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2012 올림픽을 5년 앞둔 2007년, 런던 올림픽의 로고가 공개되었습니다. 울프 올린스가 디자인한 이 로고는 영국 하면 떠오르는 어떤 상징과도 결별한 채, 2012라는 숫자를 도형 삼아 뉴 레이브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게다가 로고의 홍보 영상이 감광성 간질을 유발하는 사태도 벌어졌죠. 하지만 로고는 꿋꿋이 버텨, 5년 뒤 올림픽 현장을 장식했습니다.
런던 올림픽 위원회가 2012년 공식 로고 디자인을 공개했다. 울프 올린스(Wolff Olins)가 디자인을 맡은 이 로고는 2012라는 숫자를 기둥처럼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각각의 숫자-기둥은 접속, 참여, 자극, 고취의 정신을 상징한다. 런던 올림픽 위원회는 “만인의 게임”을 브랜드 비전으로 삼았다. 그러나 과연 이 로고가 그러한 정신을 적절히 ‘표현’해내고 있는가에 관해 벌써부터 찬반양론이 시작되었다.
이 로고의 가장 큰 미덕이라면, 그 대담함에 있다. 과거의 올림픽 로고 디자인과는 거의 단절에 가까운 독창성을 보여준다. 게다가 흔히 영국하면 떠올리게 되는 그 어떤 스테레오타입(빅벤, 왕관, 유니언 잭 등등)도 배제했다. 또한 디자인 자체가 매우 간결하기 때문에, 출판이나 방송, 웹, 휴대폰 등 광범위한 미디어 상의 배포가 유리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이 대담한 로고 디자인이 그 시도에 걸맞는 미학성을 획득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터져나오고 있다. 가독성의 문제도 있다. 로고의 기둥들이 2012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알아채는데 대개 몇 초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또한 뉴 레이브(New Rave) 스타일의 로고 디자인 역시 문제로 제기된다. 이 스타일이 분명 2007년 오늘의 트렌드임에는 분명하지만, 과연 5년 뒤에도 그러할 것인가?
모두가 인정하는 바, 이 로고는 참으로 대담하다. 과연 그것이 대담함 그 이상인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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