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2007년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디자인 인다바 엑스포에서 ‘남아프리카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브제’로 꼽힌 것은 가구도 조명도 장신구도 아닌 콘돔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콘돔 착용 도구와 결합된 콘돔이이었죠. 콘돔 기구가 가장 아름다운 오브제로 선정된 배경에는 애석하게도 아프리카 대륙, 특히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서 중대한 보건 문제가 되어버린 AIDS 감염 확산의 현실이 있었습니다. 이 작고 간편한 도구는 원하지 않는 임신에서 성병, AIDS까지 여러 모로 ‘안전한’ 성교를 위한 물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저 단순한 콘돔 기구였을 뿐이다. 그러나 디자인 인다바(Design Indaba)는 이 제품을 ‘남아프리카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브제’라 명명했다.
지난 주 케이프타운에서 개최된 디자인 인다바 엑스포에는 우수한 지역 디자인 제품 수백 점이 전시되었고, 그 중에서도 15개 제품이‘남아프리카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브제’ 어워드의 후보에 올랐다. 가구, 조명, 장신구와 같은 후보작 사이에 놓인 콘돔은 다소 낯선 광경이었다. 하지만 디자이너 위르헨 베이가 발표한 2007년 최고의 아름다운 오브제는 바로 이 콘돔 기구였다.
이 콘돔 착용 도우미는 빌렘 판 렌스뷔르흐(Willem van Rensburg)가 발명했고, 산업 디자이너 롤프 멀더(Roelf Mulder)가 디자인했다. ‘쉽고 빠르게’ 콘돔을 착용할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 제품이다. 콘돔을 포장째 잡고 반으로 꺾어 씌우기만 하면 순식간에 착용이 끝난다. 아프리카에서 ‘안전한 섹스’란 피임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콘돔은 날로 확산되어 가는 AIDS 문제에 대한 가장 간편한 해결책이다. 간단한 사용법이야 말로 AIDS에 대항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현재 이 제품은 프론토(Pronto) 사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회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그 재빠른 착용 시연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덧붙여 이 콘돔은 2년 전 뉴욕 MoMA에서 개최된 ‘SAFE’ 전시에 선보인 것과 동시에 곧바로 MoMA의 영구 소장품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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