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초, ‘마스타바가 드디어 현실화된다’는 몇몇 언론의 보도로 인해 프로젝트가 다시 화제가 되었는데, 이에 대해 크리스토 앤 잔느-클로드 재단 관계자는 “아직 아랍 에미리트 정부의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프로젝트는 기획 단계에 있다”는 입장을 발표하여 오류를 정정했다.
이번 소동으로 인해 다시 주목받게 된 ‘마스타바(The Mastaba)’는 크리스토 앤 잔느-클로드(Christo and Jeanne-Claude)가 아부다비의 사막에 구축하기 위해 1977년에 처음으로 구상한 프로젝트이다. 높이 150미터, 길이 300미터, 너비 225미터의 이 초대형 사다리꼴 조각(구축물)을 사막에 세우는 야심찬 기획이다. 이 구축물에는 이슬람 건축의 다채로운 모자이크가 도입되는데, 이를 위해 총 41만 개에 달하는 다채로운 컬러의 철제 드럼통이 사용된다. 이 구조가 완공되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넘어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현대 조각 작품이 될 것이다.
마스타바에 사용되는 철들의 각 위치와 색상은, 1979년 크리스토 앤 잔느-클로드가 아랍 에미리트에 처음 도착했을 당시에 직접 고른 것이다. 그리고 이 초대형 조각의 입지 후보지로는 아부다비에서 남쪽으로 약 160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리와 사막(Liwa desert)이 선정되었다.
2007-2008년, 크리스토 앤 잔느-클로드는, 마스타바의 제작과 구조의 실행 가능성을 연구하기 위해 스위스, 미국, 영국, 일본 4개국의 대학교*와 협력 계약을 맺었고, 그 후 각 대학별로 독립적인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후 독일의 엔지니어링 회사 슐라이흐 버거만 파트너에게 4팀의 연구 보고서에 대한 분석을 의뢰하였고, 그 중 호세이 대학교 팀의 콘셉트가 기술적으로 가장 적합하고 혁신적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평평한 지면 위에 하부구조와 배럴로 층을 쌓은 뒤, 2주 동안 10개의 엘리베이터 타워를 이용하여 전체 구조를 각 위치로 들어 올리는 방법으로, 전체 공사 기간은 최소 3년이 소요된다.
마스타바는 2020년 크리스토가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 완성한 마지막 프로젝트로, 크리스토 앤 잔느-클로드의 대규모 공공 예술 작품 중 유일하게 영구 보존된다. 그리고 이들의 다른 프로젝트들과 마찬가지로, 정부 지원 없이 자체 자금으로 운영된다. 크리스토의 바람대로 마스타바는 2021년에 공개되었던 ‘포장된 개선문(L’Arc de Triomphe, Wrapped)’을 감독한 블라디미르 야바체프(Vladimir Yavachev)가 수행할 예정이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Zurich), 일리노이 대학교 어배너-샴페인(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케임브리지 대학교(Cambridge University), 호세이 대학교(Hosei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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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