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예루살렘 디자인 위크: 디자인과 덧없음의 관계

2022 예루살렘 디자인 위크(JDW, 6.23 – 6.30)가 예루살렘의 한센 하우스(Hansen House)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는 디자인의 덧없음을 탐구하는 프로젝트와 여러 전시로 구성되었고, 레디쉬 스튜디오(Reddish studio), 오디드 프라이란트(Oded Friedland) 등 200명 이상의 이스라엘 출신 및 해외 디자이너들이 작품을 선보였다. 모든 프로젝트는 ‘지금을 위해(For Now)’라는 올해의 테마에 맞춰 불안정한 현재, 시간이 어떻게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2021 예루살렘 디자인 위크(JDW). © Image: Dor Kedmi

예루살렘 디자인 위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동일한 일의 반복과 시간의 문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탈리아 아티스트 알도 지아노티(Aldo Giannotti)의 퍼포먼스 프로젝트이다. 음악과 춤 퍼포먼스와 함께 한센 하우스의 곳곳에서 아티스트의 일러스트를 발견할 수 있다.

‘깨끗한 몸짓(Clean Motion)’. © Clean Motion

‘깨끗한 몸짓(Clean Motion)’은 타케시 야마무라(Takeshi Yamamura), 나탈리아 산즈(Natalia Sanz), 아리에 로젠(Arieh Rosen), 노엄 레빈저(Noam Levinger)가 큐레이팅을 맡은 전시로, 천 년 이상 지속된 일본의 청소 문화를 다룬다. 일본에서 청소는 단순한 일상적인 집안 일이라는 의미 외에도 깨끗한 마음 가짐을 위한 개념이 담겨있다.

청소는 일시적이면서도 반복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순환 과정이다. 일본의 청소 도구에서는 그들의 디자인 감성뿐만 아니라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운드와 청소 도구를 함께 배치하여 일본 문화에 관한 통찰력을 보여주고자 한다.

‘연필에서 연필로(Pencil to Pencil)’. © Oded Friedland

제품 디자이너 오데드 프라이들란트(Oded Friedland)는 프로젝트 ‘연필에서 연필로(Pencil to Pencil)’를 통해 두 제품이 서로가 서로가 되는 영구적인 순환을 재현했다. 특히 프라이들란트는 다이카우드(Daikawood)에서 개발한 천연 원료를 사용했는데, 연필깎이로 부스러기를 만들고 그 부스러기로 다시 연필을 만들어 끝나지 않은 사물의 사이클을 보여주고자 했다. 폐나무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면서 재료의 잠재성을 보여준다.

‘가난의 즐거움(The Joy of the Poor)’. © Sharon Murro

그래픽 디자이너 샤론 무로(Sharon Murro)의 프로젝트 ‘가난의 즐거움(The Joy of the Poor)’에서는 자수를 놓는 것처럼 다양한 종류의 식용 종자를 만다라 패턴으로 표현했다. 저렴한 비용과 높은 영양가, 색상과 질감, 성장 속도와 발아시기를 고려해 씨앗을 재료로 선택했다. 도면 위에 배치된 씨앗이 공기, 햇빛, 수분에 노출되면서 재료 스스로 공예 작품으로 완성된다. 씨앗에서 싹이 트기 시작하면 씨앗들의 경계가 흐려진다. 그리고 식물이 성장하여 열매를 맺은 이후 시들면 퇴비로 사용된다.

앞서 언급한 프로젝트는 예루살렘 디자인 위크라는 메타 전시를 구성하는 다양한 설치, 전시, 퍼포먼스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관람객은 이 행사의 다양한 이벤트와 전시에 참여하였다.

2022.jdw.co.il

© designflux.co.kr

강예린

지구에 이로운 디자인이 있을까요?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결국 어디로 버려질까요? 호기심이 많은 초보 연구자입니다. 모든 광고 문구에 빠르고 편리함을 강조하는 세상에서 조금은 느리고 불편한 것, 누군가 소외되지 않는 것에 마음을 씁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1-06-23 | 노키아 ‘N9’ 스마트폰

1998년부터 2011년까지,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친 적 없는 거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2년 뒤 마이크로소프트에 휴대전화 사업부를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요. 그렇게 제때 스마트폰 시장의 도래를 준비하지 못한 대가는 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2016년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또 다시 폭스콘의 자회사로 매각되며 표류하는가 싶더니, 저가 스마트폰 그리고 특히 피처폰 부문에서 성과를 거두며 ‘부활’이라는 평까지 받았습니다.

2010-05-18 | 테크노크래프트

퓨즈프로젝트의 디자이너 이브 베하가 큐레이터가 되어 18개월 간 동시대 ‘만들기(making)’의 양상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청사진, 해킹, 미완성, 모듈이라는 여섯 개의 키워드를 통해서 말이죠. 2010년 YBCA에서 열린 전시회 ‘테크노크래프트’ 소식입니다.

텅 빈방, 덩그러니 놓인 QR 코드: 2021 베니스건축비엔날레 독일관

제17회 베니스 건축비엔날레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1년 연기되어, 원래 개막일이었던 2020년 5월 22일로부터 정확히...

2011-11-02 | 영화 타이틀 스틸 모음

영화가 시작하고 영화의 제목이 스크린에 등장하는 바로 그 순간의 스틸 이미지를 한데 모은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크리스티안 아냐스는 멀리 1920년대부터 가깝게는 2014년까지, 영화의 타이틀 장면을 모아 웹사이트를 열었는데요. 어떤 영화들의 경우, 기본 정보 외에도 오프닝 타이틀 제작사는 어디인지 타이틀 장면에 쓰인 폰트는 무엇인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옛 영화들의 레터링 스타일을 되돌아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지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