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가구

스웨덴 디자이너 카롤리나 헤르드(Carolina Härdh)가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일식 레스토랑 우라(Vrå)와 함께 녹말, 생선 뼈, 패각(굴껍질)으로 만든 스툴 겸 사이드 테이블, 기가스(Gigas)를 선보였다. 가구의 외부는 곱게 연마 되어있고, 내부는 소재가 내재한 거칠고 유기적인 형태 그대로 드러내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음식물 쓰레기의 예상치 못한 미적 가치를 선사한다.

카롤리나 헤르드, 기가스, 2021. ⓒ Carolina Härdh

카롤리나 헤르드가 개발한 소재는 테라조의 바이오 버전과 유사하다. 먼저 다양한 크기의 패각을 갈아, 일식에서 전통적으로 국물 요리를 만들 때 사용되는 말린 다시마와 결합한다. 여기에서 패각은 시멘트와 같은 기능을 하는데, 특히 탄산 칼슘이 풍부하여 소재의 강도를 높여 준다. 그리고 두 성분이 결합하는 과정에서 테라조를 연상시키는 얼룩덜룩한 질감이 만들어진다. 이 혼합물은 생선 뼈를 삶아 만든 천연 접착제와 쌀뜨물에서 나오는 전분으로 결합된다. 천연 접착제는 물에 녹기 때문에 재활용하여 새로운 오브제를 만들 수도 있고, 생분해 상태로 두어 퇴비로 활용할 수도 있다. 생산 과정에서 남은 재료는 하시오키(Hashioki)라고 하는 작은 젓가락 받침대로 만들거나, 레스토랑에 허브와 야채를 공급하는 옥상 텃밭에 비료로 사용한다.

카롤리나 하르드, 하시오키, 2021. ⓒ Carolina Härdh
소재 제작 재료. ⓒ Carolina Härdh

carolinahardh.se

ⓒ designflux.co.kr

박지민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이 좋아 만들기 시작했고, 만드는 것이 좋아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디자인은 만드는 것 외에도 다양한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만드는 것을 넘어서 현재는 타자치는 제 손의 감각도 즐기고 있습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0-02-23 | 건축가 2인의 회계 장부

2007년 금융위기가 몰고온 경기 침체는 건축계에도 몰아닥쳤습니다. 2009년 <빌딩 디자인>은 두 유명 건축사무소의 2008-2009 회계년도 매출을 공개하며, 침체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자하 하디드 건축 사무소의 매출은 전년도에 비해 1/3 수준으로 급강하했고, 데이비드 아디아예는 지급 불능 상황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 아디아예 사무소는 워싱턴 D.C.에 세워질 스미소니언으 흑인역사문화박물관 설계 공모에 당선되며, 기사회생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2011-05-04 | 우표 x 증강현실

현실 세계에 가상의 객체가 겹쳐지는 증강현실 기술은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한층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우표 위에 건물이 솟아오르는 일도 가능해졌죠. 2011년 암스테르담의 광고회사 검모는 TNT 포스트의 의뢰로 증강현실 우표 세트를 선보였습니다. 아직 지어지지 않은 다섯 개의 건축물이 자그마한 우표 위에서 구현됩니다. 모두 아직 세워지지 않은 건물들이라는 점에서 증강현실 기술에 더욱 어울려 보였죠.

2011-05-31 | 스킨

“동물은 네모반듯하지 않으며, 그 가죽도 마찬가지다.” 디자이너 페퍼 헤이코프는 가죽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들쭉날쭉하고 흠집 난 가죽 조각들을 이어붙여 중고 가구에 입혔습니다. 한때 살아 있는 생물의 피부가 주인 잃은 가구의 피부가 된 셈이지요. 새로운 피부가 씌워지며 만들어진 울퉁불퉁한 외곽선과 거친 이음새가 무언가 기묘한 생명체의 인상을 줍니다. 5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의 뉴스는 페퍼 헤이코프의 ‘스킨’입니다.

2007-07-09 | [웹갤러리] SevenRoads.org

디자인플럭스 초창기, 뉴스 속 하나의 코너로 마련되었던 [웹갤러리] 시리즈. 오늘은 그중 책에 남은 출판 라벨을 모은 온라인 아카이브인 세븐로즈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멀리는 1841년 발행된 책에서부터 지역으로는 여기 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운영자들이 수집한 각종 라벨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입니다. 오늘자 뉴스로 이곳을 소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전히 운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이 더욱 반가운 세븐로즈를 만나봅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