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을 들려주는 프로젝트: 라이트사운드

구 버전 라이트사운드의 작동 테스트 영상. 일식동안 햇빛이 가려져 어두워지는 것처럼 검은색 원이 센서의 빛을 가리는 정도에 따라 소리가 변한다. 2019. © Lightsound

‘라이트사운드(Lightsound)’는 2017년에 전맹인과 저시력인이 일식을 관측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사운드기기이다. 이 기기는 ‘음향화(Sonification)’라는 비음성 데이터를 소리로 표현하는 기술을 사용하는데, 작동 원리는 달이 태양을 가리기 시작하면 태양광이 감소하고 이때 측정되는 출력 값에 음계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하버드 대학의 천문학자 앨리슨 비에릴라(Allyson Bieryla)를 중심으로 엔지니어와 천문학자들이 모여 개발되었고, 국제천문연맹(IAU), 미국천문학회(AAS), 미국국립과학재단(NSF)과 사립 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라이트사운드’ 프로젝트의 특징은 기기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으며, 워크숍에서 참여자들이 만든 기기를 시각장애인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다. 워크숍에는 미국 전역의 다양한 커뮤니티가 참여하고 있으며, 영국, 유럽, 남아메리카, 아시아 국가에서도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또한 기기 제작 설명서, 회로도, 외장 케이스 3D 모델링, 배터리 사양 등의 모든 정보를 3개 국어로 공개하여 개인이 자유롭게 오픈 소스를 활용하여 만들어볼 수 있다.

워크숍에 사용될 라이트사운드의 3D 프린팅 케이스. 모델링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다. © Lightsound
뉴욕의 로체스터 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제작 워크숍. 2022 © Lightsound

음향화 기술은 여러 분야의 연구자, 과학자들이 복잡한 데이터를 다루는데 활용되어 왔는데, 최근 우주 공학에서 그 활용도가 두드러진다. 특히 NASA에서는 ‘음향화 프로젝트’를 통해 천문학적 데이터를 소리로 변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음향 스트리밍 사이트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다양한 우주의 소리 공개하고 있다. 물론 실제 우주에는 대기가 없어서 아무 소리를 들을 수 없으므로 이는 우주에서 측정된 주파수를 음향으로 전환한 것이지만 이제 우리는 별의 죽음과 탄생을 눈으로 관측할 뿐만 아니라 귀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음향화 기술의 이러한 특징은 ‘다양성’이 중요한 가치로 대두된 지금의 우주 산업에서 시각적 데이터의 신체적 한계를 보완해주는 대안으로써 기대 받고 있다.

https://astrolab.fas.harvard.edu/LightSound.html

https://science.nasa.gov/mission/hubble/multimedia/sonifications

© designflux.ac.kr

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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