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나무와 접착제의 층층 케이크.” 현대의 소재 중 하나로 꼽을 만한 합판의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가 2011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열렸습니다. ‘합판: 소재, 프로세스, 형태’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라는 특정 시기에 집중하여 일상 용품에서 가구, 건축 모형, 비행기까지, 현대적 형태를 산업의 규모로 조형할 수 있게 해준 합판이라는 소재를 조명합니다.
현대 디자인의 주요 소재 가운데 하나인 합판의 활약을 조명한다. 뉴욕 MoMA에서 전시회 ‘합판: 소재, 프로세스, 형태(Plywood: Material, Process, Form)’가 열리고 있다. 전시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 시기에 초점을 맞추어, 당대 합판의 형식적, 미학적 가능성에 주목했던 디자인 사례들을 선보인다.
합판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 중국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1948년 <파퓰러 사이언스> 지가 비유하였던 “나무와 접착제의 레이어 케이크”로서의 합판이란 산업혁명의 결과물이다. 20세기 초 항공술 분야에서 진행된 소재, 제작 관련 기술 연구를 통해, 합판은 현대적 소재 가운데 하나로 디자인계의 관심을 얻기 시작했다. 1920년대 현대 생활에 걸맞는 급진적 형태를 모색하던 아방가르드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에게 합판은 매혹적인 소재로서 여겨졌고, 이후 1930~1940년대에 접어들며 합판을 이용한 본격적인 디자인들이 등장하였다. 알바 알토의 ‘파이미오 의자’, 제럴드 서머스의 ‘라운지 의자’, 찰스 & 레이 임즈의 ‘다리 부목’들이 이 시기의 대표적인 합판 응용 디자인으로 꼽힌다.
합판의 확산에 기여한 주요한 계기로 전쟁도 빼놓을 수 없다.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의 경우처럼, 합판 기술 역시 군사적 응용 과정 속에서 큰 발전을 이루었다. 금속 자원 수급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합판은 항공기를 위한 가볍고 값싼 소재로 전투기 제작에 투입되었다. 영국의 폭격기 ‘드 하빌랜드 모스키토(De Havilland Mosquito)’가 대표적인 합판 동체의 비행기이다. 미국에서도 합판을 이용한 군용 비행기 개발이 진행되었던 바,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CG-16’은 찰스 & 레이 임즈, 해리 버토이아와 같은 디자이너들이 참여하여 개발된 실험적 비행기 모델이기도 하다.
‘합판: 소재, 프로세스, 형태’는 현대 디자인 역사에서 합판의 등장과 확산의 과정을 살핀다. 전시는 일상 용품에서 가구, 건축 모형 그리고 비행기까지, 현대적 형태를 산업적 규모에서 조형할 수 있게 해주었던 소재였던 합판의 활약을 실제 디자인 사례와 자료 사진들을 통해 제시한다.
ⓒ designflu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