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벽두, 디지털 서체가 대거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소장품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헬베티카가 MoMA가 소장한 유일한 디지털 서체였지만, 2011년 1월 24일을 기점으로, 23종의 서체들이 이에 합류했죠. 그중에서도 한때 막강한 듀오였으나 껄끄럽게 결별한 조너선 헤플러와 토바이어스 프레르-존스를 비롯해, 매튜 카터의 서체들이 목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스웨덴의 디자인 스튜디오 클라에손 코이비스토 루네가 화웨이의 휴대폰을 디자인하며 생각한 이미지는 살짝 접힌 잎사귀였습니다. 오래된 전화기, 초창기 휴대폰의 형태를 가져온 것이죠. 스마트폰이 우세종으로 자리잡던 즈음, 이처럼 반작용 혹은 반동이라 할 계열의 휴대폰 디자인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의도적인 시대착오라고 할까요.
미국산업디자인협회(ISDA)가 주최하는 국제우수디자인상(IDEA)은 올해로 42주년을 맞는 오랜 시상 행사입니다. 본래 전통적인 산업디자인 분야를 중심으로 시작하였으나, 점차 디자인 전략, 디지털 인터랙션, 사회적 영향력 같은 영역도 아우르게 되었지요. 2010년 IDEA의 ‘베스트 인 쇼’ 부문 수상작 구성도 그러한 확장을 잘 보여줍니다.
2008년 베니스건축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드로흐와 케셀스그라머의 ‘싱글타운’은 1인 가구의 부상이라는 사회적 변화를 9가지 유형의 1인 가구 모습을 통해 드러낸 전시였습니다. 사회적 변화가 낳은 생활 양식의 변화를 구현하기에 제품디자인은 좋은 방법론이었죠. 그것은 또한 ‘건물을 넘어선 건축’이라는 비엔날레 주제와도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허먼 밀러의 ‘세일’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익숙한 제품이죠. 2010년 첫선을 보인 ‘세일’은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인 금문교에서 착안하여, 현수교의 구조를 의자에 옮긴 제품이었습니다. 2010년 오늘 디자인플럭스는 퓨즈프로젝트와 허먼 밀러가 2년 반의 준비 끝에 내놓은 ‘세일’의 디자인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1941년 독일이 불가침 조약을 깨뜨리며 소비에트를 침공하면서, 장장 4년의 독일소련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길고 참혹한 전쟁은 전선에서만 이뤄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선 뒤에서도 치열한 이미지 전쟁이 펼쳐졌지요. 2011년 시카고미술관에서 열린 ‘전쟁의 창: 소비에트 타스 포스터 1941-1945)’는 포스터라는 매체를 통해 소비에트의 “대조국전쟁”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탄생은 멀리 6~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오늘날 같은 기능으로 이처럼 널리 쓰이게 된 것은 1970년대 이후의 일입니다. 2010년 MoMA의 건축·디자인부가 부호 ‘@’를 영구 소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누구의 것도 아니며 실물로 존재하지도 않지만, “소장에 요구되는 다른 기준들을 만족”하며, 더불어 기존의 부호를 전유해 새로운 쓰임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디자인 행위”를 보여준다고, 수석 큐레이터 파올라 안토넬리는 설명합니다.
“동물은 네모반듯하지 않으며, 그 가죽도 마찬가지다.” 디자이너 페퍼 헤이코프는 가죽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들쭉날쭉하고 흠집 난 가죽 조각들을 이어붙여 중고 가구에 입혔습니다. 한때 살아 있는 생물의 피부가 주인 잃은 가구의 피부가 된 셈이지요. 새로운 피부가 씌워지며 만들어진 울퉁불퉁한 외곽선과 거친 이음새가 무언가 기묘한 생명체의 인상을 줍니다. 5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의 뉴스는 페퍼 헤이코프의 ‘스킨’입니다.
4월이면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라는 대형 행사를 중심으로, 때맞춰 열리는 전시 등의 소식도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2009년 4월에는RCA 제품디자인과 대학원생들이 ‘위기 상점’이라는 이름으로 밀라노에서 전시를 열었습니다. 사소한 생활의 위기에서 위기의 일 선언에 이르기까지, 14인의 젊은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다시 만나봅니다.
새들을 위한 격식 있는 상차림. 디자이너 프레데릭 로이예의 ‘디시 오브 디자이어’는 본차이나와 레드시더우드 소재의 접시들이 층층이 매달린 새 모이통입니다. 몇 가지 ‘코스’의 차림인가, 즉 몇 개의 접시로 이뤄졌는가에 따라 모두 네 가지 종류로 구성되었죠. “깃털 달린 친구들”을 위한 멋진 소품입니다.
콘크리트 액을 부어 탁자의 상판을 만든다면, 아마도 거푸집의 존재가 예상되겠지만, 스튜디오 글리테로의 ‘푸어드 바’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콘크리트 용액을 세 번에 걸쳐 층층이 부어 태어난 테이블의 상판은 그 모양도 질감도 자신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