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1851년 런던의 하이드 파크에 거대한 유리 건물이 세워졌습니다. 이름하여 ‘수정궁’ 안에 만국의 산업, 문화, 예술 생산품을 선보였던 그 행사의 이름은 ‘대박람회’였습니다. 만국박람회의 시대를 열었던 이 행사는 영국의 여러 박물관을 비롯해 대학의 설립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영국왕립예술학교도 그 중 하나였지요. 2007년 영국왕립예술학교는 ‘대박람회’ 150주년을 기념하며, 졸업전시회를 그에 헌정했습니다.
지난 15일부터 영국 왕립예술학교(RCA)의 졸업전이 사우스 켄싱턴 가든에서 펼쳐지고 있다. ‘위대한 유산 2007’은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한 규모로 꾸며졌다. 1851년 개최된 ‘대박람회(The Great Exhibition)’의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대박람회’는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이었던 앨버트 공이 기획한 행사로, 19세기 들어 대중적인 이벤트가 된 만국박람회의 효시가 되었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행사였다. 당시 런던 하이드 파크에 세워진 수정궁(The Crystal Palace)’에서 개최된 전시의 수익으로 켄싱턴에는 뮤지엄, 디자인 및 예술, 과학 학교들이 잇달아 설립되었는데, 현재의 V&A 뮤지엄, 자연사 박물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그리고 RCA 모두가 바로 이 ‘대박람회’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올해 RCA의 졸업전은 그야말로 스펙타클하다. ‘2007 대박람회’는 1851년의 오리지널 전시에 바치는 오마주로, 당시의 전시장 근처에 거대한 파빌리온을 세워 학생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파빌리온은 RCA 건너편 켄싱턴 가든 안에 설치되었다. 건축가 제러드 오캐롤(Gerrad O’Carroll)과 큐레이터 클레어 캐터롤(Claire Catterall)이 제작한 120×25미터 규모의 임시 건물로, RCA의 디자인 분과 졸업생 200여명의 작품이 이 곳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그 밖에도 순수예술 전공자 및 애니메이션 전공자들의 작품 역시 RCA 교내와 켄싱턴 가든 곳곳에서 펼쳐진다.
1851년의 유산은 예술과 산업의 결합을 도모하는데 있었다. 국가 차원에서 디자인 학교를 설립하게 된 것도 이러한 기획의 결과였다. RCA의 졸업전, ‘2007 대박람회’는 그러한 정신을 더욱 급진적인 형식으로 오늘날에 되살리는데 목표를 두었다 할 것이다. 콘란 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졸업전에는 20개의 과정의 졸업생 385명이 참여하였으며,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아래 졸업전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학과별 전시작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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