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도자라는 오랜 매체의 산업적 성취를 되돌아봅니다. 2009년 뉴욕 MAD에서 열린 ‘오브제 팩토리’ 전은 도자 기업과 디자이너, 아티스트와의 창의적인 협업으로 태어난 새로운 트렌드, 기술, 발전의 양상을 선보이는 자리였습니다. 현대 도자 산업의 현재를 보여주었던 전시회 소식을 다시 만나 봅니다.
지금 뉴욕 MAD(Museum of Arts and Design)에서는, ‘오브제 팩토리(Object Factory)’이라는 이름의 전시회가 한창이다. ‘산업 도자의 예술(The Art of Industrial Ceramics)’라는 부제가 설명하듯, 현대 도자 산업이 성취한 혁신과 가능성을 탐색하는 자리다.
“가장 전통적인 매체의 가능성을 다시 상상하다.” 오늘날의 도자 산업은 ‘산업’으로서, 더불어 역사 깊은 하나의 ‘문화’로서, 그리고 생활 속에 스며든 ‘일상’으로서 스스로를 갱신하고 있다. 전통을 자랑하는 도자 업체들은 내로라하는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에 적극 나섰고, 더불어 주방용 칼에서 디지털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과거에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도자기의 새로운 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아티스트와 디자이너, 기업들의 창의적인 협업 사례들을 살피고, 그러한 과정에서 탄생한 새로운 트렌드, 기술, 발전의 양상들을 선보인다”는 것이 MAD의 설명이다.
‘오브제 팩토리’는 현대 도자 산업을 세 가지 측면에서 되짚는다. 로젠탈, 님펜부르크와 유서 깊은 도자 브랜드는 동시대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통의 재창조를 꾀한다. 로젠탈과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1]의 ‘풍경(Landscape)’ 시리즈는 가장 가까운 사례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러한 개입의 결과가 비단 제품에 예술적 가치를 더하는 차원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창조적인 개입’은 대량생산에 있어 급진적인 변화를 촉발하기도 한다. 색다른 커팅, 깨뜨림, 의도적인 변형, 분해와 같은 예술적 모색을 통해 새로운 생산 기법이 도입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브제 팩토리’는 세라믹과 하이테크 디자인의 결합이라는 흥미로운 경향까지도 짚어낸다. 지르코늄 세라믹, 세라믹 코런덤과 같은 신소재들은 이미 가위, 칼, 핸드밀, 토스터 등 다양한 소비자 제품에 적용되며, 도자라는 소재에 종래의 선입견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로얄 티헬라르 마큄, 로젠탈, 인더스트레알, 베르나르도 등 다수의 도자 기업들 그리고 콘스탄틴 그리치치, 5.5 디자이너스, 테드 뮐링, 헬라 용에리위스, 위르헨 베이, 콘스탄틴 보임 등의 익숙한 디자이너들의 작품 역시 만나볼 수 있다. ‘오브제 팩토리’ 전시는 8월 25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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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표기 정정: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 ->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