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5 | 도자 종이컵

Editor’s Comment

어떤 물건은 소재가 너무 중요해 그것이 이름이 되기도 합니다. 종이컵도 그런 것들 중 하나죠. 종이컵은 또 일회용 문화를 대표하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스코틀랜드의 도예 디자이너 레베카 윌슨은 이 종이컵에 웨지우드 재스퍼웨어와 델프트 자기의 외양을 입혔습니다. 다만 하나는 오로지 수제 종이로 된 시트로, 다른 하나는 포슬린과 펄프 혼합 용액으로 만든 시트로요. 윌슨은 두 가지 방식으로 ‘최상급’ 종이컵이라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플라스틱 의자, 종이컵처럼 소재로 대표되는 물건들이 있다. 소재가 이름의 일부가 될 만큼의 물건이라면, 이를 ‘다른’ 소재로 바꿔치기 하는 시도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마르텐 바스의 ‘나무 플라스틱 의자(Plastic Chair in Wood)’나 여기 레베카 윌슨(Rebecca Wilson)의 ‘최상급 지기’처럼 말이다. 

종이컵은 소위 버리기 문화(throwaway culture)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레베카 윌슨은 종이컵의 소재를 바꾸고 또 전통 도자 스타일을 더하는 역설로, 낭비로서의 소비에 대해 질문한다. ‘고급 지기’는 종이와 자기의 두 가지 소재에, 웨지우드(Wedgewood)의 ‘재스퍼웨어(Jasperware)’와 네덜란드 ‘델프트 블루(Delft Blue)’의 두 가지 양식을 취하였다. 하얀 돋을새김 장식에서 푸른색 데칼까지, 모두 섬세히 손수 재현되었다. 

레베카 윌슨의 ‘최상의 지기’는 런던 플로우 갤러리(Flow Gallery)에서 열린 ‘블루(Blue)’ 전시회에서 선보이고 있다. 

www.rebeccawilsonceram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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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8 | 태양과 모래의 3D 프린터

햇빛이 작열하는 모래의 바다에서, 한 디자이너가 무언가를 출력해가지고 돌아왔습니다. 2011년 RCA 졸업전시회에서 마르쿠스 카이저는 ‘태양 소결’이라는 3D 프린터로 출력한 모래-유리 오브제들을 선보였습니다. 선택적 레이저 소결법(SLS)이라는 원리는 여느 프린터와 동일하지만, ‘태양 소결’은 레이저 대신 햇빛을 열원으로 플라스틱 수지 대신에 모래 속 실리카를 재료로 삼았죠. 2011년 그는 두 번 사막을 찾았습니다. 처음에는 수동 버전의 프린터를 들고 모로코의 사막으로, 두 번째는 완전 자동화된 컴퓨터 구동 방식의 프린터를 들고요. 참고로 두 번째 방문의 결과물은 MoMA에 소장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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