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8 | 헬프의 새 포장 디자인

Editor’s Comment

의약품계의 미니멀리즘이라고 할까요. 헬프라는 이름의 제약 회사는 많은 것을 ‘덜어내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도모했습니다. 간결하고 단순한 포장, 평문으로 된 증상을 강조한 제품명처럼 말이죠. 2011년 헬프는 “테이크 레스”라는 캠페인을 전개하며, 리브랜딩을 진행했습니다. 미니멀의 기조는 여전히 유지하되 시각성을 조금 더 높이는 방향으로요. 

의약품 포장 디자인에 있어 ‘헬프(Help)’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두통약을 사러 갔다가 되려 두통만 심해졌던 경험을 한 후, 리처드 파인(Richard Fine)는 아예 스스로 의약품계의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간결하고 단순한 포장, 증상을 강조한 약명. 2008년 설립된 헬프는 “부티크 제약 회사”로 자리잡았다. 

헬프가 올해 포장뿐만 아니라 복용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절제의 캠페인을 전개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약, 염료, 코팅제, 기타 여러 말도 안되는 것들을 이미 충분히 복용해왔다고 생각한다.” 더 빠른, 뛰어난, 극대화 같은 수사들이 점령한 의약품 시장에서, 헬프는 반대로 ‘덜어내자(Take Less)’고 소리 높여 말한다. 

‘테이크 레스’ 캠페인 출범과 함께, 포장에도 변화가 더해졌다. 펄피셔(Pearlfisher)가 디자인한 새 포장은, 전면적인 쇄신이라기보다 기존 디자인의 정제에 가깝다. 서체에 변화를 주어 브랜드명 및 제품명을 좀 더 강조하였으며, 요철로 표현되었던 내용물 아이콘에서 요철을 제거하고 컬러 코드를 적용하였다. 브랜드 전반을 시각적으로 강화하여, 눈에 띄고 즉각 인지되도록 했다는 것이 펄피셔 측의 설명이다. 

새 포장의 ‘헬프’ 시리즈는 올 가을부터 미국 전역의 월그린(Wallgreens) 매장을 비롯해, 일부 타겟(Target)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www.helpineedhelp.com
www.pearlfisher.com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9-01-06 | 익스페리멘털 젯셋의 새 웹사이트

익스페리멘털 젯셋의 첫 웹사이트 리뉴얼의 핵심은 ‘아카이빙’이라 하겠습니다. 그간의 작업 전체를 망라한다는 것은 실패작까지도 포함한다는 뜻이고, 익스페리멘털 젯셋은 이를 두고 “일종의 아카이브 몬스터”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개별 작업은 ‘아카이브’ 메뉴의 텍스트형 목록과 ‘프리뷰’ 메뉴의 이미지형 목록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조는 2022년 지금의 홈페이지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지요. 

2006-09-15 | BMW 아트카 월드 투어

1975년 알렉산더 칼더의 페인팅을 BMW 3.0 CSL을 시작으로, BMW의 ‘아트카’는 점점 더 많은 예술가와 모델로 컬렉션을 이루었습니다. 미술을 입은 이 자동차들은 르망 24시 레이스에 출전해 달리기도 하고, 미술관에 멈추어 작품처럼 전시되기도 합니다. 오늘의 소식은 2006년의 BMW 아트카 월드 투어입니다. 그 순회의 여정에는 한국도 포함되어 있었죠. 

2021-10-18 | 건축가 키쇼 쿠로카와 타계

건축가 키쇼 쿠로카와가 2007년 10월 12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급진적인 건축 운동이었던 메타볼리즘 사조의 선구자로서, 대표작인 나카긴 캡슐 타워는 도시의 변화에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건축이라는 개념을 유감 없이 보여주었지요. 그가 떠난 지 14년이 된 지금, 이제 나카긴 캡슐 타워도 퇴장합니다. 타워의 철거 계획은 이미 2007년에 전해졌지만, 건축 50주년을 맞은 올해 실제 철거가 시작된다는 소식입니다. 하지만 캡슐들이 그냥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해체한 캡슐들은 자리를 옮겨 전시, 숙박 등의 다른 용도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또 타워의 마지막을 담은 기록 서적도 내년 2월 출간된다고요.

2010-04-15 | 마르턴 바스의 ‘실시간’, 아이폰 속으로

2009년 마르턴 바스는 영화의 형식을 한 시계를 가지고 밀라노를 찾았습니다. 시간의 매체로 시간의 기계를 구현한 셈이었지요. ‘실시간’ 시리즈는 비록 외장 하드드라이브의 몸체를 가졌으되, 12시간 러닝타임의 영상으로 시간을 표현한 어엿한 시계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실시간’ 중 하나가 아이폰 앱 형태로 다시 찾아왔으니, 이름하여 ‘아날로그 디지털 시계’입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