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목제 케이스 안에는 필립 스탁이 설계한 집의 건축 노트, 설계도, 건축 과정을 담은 비디오테이프, 망치가 담겨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용물도 있었으니, 바로 ‘스탁 하우스’를 지을 권리입니다. 이름하여 ‘필립 스탁 하우스 플랜’은 그가 설계한 집을 직접 짓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한정판 키트였습니다. 2006년 아파트먼트 테라피에서는 고유번호 501번의 키트를 2,000달러에 판매했죠.
1년 전 오늘 인덱스 어워드의 ‘놀이’ 부문 수상작에 이어, 이번에는 ‘일’ 부문을 수상한 kiva.org를 다시 만나봅니다. 키바는 마이크로 파이낸스 사이트입니다. 삶을 바꾸기 위한 씨앗 자금이 필요한 사람과 이에 돈을 빌려줄 사람을 연계합니다. 한 사람이 빌려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25달러. 물론 기부가 아니라 엄연한 대출입니다. 그렇게 모인 금액이 누군가에게는 배달용 밴을 구입 대금이, 누군가의 대학교 학비가, 누군가에게 여성 수공예인을 한 명 더 채용할 자금이 되죠. 키바는 지금도 운영 중이고, 대출 상환률은 96%이라고 합니다.
2007년 디자인 마이애미/가 선정한 ‘미래의 디자이너’는 바로 스웨덴의 프론트입니다. 2003년 소피아 라게르크비스트, 샤를로트 폰데 란켄, 안나 린드그렌, 카티야 세브스트룀이 설립한 이 디자인 스튜디오는 때로는 동물의 힘을 때로는 컴퓨터의 힘을 빌어 환상과도 같은 디자인을 선보이며 놀라움을 선사했습니다. 돌이켜보아도 2007년 ‘미래의 디자이너’에 다른 선택지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
인도적 위기에 대한 건축의 응답. 아키텍처 포 휴머니티의 활동은 그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1999년 설립 이래 아키텍처 포 휴머니티의 2000년대는 여러 모로 분주했습니다. 전쟁, 재해, 질병 등 건축적 개입이 절실한 지역 공동체와 사회적 디자인을 고민하는 디자이너, 건축가를 연계하는 플랫폼으로서, 세계 곳곳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오픈소스 건축 네트워크를 여는가 하면 국제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였지요. 인덱스 어워드, TED 프라이즈 등 수상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어디로도 연결되지 않는 오늘 뉴스의 하이퍼링크들이 암시하듯, 아키텍처 포 휴머니티는 2015년 파산을 신청하며 15년 활동의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4월 21일은 ‘지구의 날’이었습니다. 11년 전, 이날을 즈음해 ‘GE 가전제품 에너지 사용’이라는 인터랙티브 데이터 시각화 사이트가 문을 열었습니다. 아이콘의 모습으로 사열한 가전제품마다 에너지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또 와트라는 소비 단위가 돈으로는 얼마이며 석유로는 얼마나 되는지 등으로 변환하여 보여줍니다. “킬로와트라는 에너지 소비 주요 단위의 이해에 중심을 두고 접근했다”고 디자이너 리사 스트라우스펠드는 설명합니다. 작업 당시 펜타그램에 몸담고 있던 스트라우스펠드는 이후 블룸버그 최초의 데이터 시각화 팀 수장으로서 팀을 이끌었습니다. 이후 갤럽 등을 거쳐 현재는 인포메이션아트를 설립했습니다. 참고로 며칠 전 소개했던 ‘내셔널 디자인 어워드’의 2010년도 인터랙션 디자인 부문 수상자이기도 합니다.
미국산업디자인협회의 ‘디자인 & 비즈니스 카탈리스트 어워드’의 전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굿 디자인 이즈 굿 비즈니스”일 것입니다. IDEA 어워드와 병행하여 2003년부터 운영된 이 시상 행사는 제품 디자인이 거둔 사회경제적 성과나 기여의 실제 사례를 통해 ‘디자인 경영’의 영향력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오늘은 2007년도 카탈리스트 어워드 수상작을 되돌아봅니다.
스웨덴의 폼 어스 위드 러브가 2007년 접이식 인테리어 소품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플랫팩 디자인의 극한이라고 할까요. 접기 전에는 그저 얇은 철제 평판입니다. 접기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옷걸이, 쓰레기통, 시계 등의 소품이 됩니다. 폼 어스 위드 러브는 2007년 당시만 해도 설립 3년 차의 신진 스튜디오였지만, 2020년에는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최고의 혁신적 디자인 회사 명단에 올랐습니다.
1961년부터 1974년까지, 적지 않은 세월 동안 그들이 낸 잡지는 단 9와 1/2호 뿐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잡지’가 남긴 반향은 세기를 넘어 섰지요. 영국의 실험적 건축 집단 아키그램의 이야기입니다. 2010년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학의 연구센터 EXP는 아키그램의 잡지부터 여러 프로젝트, 전시, 소속 멤버들에 관한 자료들을 망라한 온라인 아카이브를 열었습니다. 반갑게도 아카이브는 여전히 건재하고, 또 분명 방문할 가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