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11 | “빌바오 효과란 허튼 소리다.”

Editor’s Comment

2008년 서펀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의 건축가는 프랭크 게리였습니다. 의외로 이 임시 건축물이 영국에서는 처음으로 완성된 프랭크 게리의 건물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파빌리온 공개를 맞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 번 ‘빌바오 효과’에 언급되었죠. “빌바오 효과란 허튼 소립니다.” 그렇게 이야기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프랭크 게리였습니다. 

프랭크 게리의 ‘서펀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2008’  
ⓒ 2008 Gehry Partners LLP

매년 여름마다 런던의 서펀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는 켄싱턴 가든에 임시 건축물을 전시한다. 올해로 9년째를 맞이한 연례 건축 전시 ‘서펀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의 주인공은 바로 프랭크 게리다. 의외로 이 임시 건물은 영국에서는 처음으로 완성된 프랭크 게리의 건물이기도 하다. 네 개의 대형 철재 기둥과 커다란 나무 널, 그리고 유리로 만들어진 이 건물은 드라마틱하면서도 다차원적인 공간을 만들어낸다. 

‘서펀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2008’의 모형
ⓒ 2008 Gehry Partners LLP 

7월 20일 오픈하는 이번 전시를 앞두고 열린 프랭크 게리의 기자회견에서, 정작 주목을 받은 것은 애석하게도 서펀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이 아니라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엄’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소위 ‘빌바오 효과(the Bilbao Effect)’다. 

‘빌바오 효과’는 수많은 도시가 도달하려는 지고의 목표가 된 지 오래다. 여기에는 스타건축가를 영입해 도시에 기념비로서의 건물을 세우면, 도시 경제에 활력을 가져오리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하지만 막상 빌바오의 기적,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엄’을 건축한 프랭크 게리는 그 모두가 “허튼 소리”라고 이야기한다. 

<타임스>의 7월 9일자 기사 ‘프랭크 게리: 빌바오 효과란 허튼 소리다(Frank Gehry: the Bilbao Effect is bulls**t)”는 이 발언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프랭크 게리는 “빌바오 효과란 일종의 기적과도 같은 사건이며, 나 스스로도 어떻게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알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애초 빌바오 시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같은 건물을 의뢰했지만, 점차로 이 개발이 ‘도시 커뮤니티’를 위한 것으로 변모해갔다는 설명도 덧붙인다.’빌바오 효과’란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이 기적 같은 사건은 빌바오 구겐하임 하나의 공과가 아니라, “포스터의 지하철 시스템, 짐 스털링의 유례없는 기차역, 칼라트라바의 공항을 비롯해 모든 이들의 참여” 속에서 가능해졌던 것이다. 

구겐하임 뮤지엄, 빌바오, 스페인 
ⓒ 2008 Gehry Partners LLP 

이것은 스펙터클한 건축물 하나에 의존하여, 제2, 제3의 빌바오를 꿈꾸는 도시 개발가에게는 무엇보다 따끔한 지적이다. 인프라구조에 대한 관점이 뒷받침되지 않은 개발로 도시의 기적을 바란다면 그야말로 어리석은 일이다. 기사의 표현대로 “빌바오 구겐하임처럼 진정 성공적인 건물이란, 단순히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Times online] Frank Gehry: the Bilbao Effect is bulls**t

via archinect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0-08-20 | 듀폰 상하이 ‘코리안® 디자인 스튜디오’ 오픈

2010년 상하이에 듀폰의 코리안® 디자인 스튜디오가 문을 열었습니다. 듀폰이 개발한 이 인조대리석은 건축에서 가구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활용됩니다. 그리고 코리안® 디자인 스튜디오는 바로 이 소재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이해 태어난 공간이고요. 홍콩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영국 출신의 디자이너 마이클 영이 실내 디자인을 맡아, 가구에서 벽체까지 코리안®을 십분 활용한 공간을 만들어냈습니다. 

2008-06-25 | 앱솔루트 레인보우

성 소수자의 인권을 기념하는 프라이드 먼스 6월을 맞아, 2008년 앱솔루트의 병도 무지개 깃발을 둘렀습니다. ‘앱솔루트 컬러스’는 무지개 깃발 탄생 30주년을 기념하여, 앱솔루트가 바로 그 깃발의 디자이너 길버트 베이커와 함께 협업하여 선보인 첫 번째 프라이드 보틀입니다. 1978년 베이커가 디자인한 오리지널 여섯 색상 무지개는 성소수자 인권 운동의 상징이 되어 세계 곳곳에서 휘날렸고, 보다 다양한 정체성을 포용하기 위한 변주도 수없이 이뤄져, 베이커 본인도 2017년에는 9가지 색상의 무지개 깃발을 디자인했지요. 성소수자 자긍심의 상징. 무지개 깃발은 참고로 2015년 뉴욕 MoMA의 디자인 소장품 목록에 올랐습니다.

2006-09-06 | ‘평화와 화해의 전당’ 개관

2006년 9월 1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 ‘평화와 화해의 전당’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 건물은 거대한 피라미드의 형태를 한 이 건물은 종교와 종파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상호 이해를 도모하는 국제 센터로서 계획되었습니다. 그리고 설계는 영국의 포스터+파트너스가 맡았죠. 

조각으로 남긴 세계의 인구: 2021 디자인 마이애미/바젤

프랑스 디자이너 마티외 르아뇌르(Mathieu Lehanneur)가 ‘세계의 상태(State of the World)’를 2021 디자인 마이애미/바젤에서 선보였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