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05 | IKEA의 주택 상품 ‘보클록(BoKlok)’

Editor’s Comment

이케아도 무지도 집안에 둘 물건을 파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집마저도 상품 목록에 더했습니다. 이케아가 건설회사 스칸스카와 함께 내놓은 ‘보클록(BoKlok)’은 ‘누구’에서 출발하는 집입니다. 이 집의 시작은 ‘아이 한 명을 키우는 한부모 여성’입니다. 평균 수준의 소득에 자동차는 없는 여성이요. 여기에서 조금 더 확대해 아이 한 명의 작은 가족, 이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첫 주택을 구입할 청년층, 작고 저렴하고 안전한 집을 원하는 노인 등이 보클록이 상정한 거주자의 모습이었습니다. 2019년에는 ‘실비아보’ 프로젝트를 통해 치매 환자를 위한 집을 선보이기도 했지요.

지난 12월 IKEA의 영국 주택시장 진출 소식을 전한 바 있다. BoKlok은 IKEA가 직접 공급하는 주택 상품으로, 스웨덴에서는 이미1996년부터 판매가 시작되어 현재까지 총 3,500여 채가 보급되었다. BoKlok은 모던하면서도 경제적인 스타일의 주택으로, 특히 젊은 가족이나 이제 막 새 보금자리를 꾸리려는 커플층에 어필해왔다.

지난 달 스코틀랜드 게이츠헤드(Gateshead) 의회의 승인을 받으며, 마침내 IKEA의 영국 내 첫 주택단지가 구체적인 진행 작업에 돌입했다는 소식이다. 1단계로 세인트 제임스 빌리지(St James Village)에 36채의 플랫이 들어서고, 이후 117채의 주택이 뒤이어 건축될 예정이다. IKEA 측은 오늘 6월 착공, 연말 완공 일정을 기대하고 있다. 

영국에 들어설 BoKlok 단지는 플랫과 테라스드 하우스(우리나라의 연립주택과 유사하다)의 두 가지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침실2~3개 정도의 테라스드 하우스의 분양가는 10만 파운드 이하 수준이다. 모든 BoKlok 주택에는 태양열 전지 패널, 에너지 절약 난방 시스템 등이 구비되어, 연간 15,000~30,000 파운드 정도의 절약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BoKlok은 스웨덴 평균 가정의 주거 모습, 경제 수준 등을 면밀히 고려한 제품이다. <가디언>의 리뷰를 일부 인용하면, “이케아는 건축가들이 아닌 연구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즉 자신들의 상품이 지표로 삼아야 할 모델은 무엇인지를 면밀한 연구와 조사를 통해 수립했고, 그에 따라 BoKlot의 규모와 분양가 등을 책정한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매우 논리적일 뿐만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이다. 

스웨덴 전역에 위치한 IKEA 매장에서 설문 조사를 진행하여, 소비자들이 우선시 하는 주택의 필수 요건을 파악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 결과 BoKlok은 ‘안전하며, 소규모의, 전원 환경과, 이웃과의 친밀함이 강조된’ 주택으로 구현되었다. 더불어 친환경 소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역시 자재 선택에 반영했다. 

그리고 IKEA는 이러한 선호가 영국에서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 특히나 과열된 주택 경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재 영국의 상황 속에서, BoKlot은 충분히 어필할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이다. 그런 만큼, 조만간 영국 어느 마을에서라도IKEA의 ‘집’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9-04-28 | 가구 집

스튜디오 마킹크 & 베이의 ‘가구 집’은 가구를 품은 벽체로 이뤄진 집입니다. 집을 이루는 면들은 가구 제작을 위해 CNC 절단 가공을 한 합판들입니다. 가구를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부품을 꺼낸다면, 집에는 이제 창이 생기는 셈이죠. 건축, 가구, 수납의 삼위일체라 할 ‘가구 집’이 13년 전 오늘의 뉴스입니다.

2006-09-14 | 지난 40년 미국 최고의 잡지 표지 40선

2005년 10월 17일, 미국잡지편집인협회는 ‘1965년부터 2005년까지, 지난 40년 역대 최고의 잡지 표지 40선’을 꼽았습니다. 당대와 긴밀하게 호흡하는 잡지 매체의 표지에 담긴 역사 그리고 어떤 표지들이 거둔 탁월한 성취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획이었지요. 디자인플럭스에서는 이 40개의 표지 목록을 몇 가지 키워드를 통해 되돌아보았습니다. 

2011-09-26 | 레드드레스

이 붉은 드레스 한 벌을 짓는 데 원단만 550m가 들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거대한 드레스였을까요. 지름 20m에 높이 3m에 달하는 이 의상은 분명 옷이면서 동시에 공연장이기도 했습니다. 드레스 안에 자리한 계단을 올라 공연자가 옷을 입으면, 이제 층층의 치마폭이 관객석이 되니, 총 238명의 관객을 품을 수 있었죠. 디자이너 아무 송과 요한 올린의 컴퍼니가 선보인 초대형 ‘레드드레스’입니다. 

중산층의 잇템 #3 뜨개질 : 취미로서의 노동

말레이시아 여행을 갔을 때였다. 한국 돈으로 5,000원도 하지 않는 금액의 진주 귀걸이를 발견했다. 아무리...

Designflux 2.0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