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후 구현된 디자인, 센토3(CENTO3)

건축가 아킬레 카스틸리오니(Achille Castiglioni)와 잔프란코 카발리아(Gianfranco Cavaglià)가 2001년에 디자인했던 필기구가 20년이 지난 후 센토3(CENTO3)라는 이름으로 구현됐다. 카스틸리오니의 자녀인 조반나 카스틸리오니와 카를로 카스틸리오니가 밀라노에 있는 카스틸리오니 작업실에서 미공개 디자인의 목재 프로토타입들을 발견하면서, 역사에 묻혀버릴 디자인을 되살린 것이다. 목재 프로토타입들 중 샤프펜슬, 아트펜슬, 만년필 3가지가 제작되었다.

아킬레 카스틸리오니 & 잔프란코 카발리아, 센토3, 2021. ⓒ EGO.M
센토3의 프로토타입과 생산 제품, 2021. ⓒ EGO.M

센토3의 설계와 생산은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이고.엠(EGO.M)이 진행했다. 센토3는 삼엽 모양의 독특한 형태로, 생산 과정이 복잡한만큼, 세 손가락으로 잡기 편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이다. 잔프란코 카발리아는 원형 펜과 달리 테이블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각진 형태로 디자인했던 것을 흥미로운 부분으로 꼽았다.

이고.엠은 흑연에서 추출된 그래핀 소재로 센토3를 3D프린팅했다. 그래핀은 0.3나노미터(nm)의 얇은 두께로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하면서, 플라스틱 같은 유연함도 갖고 있다. 세 가지 펜의 디자인은 모두 ‘쓰는 것’이라는 공통 컨셉에서 출발했다.

(위에서부터) 만년필, 아트펜슬, 샤프펜슬 ⓒ EGO.M

egoundesign.com

ⓒ designflux.co.kr

박지민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8-10-20 | 필름 카메라의 귀환

무엇인가가 주류로 부상할 때, 그것에 의해 밀려난 것을 지향하는 움직임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된 시기와 클래식 카메라, 로모, 토이 카메라 등이 인기를 누린 시기가 비슷했던 것처럼요. 2008년 일본의 슈퍼헤즈가 내놓은 ‘블랙버드, 플라이’도 그러한 맥락에 있었던 제품이었습니다. 

텍스트 인식 이미지 생성 AI ‘DALL-E 2’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OpenAI)에서 텍스트를 인식하여 사실적인 이미지와 그림을 ‘창작’할 수 있는 AI 시스템, ‘달-이...

2011-06-16 | VAT 19%와 7%, 둘 중 어느 쪽?

이것은 디자인일까 예술일까. 그 판단에 따라 부가가치세 19%냐 7%냐가 결정됩니다. 베타 탱크의 에얄 부르슈타인과 미헬레 가울러는 예술이다 디자인이다 딱 부러지게 말하기 ‘모호한’ 오브제들을 만들어, 각기 다른 세관을 거치는 경로로 전시 현장으로 부쳤습니다. 베타 탱크의 ‘택싱 아트’ 시리즈는 세법과 해운법이라는 관료적 세계로 들어선 오브제의 여행기입니다.

2011-08-01 | 전기 주전자 변주

모두를 위한 동일한 물건을 이상으로 삼는 공산품의 세계에서 특유함은 오차나 불량의 산물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결함이라 해도 거꾸로 매력의 원천이 되기도 하지요. 프랑스의 디자이너 장 밥티스트 파스트레는 전기 주전자라는 물건을 바탕으로 변주를 시도합니다. 가열체, 손잡이, 뚜껑 등 안전과 관련된 요소는 모두 동일하게, 하지만 용기는 형태도 소재도 색상도 달리하지요. 대량생산된 공산품과 유일무이한 무엇 사이. ‘전기 주전자 변주’입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