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27 | 최고급 보석을 훔치다

Editor’s Comment

마이크와 마이커는 세상 값진 보석들을 훔쳐와 자신들만의 장신구 컬렉션을 만들었습니다. 악명 높은 이멜다 마르코스의 그 반 클리프 & 아펠 루비 목걸이라던가 카르티에의 ‘투티 프루티’ 같은 것들을요. 물론 그들이 훔친 것은 실물이 아니라 이미지입니다. 그것도 저해상도의 이미지였죠. 실재하는 것의 열화 이미지를 다시 실물화한 장신구 컬렉션, ‘훔친 보석’입니다.

마이크 앤드 마이커(Mike and Maaikie)는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보석을 ‘훔쳐’ 자신들만의 컬렉션을 만들었다. 이들의 ‘훔친 보석(Stolen Jewels)’ 시리즈는, 카르티에 같은 유서 깊은 보석 브랜드의 제품은 물론이고, 악명 높은 이멜다 마르코스의 루비 목걸이 같은 유명 장신구의 ‘이미지’를 훔쳐 만들었다. 

마이크 앤드 마이커는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이들 보석류의 컬렉션 이미지를 수집하여, 이를 픽셀화된 저해상도 이미지로 변형시켰다. 그리고 이를 다시 프린팅하여 가죽류에 부착하여 만들어낸 것이 바로 ‘훔친 보석’ 컬렉션이다. 즉 이 모든 디자인에는 실재하는 원본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를 초저해상도의 이미지로 변환함으로써, 마이크 앤드 마이커는 보석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은근슬쩍 제기한다.

보석만큼 한 대상의 실제 가치와 인지적 가치 상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예가 있을까? 흔히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비교할 때 대표적으로 드는 예가 바로 보석이 아니었던가. 이들은 유형의tangible 실재 보석과 가상의virtual 픽셀화된 이미지의 대조 속에, 보석의 실제 가치와 인지 가치의 차이를 겹쳐놓는다. 물론 모자이크 처리라도 된 듯한 픽셀 디자인이 보여주는 흥미도 빼놓을 수 없겠지만 말이다. 

https://www.mikeandmaaike.com/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텍스트 인식 이미지 생성 AI ‘DALL-E 2’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OpenAI)에서 텍스트를 인식하여 사실적인 이미지와 그림을 ‘창작’할 수 있는 AI 시스템, ‘달-이...

2009-08-25 | 그 미용실 황량하다

철거 중인지 완성된 것인지 아리송한 실내의 상점들이 부쩍 늘어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매끈함의 정반대에 선 반폐허의 미감이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었지만, 미감을 논하기 이전에 위생을 걱정해야 할 곳들도 적지 않았지요. 2009년의 어느 ‘황량한’ 미용실 인테리어 소식을 보며, 오늘 여기의 어떤 상점들을 생각해 봅니다.

〈디자인 스터디즈〉(Design Studies) 환경과 도구는 디자인 과정에 영향을 미칠까?

우리의 생각은 ‘상황지어진(situated)’ 혹은 ‘체화된(embodied)’ 환경과 도구에 영향을 받는다. 이것은 우리의 존재가 독립되거나 분절된...

2009-06-02 | 친환경 ‘전시디자인’

2009년 쿠퍼휴잇에서 열린 ‘생태계를 위한 디자인’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도모하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뮤지엄 측은 그러한 전시에 걸맞은 ‘전시디자인’을 모색했죠. 쿠퍼휴잇의 엘렌 럽튼이 말하는 친환경 전시를 위한 친환경 전시디자인 이야기는 여전히 눈여겨 볼 만합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