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12 | 우연일까 표절일까

Editor’s Comment

“광고 속 우연의 일치를 좇는 사냥꾼.” 블로거 조 라 퐁프의 자기 소개입니다. 그는 1999년부터 우연인지 표절인지 유사한 광고 사례들을 소개해왔는데요. ‘오리지널’과 ‘레스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광고를 나란히 올리고, 독자들은 우연일까 표절일까를 투표합니다. 참고로 2007년 오늘의 뉴스 속 광고들의 경우, 독자들도 표절 쪽에 손을 들었습니다. 

누구보다 창조적인 작품을 내놓고 싶은 디자이너들에게는 “나는 왜 저 생각을 못했지?”라는 한탄의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그러한 한탄에서 머물지 않고, 은근슬쩍 표절의 단계로까지 나아간다. 이처럼 크리에이티브 업계에서 표절의 유혹이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하고, 그 유혹에 굴복한 작품들 일부는 표절 사실이 밝혀져 두고두고 망신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광고 전문 블로거 조 라 퐁프(Joelapompe)가 표절이 의심되는 광고 사례들을 게재했다. 이곳에서 보는 사람이 다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한 유사 이미지들도 확인할 수 있다. ‘오리지널?’과 ‘레스 오리지널’이라는 분류를 통해 비슷한 광고들을 비교 게재하였는데, 다음과 같은 식이다. 2006년 사치&사치 에이전시가 제작한 ‘국경없는 기자’(우)는, 2002년 발표된 로웨 피렐라의 ‘멈추지 않고 외치는 기억’(좌)의 핵심 콘셉트가 그대로 반복된다. 물론 이곳에 게재된 모든 이미지를 표절이라 단언하기는 실제로 어렵겠지만, 유사한 아이디어와 콘셉트가 시차를 두고 반복되고 있음을 확인하기에 충분하다.

독일의 복제품 박물관(Museum Plagiarius)은 매년 최고의 ‘표절작’을 선정해 시상식을 개최한다. 어찌 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시상식을 개최할 수 있을 정도로 표절작들이 세상에 넘쳐난다는 뜻이니 말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을 변명으로 삼기 보다, “새로운 나쁜 것이 오래된 좋은 것보다 낫다”는 말을 따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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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3 | 이베이 박스

팬데믹을 지나며 미국에서도 온라인 쇼핑 이용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안전과 편의가 낳은 부작용 가운데 하나라면 포장 폐기물의 증가입니다. 배송이 유일한 판매 방식인 기업들은 그래서 전통적인 일회용 종이 박스 대신에 재사용 박스를 도입하기도 했죠. 2010년 이베이는 종이 박스이면서도 최소 5번의 재이용을 꾀하는 포장을 모색했습니다. 이름하여 ‘이베이 박스’는 그것이 이베이이기에 가능한 발상이었습니다. 구매자가 판매자가 되기도 하고 판매자가 구매자가 되기도 하는 곳이었으니까요. 하지만 12년이 지난 지금은 이베이 박스 홈페이지 링크도, 이베이 그린 팀의 홈페이지 링크도 갈 곳을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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