주택에서 건축주의 불만족을 상상하는 식이죠. 애석하게도 ‘언해피 힙스터’는 2015년 5월 18일 이후로 업데이트가 멈추었지만, 그래도 아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2010-03-11 | 책이 된 우표

2008년 말 네덜란드의 우체국 로얄 TNT는 디자이너 리카르트 휘턴에게 우표 디자인을 의뢰합니다. 이듬해에는 그것이 ‘북위크 기념 우표’면 좋겠다고 덧붙였죠. 그리하여 책을 닮은 우표가 태어났습니다. 북위크(Boekenweek)라는 단어를 책으로 만들어 그 사진을 표지로 삼아, 8페이지 분량의 책 모양 우표를 만든 것이죠. 실제로 500 단어 분량의 짧은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2011-04-22 | 공작연맹아카이브 – 물건박물관

베를린에는 평범한 물건들의 박물관이 있습니다. 공작연맹 아카이브 – 물건 박물관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박물관의 중심에는 1907년 결성된 독일공작연맹의 산물과 기록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당대 공작연맹의 실천 영역이었던 일상 생활과 상품 사회에 대한 관심을 동시대로까지 확장하죠. 가령 올 1월 1일 개막한 ‘위기’ 전시에서는 40년대의 방독면부터 오늘날의 일회용 마스크, 박제 박쥐, 비누, 플레이모빌의 간호사 인형 등의 다양한 위기의 사물들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2010-07-15 | 이번에는 세라믹

전기주전자와 세라믹의 만남. 프랑스의 엘리움 스튜디오가 디자인한 로벤타의 ‘세라믹 아트’입니다. 도자기와 찻주전자는 본래 친연하지만, 그것이 전기주전자일 때에는 이야기가 달라지겠지요. 엘리움 스튜디오는 엘라스토머 소재의 도움을 받아 세라믹과 가전의 안전한 동거를 성취했습니다. 오늘자 뉴스는 현대 도자 산업의 성취와 가능성을 다루었던 전시회 ‘오브제 팩토리’ 이야기와 함께 보아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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