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콘크리트 액을 부어 탁자의 상판을 만든다면, 아마도 거푸집의 존재가 예상되겠지만, 스튜디오 글리테로의 ‘푸어드 바’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콘크리트 용액을 세 번에 걸쳐 층층이 부어 태어난 테이블의 상판은 그 모양도 질감도 자신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스튜디오 글리테로(Studio Glithero)가 또 한 번 콘크리트 양동이를 들었다. 신작 ‘푸어드 바(Poured Bar)’는 2009년 ‘롱 드롭’ 과 유사하게 폴리콘크리트 용액으로 탄생한 테이블이다. 6m 길이의 길쭉한 바 카운터. 테이블의 상판은 급속경화 콘크리트 액을 부어 굳혀 만든 것이다.
스튜디오 글리테로는 매끈한 표면의 작업대 위에 서로 다른 색상의 콘크리트 액을 붓기를 반복하여, 세 가지 서로 다른 색상의 콘크리트 층겹을 만들었다. 콘크리트 용액이 완전히 굳기 전 지지 구조대를 얹어 부착하고, 상판이 적당히 굳었을 즈음 이를 조심스레 뒤집어 테이블의 나머지 구조 부분에 올리면, 마침내 ‘푸어드 바’가 완성된다. 테이블의 상판에 남은 흐르고 뭉치고 흔적들은 붓는 과정의 움직임을 슬며시 드러낸다. 제작의 과정을 고스란히 포착한 디자인. 그 안에 깃든 우연적 요소들이 곧 테이블의 매력이 된다.
스튜디오 글리테로의 ‘푸어드 바’는 런던 코린시아 호텔(Corinthia Hotel)의 의뢰로 제작된 것으로, 영국아카데미시상식(BAFTA), 런던 패션 위크 등의 행사를 위한 임시 바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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