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2008년 오늘 디자인플럭스에는 다소 낯선 주제의 소식이 올라왔습니다. 이란의 블로고스피어를 다룬 하버드 버크먼 인터넷과 사회 센터의 연구 내용인데요. 2000년대 블로그는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의 근거지였고, 그러한 블로그들의 연결 집합체인 블로고스피어는 거대한 온라인 생태계였습니다. 14년 전 오늘의 소식은 한 국가의 블로고스피어가 어떤 식으로 지도화되는지 그 안에서 어떠한 주제와 이슈가 등장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 그 국가가 이란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로웠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버크먼 인터넷 & 사회 센터(Berkman Center for Internet and Society)는 “인터넷이 민주주의적 규율과 양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해왔다. 이 연구 결과는 인터넷과 민주주의(Internet and Democracy)라는 이름의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데, 그 이름처럼 “인터넷이 민주주의적 규칙과 양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보고서들을 살펴볼 수 있다(그 가운데는 한국의 <오마이뉴스>에 관한 연구 내용도 있다).
최근 공개된 ‘이란 온라인 공중의 지도화: 페르시아 블로고스피어의 정치와 문화’는, 이란의 블로고스피어를 통해 인터넷이 중동 지역의 시민사회, 시민미디어, 정부의 투명성, 법적 규율 등에 미친 영향력을 탐색하고 있다. 위 이미지는 현재 이란의 블로고스피어가 다루는 다양한 테마들을 인포그래픽으로 요약한 것이다.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활동적인 블로그들 60,000여 개들은 이란 블로고스피어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내용은 일반적인 예상과는 사뭇 다른 내용들을 담고 있다.
블로거들이 대부분 체제에 비판적인 ‘젊은 민주주의자’들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위 이미지에서 보듯 정치, 인권은 물론 이란의 전통 시와 문학, 대중문화, 종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구성하고 있다. 버크먼 센터 측은 이 내용을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한다. 1)세속주의 및 개혁주의, 2)종교적 보수주의, 3)페르시아의 시와 문학 4)기타 혼합된 네트워크. 위 그래픽은 이들 주요 테마들을 서로 다른 색상 및 크기의 도트로 표시하는 한편, 카타미, 아흐마디네자드 등 주요 키워드들을 함께 표시하고 있다. 특이한 사실은 개혁적인 지향을 지닌 블로그들에서는 익명성이 덜 나타나는 반면, 보수적이며 종교적인 이슈의 블로그들은 익명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정부의 관리나 검열 역시 예상보다는 가벼운 편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인다.
블로그가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는 새로운 공공의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블로고스피어에 관한 논의는 국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연 오늘, 우리의 블로고스피어를 그래픽으로 표현한다면 과연 어떠한 모습이 될 것인가.
via CR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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