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스톤 프레스는 줄리언 로선스타인이 운영하는 1인 출판사로, 1980년대부터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며 아트북을 선보여왔습니다. 다만 레드스톤의 출간물이 모두 책인 것만은 아니어서, 심리테스트 게임이라던가 다이어리도 있습니다. 매년 독특한 주제로 선보이는 스프링노트 형태의 다이어리. 2010년의 다이어리 주제는 ‘소비에트 연방 초창기의 아동 서적’이었습니다. 참고로 내년도 다이어리의 이름은 ‘또 다른 세상에서’입니다.
2011년 벽두, 디지털 서체가 대거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소장품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헬베티카가 MoMA가 소장한 유일한 디지털 서체였지만, 2011년 1월 24일을 기점으로, 23종의 서체들이 이에 합류했죠. 그중에서도 한때 막강한 듀오였으나 껄끄럽게 결별한 조너선 헤플러와 토바이어스 프레르-존스를 비롯해, 매튜 카터의 서체들이 목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2011년 거대한 쓰나미가 야기한 방사능 위기는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내년 봄이면 후쿠시마의 오염수는 태평양으로 방류될 것입니다. 2011년 그해 가을, 함부르크 독빌 페스티벌에는 100명의 방사능 병정들이 등장했습니다. 루스인테르툽스는 고개를 숙인 채 어딘가로 향하는 방사능 처리 요원들의 모습을 통해 방사능의 안전 신화가 무너진 현실의 무게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38세의 백인 남성… 독립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증가… 전체 디자인 회사들의 2/3가 신규 채용을 아예 포기….” 2010년 디자인 카운슬이 발표한 영국 디자인 업계의 현황 보고서에서 묘하게 2020년이 겹쳐 보입니다. 2007년의 경제위기와 2020년의 팬데믹. 두 개의 위기가 불러온 경제적 여파에서 디자인 업계도 자유롭지 못했으니, 작년에는 IDEO마저 인력의 8% 감축 계획을 밝혔습니다. 신규 채용은 고사하고 기존의 정규직 일자리마저 사라지는 와중에, 그 자리를 채운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프리랜서입니다. 더 나아가 일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인력을 조직하는, 이른바 ‘온디맨드형’ 인력 구성이 아예 표준이 되리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
2012 올림픽을 5년 앞둔 2007년, 런던 올림픽의 로고가 공개되었습니다. 울프 올린스가 디자인한 이 로고는 영국 하면 떠오르는 어떤 상징과도 결별한 채, 2012라는 숫자를 도형 삼아 뉴 레이브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게다가 로고의 홍보 영상이 감광성 간질을 유발하는 사태도 벌어졌죠. 하지만 로고는 꿋꿋이 버텨, 5년 뒤 올림픽 현장을 장식했습니다.
영원한 앙숙 〈톰과 제리〉는 오랜 단짝의 손에서 태어났습니다. 윌리엄 해너와 조셉 바베라, 두 사람은 애니메이션이 개봉의 시대에서 방영의 시대로 넘어가던 1950년대, 해너-바베라 프로덕션을 설립하며, 〈고인돌 가족 플린스톤〉, 〈우주 가족 젯슨〉 등 지금도 사랑받는 TV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2001년 윌리엄 해너가 세상을 떠나고 2006년 조셉 바베라도 타계하였지만, 이 전설적인 듀오의 작품은 수많은 이의 유년 시절과 함께 했고 또 여전히 함께 하고 있습니다.
2008년 오늘 디자인플럭스에는 다소 낯선 주제의 소식이 올라왔습니다. 이란의 블로고스피어를 다룬 하버드 버크먼 인터넷과 사회 센터의 연구 내용인데요. 2000년대 블로그는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의 근거지였고, 그러한 블로그들의 연결 집합체인 블로고스피어는 거대한 온라인 생태계였습니다. 14년 전 오늘의 소식은 한 국가의 블로고스피어가 어떤 식으로 지도화되는지 그 안에서 어떠한 주제와 이슈가 등장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 그 국가가 이란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로웠습니다.
1998년부터 2011년까지,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친 적 없는 거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2년 뒤 마이크로소프트에 휴대전화 사업부를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요. 그렇게 제때 스마트폰 시장의 도래를 준비하지 못한 대가는 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2016년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또 다시 폭스콘의 자회사로 매각되며 표류하는가 싶더니, 저가 스마트폰 그리고 특히 피처폰 부문에서 성과를 거두며 ‘부활’이라는 평까지 받았습니다.
2011년 3월 11일의 일을 시각 형식으로 전합니다. 일본디자인센터가 연 웹사이트 ‘311 스케일’은 대지진으로 시작해 쓰나미, 원전 사고로 이어지는 재난의 정보를 그래프로 재현하여 보여줍니다. 그래프는 숫자의 중립적인 재현 방식이라 여겨지지만, 그렇다고 해석의 편향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311 스케일’은 이 점을 인정하되, 정보를 극화하거나 의견을 덧붙이는 일을 피하며 최대한 정확하게 정보를 차분히 전달합니다. 반갑게도 ‘311 스케일’은 아직도 운영 중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