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다이닝 테이블

‘레스토랑 제로(RESTAURANT 0)’, 2021. © kuidas.works / Photo: Tõnu Tunnel

에스토니아의 공간디자인 스튜디오 쿠이다스.워커스(Kuidas.works)가 제로 웨이스트 다이닝 테이블을 선보였다. 이 프로젝트는 에스토니아 TV 쇼 ‘레스토랑 제로(Restaurant 0)’ 촬영의 일환으로, 이들은 7일 안에 제로 예산, 제로 탄소발자국 콘셉트의 팝업 레스토랑을 완성하라는 미션을 받았다. 이 레스토랑은 남부 에스토니아지역의 작은 마을 에빌리안디(Viljandi)에 위치한 한 소시지 가게가 문을 닫은 후 폐허로 남겨진 자리에 지어졌다.

‘레스토랑 제로’, 2021. © kuidas.works / Photo: Tõnu Tunnel

쿠이다스.워커스 그룹은 흙다짐 기법으로 다이닝 테이블의 육면체 구조를 만들고 오목한 부분을 두어 테이블 웨어로 사용했다. 전통적이면서도 가장 단순한 방식을 이용해 테이블을 완성한 것이다. 높이 1.1미터, 길이 6미터의 테이블의 무게는 약 15톤에 이른다.

‘레스토랑 제로’, 2021. © kuidas.works / Photo: Tõnu Tunnel

디자인 팀은 어떻게 재료를 낭비하지 않고 작업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그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들은 인근 채석장에서 흙더미를 가져오고, 폐나무 보드로 트레이를 만들었다. 유리병의 아래쪽을 재활용해 보울을 만들고, 유리잔을 고정하기 위해 구리 관을 연결한 슬리브를 사용했다. 방송 이후, 사용된 재료중 일부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고 일부는 향후 프로젝트를 위해 보관했다.

다이닝 테이블에 주로 사용된 다짐 흙, 점토, 모래는 흙을 다시 메우는 데 사용되거나 추후 건축 재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 소재들은 버려지더라도 환경에 해가 되지 않으며, 재활용하더라도 설치된 재료의 약 3%에 이르는 에너지만이 필요하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편리함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이 테이블에 의자가 놓이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는 공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주의를 기울이고 즉각 확인할 수 있게하기 위해서이다. 어떤 산업이 탄소발자국을 가장 많이 남기는지 주의 깊게 지켜보라는 일종의 상징적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kuidas.works

© designflux.co.kr

강예린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8-09-30 | 시카고 국제 포스터 비엔날레 공모전 수상작

“포스터는 어디에서나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포스터에 미국은 그리 마음 편한 곳이 아니었다. 툴루즈-로트렉에서 뮐러-브로크먼, 마티스, 트록슬러에 이르는 유럽의 포스터 전통은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직종을 정의하는 대표적인 작품들을 선사해왔다. 반면 미국에서 포스터는 당당하게 혹은 도처에서 거리의 존재감을 누려본 적이 없다.” (...)

‘원석에서 유리로’: 원석으로 만드는 천연 색 유리

예루살렘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살로메 마렉(Salomé Maarek)이 원석을 활용하여 천연 색유리를 만드는 프로젝트 ‘원석에서 유리로(From...

2009-06-09 | 오브제 팩토리

도자라는 오랜 매체의 산업적 성취를 되돌아봅니다. 2009년 뉴욕 MAD에서 열린 ‘오브제 팩토리’ 전은 도자 기업과 디자이너, 아티스트와의 창의적인 협업으로 태어난 새로운 트렌드, 기술, 발전의 양상을 선보이는 자리였습니다. 현대 도자 산업의 현재를 보여주었던 전시회 소식을 다시 만나 봅니다.

2009-09-23 | 그래피티 x 도자기

포르투갈의 디자인 회사 카브라세가는 거리의 예술가들을 초청해, 그래피티와 도자기라는 있을 법 하지 않은 만남을 이뤄냅니다. ‘올 시티’는 고풍스럽고 우아한 도자기 티세트에 그래피티라는 오늘의 시각문화, 오늘의 현실을 입혔습니다. 가령 미스터데오가 티세트에 유가 상승이라는 현실을 말그대로 ‘담았던’ 것처럼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