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몸? : 엘름그린 & 드라그셋 개인전

베를린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드래그셋(Elmgreen&Dragset)의 개인전 ‘쓸모없는 몸? (Useless Bodies?)’이 밀라노 폰다치오네 프라다(Fondazione Prada)에서 열렸다. 포디움(Podium), 노스 갤러리(North Gallery), 시스터너(Cisterna)와 폰다치오네의 야외 공간을 활용한 이번 전시는 총 3000제곱미터(약 900평) 규모로 이루어졌다.

’쓸모없는 몸?’ 전시 전경. Photo: Andrea Rossetti, Fondazione Prada 제공

전시 ‘쓸모없는 몸?’은 인간의 신체가 전혀 쓸모 없어 보이는 후기 산업 시대의 신체 상태를 탐구한다. 신체에 대한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근무 환경, 건강, 대인 관계 그리고 정보를 보유하는 방법 등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전시는 팬데믹 상황에 점점 더 온라인을 통한 소통이 강화되는 세상에 물리적으로 적응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의 몸은 더 이상 존재의 주체가 아니며, 산업화 시대처럼 생산 방식에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 19세기에는 신체가 일상 용품을 만드는 생산자였지만, 20세기에는 신체가 소비자의 역할로 변화되었고 21세기가 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빅테크(Big Tech)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판매하면서 신체는 제품의 상태가 되었다. 기술 회사들이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지식을 수집하는 것은 매우 무의미한 행위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양상은) 우리 삶의 모든 면면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미래의 신체에 대해 생각하는 것마저 두렵게 만들기도 한다”고 엘름그린과 그라그셋은 전시 주제에 관해 설명한다.

신체에 대한 인식은 성장, 친밀감, 정체성, 다양한 생활 방식, 공공 영역 탐색과 같은 주제를 탐구해온 엘름그린 & 그래그셋 작업의 여러 측면을 연결하는 근본적인 주제이다.

전시 ‘쓸모없는 몸?’은 2022년 3월31일부터 8월 22일까지 진행된다.

fondazioneprada.org

ⓒ designflux.co.kr

박지민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이 좋아 만들기 시작했고, 만드는 것이 좋아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디자인은 만드는 것 외에도 다양한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만드는 것을 넘어서 현재는 타자치는 제 손의 감각도 즐기고 있습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9-06-29 | 하비에르 마리스칼, 삶을 그리다

“전위적인 디자인을 시도했는데, IOC에 가장 높은 수익을 안긴 올림픽 마스코트가 되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스코트 ‘코비’의 이야기입니다. 귀엽겠다고 애쓰지 않는데 친근하게 마음을 끌고, 너무 단순한가 싶으면서도 미묘합니다. 정면과 측면이 공존하는 얼굴처럼요. 2009년 오늘의 소식은 코비의 디자이너 하비에르 마리스칼의 회고전입니다. 영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전시로, 그래픽과 일러스트레이션에서 가구, 인테리어에 이르는 마리스칼의 세계를 조망했습니다. 2013년에는 한국에서도 그의 전시회가 열렸지요.

2011-04-08 | 다음 10년, 20인의 디자이너

정확히 10년 전 오늘, 디자인 비평가 앨리스 로스손과 MoMA의 디자인 큐레이터 파올라 안토넬리가 다음 10년의 디자인을 조형할 20인의 디자이너를 꼽았습니다. 정말로 10년이 지난 지금 그 명단을 되돌아봅니다. 참고로 앨리스 로스손과 파올라 안토넬리 두 사람은 ‘디자인 이머전시’라는 이름으로 더 나은 미래를 지어나갈 디자인을 인스타그램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011-05-04 | 알렉산더 맥퀸: 새비지 뷰티

2010년 2월 11일,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40세라는 나이도, 자살이라는 사인도 모두 안타까움과 충격을 안겼습니다. 그로부터 15개월 뒤, 뉴욕 메트의 복식연구소에서 그를 회고하는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2011년 오늘의 뉴스는 ‘알렉산더 맥퀸: 새비지 뷰티’ 전시회 개막 소식입니다.

2009-03-30 | 무가치한 화폐의 비극적 풍경 

저 악명 높은 짐바브웨 초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짐바브웨 달러는 화폐로서의 가치를 상실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한 와중에 종이가 사치 수입품으로 분류되어 막대한 관세가 부과되면서, 언론사들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2009년 <짐바브웨 신문>의 ‘감사 벽보’ 광고는 돈으로서의 가치를 잃고 종이로서의 효용만 남은 짐바브웨 달러의 현실을 정확히 겨냥한, 씁쓸한 캠페인이었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