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스키마타(Schemata architects) 건축 사무소가 디자인한 무사시노 미술대학 실내디자인과 건물 16 ‘세미 아키텍처(Semi-architecture)’가 완성된 모습을 드러냈다. 이 세미 아키텍처는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직접 수정하면서 변화해가는 미완의 건축을 일컫는다. 건물 16은 디자인, 제작, 전시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그래서 학생들의 창의력에 따라 변용이 가능하게끔 건물 전체에 공통된 규격을 적용하고, 특히 전시마다 적절히 칸막이와 가구를 유동적으로 옮길 수 있는 시스템으로 설계했다. 표면의 오염을 걱정해야 하는 ‘화이트 큐브’ 공간과는 물론 거리가 멀다.
학생들이 필요에 따라 마감재를 덧입힐 것을 가정해 석고보드에 퍼티 마감재, 스틸에 녹 방지 페인트 등 최소한의 마감재만 적용했다. 벽면 표지판은 스텐실과 스탬프를 사용하여 표현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건물 16의 디자인 아이디어는 스키마타 건축 사무소가 파리를 방문하면서 구상되었다. 파리 시내에 위치한 역사적 건축물들은 외관의 변경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시는 언제나 다양한 사람들의 활동과 활기로 가득하다. 이러한 파리의 모습을 관찰하던 중, 장대를 이용해 바로 설치할 수 있는 장터 천막 시스템, 이동형 벤치와 화분, 오픈 카페 등 기발한 임시 구조물과 시스템을 발견하고 ‘세미’ 건축 개념을 착안했다.
스키마타 건축 사무소의 이러한 아이디어는 무사시노 미술대학 건물 16에 앞서 교토 시립 예술대학과 HAY 도쿄에도 구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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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