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쿠퍼휴잇 내셔널 디자인 뮤지엄이 소장한 최초의 디지털 서체는 고속도로 표지를 위해 태어난 ‘클리어뷰’입니다. 노년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 운전자를 위해 태어난 도로표지판용 서체인데요. ‘클리어뷰’라는 이름답게 밤이면 빛 반사로 글자가 번져보이는 등 기존의 서체가 지녔던 문제를 개선하였습니다. 쿠퍼휴잇은 이 서체가 “사회적 참여로서의 디자인 사례”라는 데 주목하여 소장을 결정하였다고요.
쿠퍼-휴잇 내셔널 디자인 뮤지엄의 소장 목록에 최초의 디지털 서체가 더해졌다. 고속도로 표지판용 서체, ‘클리어뷰(Clearview)’가 그 주인공이다. 미커 어소시에이츠(Meeker Associates)의 도널드 미커(Donald Meeker)와 크리스 오하라(Chris O’Hara), 터미널 디자인(Terminal Design)의 제임스 몬탈바노(James Montalbano)가 디자인한 서체로, 노년층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 운전자들을 위해 개발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늘날 미국 운전자 인구의 1/6이 60대 중후반의 베이비붐 세대이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도로표지판의 가독성이 주요한 이슈로 부상하였다. 그러나 1940년대 이래 줄곧 도로표지판을 지켜온 ‘연방도로관리청 서체(FHWA font)’, 일명 “하이웨이 고딕”은 몇 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가령 야간 주행시 표지판 표면에 빛이 반사되며 글자가 뿌옇게 번져보이곤 했는데, 대비 인지 능력이 감퇴한 노인 운전자들이 이를 분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디자이너들과 교통 분야 연구자들은 함께, 도로표지판의 야간 및 원거리 가독성 개선 작업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가 ‘클리어뷰’이다. 대문자만으로 이뤄졌던 기존 표기 방식과 달리, ‘클리어뷰’는 표지판에 대문자와 소문자를 병용한다. 대신 서체의 엑스-하이트(x-height)를 늘리고, a, e 등 글자 내부의 닫힌 공간들을 좀 더 틔워, 가독성을 확보하였다. 실제로 기존 FHWA 서체와 비교하였을 때, ‘클리어뷰’는 보다 나은 선명도를 보여준다.
2004년 9월 연방도로관리청은 새 서체 ‘클리어뷰’에 포지티브-콘트라스트, 즉 어두운 색상의 배경에 밝은 색상의 텍스트로 이뤄진 표지 유형으로 임시 사용을 승인, 각 주에 서체 선택권을 허용하였고, 현재 미국 내 20개 주에서 사용되고 있다. 쿠퍼 휴잇은 ‘클리어뷰’가 특히 사회적 참여로서의 디자인 사례라는 점에 주목하였다. ‘클리어뷰’가 쿠퍼휴잇 최초의 디지털 서체 소장품이 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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