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1 | 현수교의 원리를 의자에

Editor’s Comment

허먼 밀러의 ‘세일’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익숙한 제품이죠. 2010년 첫선을 보인 ‘세일’은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인 금문교에서 착안하여, 현수교의 구조를 의자에 옮긴 제품이었습니다. 2010년 오늘 디자인플럭스는 퓨즈프로젝트와 허먼 밀러가 2년 반의 준비 끝에 내놓은 ‘세일’의 디자인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이달 말, 허먼 밀러(Herman Miller)의 새 의자 ‘세일(SAYL)’이 출시된다. 퓨즈프로젝트(Fuseproject)와 허먼 밀러는 2년 반 동안의 작업 끝에 하나의 의자를 완성했다. 1천여 장의 스케치와 70개 이상의 프로토타입들이 ‘세일’의 짧지 않은 여정을 말해준다. 

디자이너 이브 베하는 말한다. 의자의 디자인이란 가장 까다로운 디자인 과제 중 하나라고 말이다. 의자에는 무엇 하나 숨길 곳도 없고, 모든 부분이 의자의 구조 또는 사용자의 촉각과 관련된다. 게다가 의자는 무엇보다도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삼지만, 동시에 시각적으로 일관성 있고 아름다워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의자는 한 시대의 상징이 된다. 당대의 기술적 수준, 사람들의 생활 양식, 업무 방식을 반영하는 사물인 것이다. 이브 베하는 덧붙인다. “마흔 살이 넘어서야 비로소 의자를 디자인하기 위한 준비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일’의 출발점은 현수교였다.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인 금문교의 구조 요소를, 의자에 변용한 것이다. 먼저 ‘3D 인텔리전스’라 명명된 서스펜션 등받이 구조는 현수교의 케이블에서 착안한 것이다. 사출성형으로 제작된 등받이는 프레임 없이도 확실한 지지력을 보여준다. 흉부에서 척추까지, 부드럽게 휘어지는 등받이의 이행 지점마다 요구되는 장력이 반영되었다. 그리하여 프레임 없이도 등받이는 확실한 지지력으로 인체를 받쳐준다. 등받이는 Y-타워와 아크스팬(Arcspan) 두 가지 부분으로 다시 한 번 뒷받침된다. 현수교에서 인장 역할을 하는 케이블이 등받이가 되었다면, 여기 Y-타워는 저 높이서 케이블을 붙잡는 탑에 상응한다. 의자의 이름인 ‘세일’의Y는 바로 이 Y-타워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편 시트 부분인 아크스팬(Arcspan)이 등받이의 닻 역할을 수행한다. 

전반적으로 ‘세일’의 디자인 과정은 빼기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여 최소한의 재료로 의자를 완성하는 것. 작은 손잡이 하나까지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리하여 ‘세일’은 시각적으로 상당히 가벼운 느낌을 준다. 또한 이는 생산비용, 환경, 소비자 가격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실제로 ‘세일’은 허먼 밀러의 의자들 가운데서도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또한 최소한의 재료 중에서도 93%가 재활용 가능하며, 의자의 생산을 3개 대륙에서 진행하여 생산지와 소비자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 ‘세일’은 요람에서 요람으로(Cradle to Cradle), LEED 등 여러 친환경 인증 기준을 충족한다. 

all images courtesy of Fuseproejct 

‘세일’ 의자는 사무용 및 사이드 두 가지 종류로 선보였으며, 허먼 밀러의 다른 의자들과 마찬가지로 12년의 든든한 보증 정책이 적용된다. 가격은 최소 400달러에서 최대 800달러 수준이다. 

www.hermanmiller.com
www.fuseproject.com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마이크로소프트 촉감 키트

더 매끈하게, 더 간결하게, 전자 제품의 요철을 제거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전자 기기용 라벨 키트(The...

2011-07-08 | 태양과 모래의 3D 프린터

햇빛이 작열하는 모래의 바다에서, 한 디자이너가 무언가를 출력해가지고 돌아왔습니다. 2011년 RCA 졸업전시회에서 마르쿠스 카이저는 ‘태양 소결’이라는 3D 프린터로 출력한 모래-유리 오브제들을 선보였습니다. 선택적 레이저 소결법(SLS)이라는 원리는 여느 프린터와 동일하지만, ‘태양 소결’은 레이저 대신 햇빛을 열원으로 플라스틱 수지 대신에 모래 속 실리카를 재료로 삼았죠. 2011년 그는 두 번 사막을 찾았습니다. 처음에는 수동 버전의 프린터를 들고 모로코의 사막으로, 두 번째는 완전 자동화된 컴퓨터 구동 방식의 프린터를 들고요. 참고로 두 번째 방문의 결과물은 MoMA에 소장되었습니다.

2006-09-21 | 앵글포이즈 1227 ‘자이언트’ 모델

세계 최초의 탁상용 조명 앵글포이즈가 탄생 70주년을 맞아 몸집을 키웠습니다. 어느 정도냐면 탁상 위를 벗어나 야외로 옮겨갈 정도로요. 2006년 100% 디자인 런던에서 ‘앵글포이즈 1227 자이언트’ 버전이 공개되었습니다. 가정용인 1227 모델의 세 배 크기로, 높이가 약 2.4m에 달하는 대형 모델이었습니다. 

디자인스토리 | 2009 | 타미네 자반바크트와의 대화

2009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초청으로 아르테니카(Artecnica)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타미네 자반바크트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9월 16일, 디자인플럭스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