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가구

스웨덴 디자이너 카롤리나 헤르드(Carolina Härdh)가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일식 레스토랑 우라(Vrå)와 함께 녹말, 생선 뼈, 패각(굴껍질)으로 만든 스툴 겸 사이드 테이블, 기가스(Gigas)를 선보였다. 가구의 외부는 곱게 연마 되어있고, 내부는 소재가 내재한 거칠고 유기적인 형태 그대로 드러내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음식물 쓰레기의 예상치 못한 미적 가치를 선사한다.

카롤리나 헤르드, 기가스, 2021. ⓒ Carolina Härdh

카롤리나 헤르드가 개발한 소재는 테라조의 바이오 버전과 유사하다. 먼저 다양한 크기의 패각을 갈아, 일식에서 전통적으로 국물 요리를 만들 때 사용되는 말린 다시마와 결합한다. 여기에서 패각은 시멘트와 같은 기능을 하는데, 특히 탄산 칼슘이 풍부하여 소재의 강도를 높여 준다. 그리고 두 성분이 결합하는 과정에서 테라조를 연상시키는 얼룩덜룩한 질감이 만들어진다. 이 혼합물은 생선 뼈를 삶아 만든 천연 접착제와 쌀뜨물에서 나오는 전분으로 결합된다. 천연 접착제는 물에 녹기 때문에 재활용하여 새로운 오브제를 만들 수도 있고, 생분해 상태로 두어 퇴비로 활용할 수도 있다. 생산 과정에서 남은 재료는 하시오키(Hashioki)라고 하는 작은 젓가락 받침대로 만들거나, 레스토랑에 허브와 야채를 공급하는 옥상 텃밭에 비료로 사용한다.

카롤리나 하르드, 하시오키, 2021. ⓒ Carolina Härdh
소재 제작 재료. ⓒ Carolina Härdh

carolinahardh.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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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이 좋아 만들기 시작했고, 만드는 것이 좋아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디자인은 만드는 것 외에도 다양한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만드는 것을 넘어서 현재는 타자치는 제 손의 감각도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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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7 | 최고급 보석을 훔치다

마이크와 마이커는 세상 값진 보석들을 훔쳐와 자신들만의 장신구 컬렉션을 만들었습니다. 악명 높은 이멜다 마르코스의 그 반 클리프 & 아펠 루비 목걸이라던가 카르티에의 ‘투티 프루티’ 같은 것들을요. 물론 그들이 훔친 것은 실물이 아니라 이미지입니다. 그것도 저해상도의 이미지였죠. 실재하는 것의 열화 이미지를 다시 실물화한 장신구 컬렉션, ‘훔친 보석’입니다.

2011-07-28 | 화장실 재발명

“지난 200년 간 그 어떤 혁신도 변기의 발명으로 촉발된 위생 혁명 이상 인명을 구하고 건강을 개선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충분히 나아가지는 못하고, 세상의 1/3까지만 다다랐을 뿐이다.” 세기가 바뀐 지 10년이 지났지만, 우리가 아는 모습의 화장실은 세계 인구 2/3에게는 희귀한 것이고, 아예 화장실이랄 것이 없는 인구도 10억 명에 달합니다. 그 결과는 참혹해서, 5세 이하 어린이의 사망 원인 두 번째가 설사병이며, 매년 1백만 명의 어린이가 적절한 위생 설비가 없어 목숨을 잃습니다. 2011년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화장실 재발명’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2009-08-05 | 프로젝터까지 품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 일은 아니었습니다. 필름이 없어도 되는 카메라가 사람들의 손에 손에 들려 있던 시절이요. 휴대폰에 카메라가 있기는 했어도, 카메라에 비할 수준은 되지 않았고, 그렇게 카메라는 단독으로 존재하는 기기였습니다.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작고 가볍고 부담 없어 인기를 누렸던 유형의 디지털카메라들은 이후 스마트폰에 흡수되었습니다. 오늘의 옛 소식은 스마트폰 초창기, 다른 기기를 흡수하며 생존을 모색하던 디지털 카메라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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