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7 | OMA,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의 실패를 말하다

Editor’s Comment

1995년 처음 열린 국제연합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가 벌써 26차를 지났습니다. 지난 11월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COP26은 그러나 기대 이하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라는 목표는 감축으로 완화되었고, 결국 탈석탄 성명에는 미국, 인도, 중국, 호주, 일본 등 석탄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서명이 빠졌습니다. 문제는 초국가적인데 해결의 단위는 국가라는 점이 문제일까요? 2009년 COP15의 ‘실패’에 관해 OMA의 레이니어르 더 흐라프는 그렇다고 보았습니다. 

OMA의 싱크탱크 AMO의 디렉터가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의 실패 원인을 이야기한다. 레이니어르 더 흐라프(Reinier De Graaf)는 단언한다. “백 번의 코펜하겐 회의도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12월 22일자, <비즈니스 데이>와 <데 페르디핑 트라우>에 동시에 게재된 이 글에서, 그는 COP15의 실패가 인식이나 도덕성의 부족으로 빚어진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급진적인 새 시스템이 아니라, 지금의 시스템 속에서 우리의 발목을 잡는 갈등 요인들이 무엇인지를 재평가하는 일이다.” 

COP15의 실패는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 부족이나 지도자들의 위선 때문이 아니며, 오히려 개별 국가와 경제 단위로 파편화된 우리의 시스템이 문제라고 더 흐라프는 말한다. “각자 상대가 먼저 행동을 취하기를 기다리는 집단적인 마비 상태 속에서, ‘신념의 도약(leap of faith)’이란 가장 어려운 일이다.” 

COP15는 전지구적 문제를 다루는 우리의 정치적 의사결정 능력이 제한되어 있음을 보여준 자리었다. 하지만 CO2 배출 산업에 의존하면서도 동시에 이를 규제해야만 하는 국가 단위에, 실패의 책임을 떠넘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경제 위기 속에서 국가들은 자국의 시장 보호에 전력을 다하는 중이다. 

“우리의 시장은 CO2 배출에 의존하며, 개별 국가들은 시장을 보호하려 한다.” 레이니어르 더 흐라프는 ASEAN, EU처럼 이미 존재하는(더불어 UN보다는 작은) 초국가적 단위를 사례로 든다. 단일 통화, 시장 규제와 같은 문제들을 처리해 온 몇몇 초국가적 인프라를 기후 변화 문제에도 가동하자는 것. 

“초국가적인 문제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은 국가 단위 이상의 큰 틀에서만 달성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가 단위를 초월하면서도 동시에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거버넌스다.”

[OMA] A hundred Copenhagens could not bring the changes we need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9-12-17 | 〈I. D.〉매거진 폐간

디자인플럭스 1.0이 운영했던 메뉴 중에는 ‘매거진’이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첫 번째로 리뷰한 매거진이 바로 〈I. D.〉 2006년 3/4월호였지요. 그 뒤로 채 4년이 지나지 않아, 전통의 제품 디자인 전문지 〈I. D.〉의 폐간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F+W 미디어는 실물 잡지 발행 중단을 발표하며, ‘애뉴얼 디자인 리뷰’를 중심으로 〈I. D.〉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실제로 2011년 6월 비핸스와 제휴하며 온라인 디자인 쇼케이스 형식의 사이트로 재출범했지만, 약 5년 만에 문을 닫으며 다시금 작별을 고했습니다.

주변적 디자인 #2 아이돌 팬덤 비공식 굿즈

바야흐로 K-pop의 시대다. 이번 세기 들어 그렇지 않은 적이 없지만, 최근 몇 년간은 더...

뭉크 미술관 가구 디자인

지난 10월 22일, 노르웨이 오슬로에 뭉크 미술관(Munch museum)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개관했다. 개관 전부터...

BBC ‘새’ 로고 디자인 논란

2021년 상반기, BBC가 새 로고를 공개한 후, 세금 낭비라는 항의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