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14 | 패러디자인

Editor’s Comment

2011년 SFMOMA는 자신의 소장품 가운데 패러(para-)라는 접두사로 묶어낼 수 있는 디자인, 그러니까 소장품 데이터베이스에서 대체로 ‘기타’로 분류되던 디자인들을 추려 전시를 열었습니다. 이름하여 ‘패러디자인’ 전은 디자인의 규범과 관습에 의문을 제기하는 저 너머의 디자인, 정상적인 것과는 떨어져 있는 디자인 100여 점을 선보인 자리였습니다.

알렉스 스웨더(Alex Schweder), ‘바이 바르돈(Bi-Bardon)’, 2001 
유리 도자기 34 x 32 x 14 in. 
Collection SFMOMA, Accessions Committee Fund purchase 
© Alex Schweder

너머, 비정상, ~ 옆에, ~에 반(反)하는… 접두사 패러(para)를 붙여 이르려는 디자인이란 과연 어떠한 것들일까. SFMOMA의 ‘패러디자인(ParaDesign)’ 전은 디자인의 규범, 관습에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들을 조명하는 자리이다. 미술관이 소장한 건축 및 디자인 컬렉션 가운데 가구, 인스톨레이션, 비디오, 사진에서 모형, 서적, 소형 오브제에 이르는 작품들이 전시에 포진하였다. 

올리비오 바르비에리(Olivo Barbieri), ‘장소 특정_ 몬트리올 04 [버크민스터 풀러 돔](site specific_ MONTREAL 04 [Buckminster Fuller Dome]), 2004 
크로모제닉 프린트(chromogenic print) 48 x 60 in. 
Collection SFMOMA purchase through a gift of Barry R. Campbell, Toronto, Canada, and the Accessions Committee Fund 
© Olivo Barbieri
피터 웨그너(Peter Wegner), ‘하늘로 지은 빌딩(Buildings Made of Sky)’, 2004/2007 
32장의 잉크젯 프린트 사진, 중성지에 UV 코팅 64 x 104 in. 
Collection SFMOMA 
© Peter Wegner 
레비우스 우즈(Lebbeus Woods), ‘D-쿼드 44A2(D-QUAD 44A2)’, ‘중심성(Centricity)’ 시리즈(1987-1988) 중, 1988 
스트라스모어(Strathmore) 종이에 색연필 22 x 24 in. 
Collection SFMOMA, Accessions Committee Fund purchase 
© Lebbeus Woods 

건축과 디자인을 소장 대상으로 삼는 미술관은 세계적으로 얼마 되지 않는다. SFMOMA의 컬렉션은 상대적으로 ‘다른’ 측면의 건축과 디자인에도 개방적인 편이다. SFMOM는 공상적 건축, 도상적 가구, 베이 에어리어 지역의 그래픽 디자인을 비롯해, 때로 다른 미술관에서 쓸모가 없다, 물리적 실체가 없다, 지나치게 개념적이다 또는 전문 건축가나 디자이너의 작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했던 오브제들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작품들은 흔히 데이터베이스에 ‘기타’ 항목으로 분류되어왔다. ‘패러디자인’은 이들 디자인을 위한 자리다. 

SFMOMA의 소장품 중 약 100여 점의 ‘패러디자인’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한 자리에 모였다. 론 아라드(Ron Arad)의 고광택 알루미늄 의자 ‘위험 감수’는 앉았다 일어설 때마다 사용자의 엉덩이를 때리며, 딜러+스코피디오(Diller Scofidio)의 목욕 수건 ‘그의 것/그녀의 것(His/Hers)’에는 당돌한 경구들이 수놓여 있다.  공기청정기, 제습기, 가습기 등 140개의 기계들이 천정에 매달려 이룬 ‘구름(Cloud)’은 안 테 리우(An Te Liu)의 작품으로, 이 역시 이번 ‘패러디자인’ 전에서 선보인다. 

톰 삭스(Tom Sachs), ‘놀 2인용 소파와 협탁(Knoll Loveseat and End Table)’, 1996 
테이프, 전화번호부, 철, 목재 
Collection SFMOMA, Accessions Committee Fund purchase 
© Tom Sachs / Knoll 
론 아라드, ‘위험 감수(AYOR; At Your Own Risk)’, 1991 
청색 산화 스틸(anodized steel), 납 소재의 추 36 1/4 x 21 5/8 x 19 1/4 in. 
Collection SFMOMA, Accessions Committee Fund purchase 
© Ron Arad

www.sfmoma.org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1-02-16 | 『게르트 아른츠, 그래픽 디자이너』

복잡다단한 정보를 어떻게 표준화된 시각 언어로 전달할 것인가. 아이소타입이 탄생한 배경입니다. 아이소타입하면 오토 노이라트를 떠올리게 되지만, 그와 함께 이 시각 언어를 디자인한 사람이 바로 게르트 아른츠입니다. 세계를 보다 쉽게 이해 가능하도록 변환하는 것은 그의 정치적 신념과도 부합하는 작업이었죠. 2011년 출간된 『게르트 아른츠, 그래픽 디자이너』는 아이소타입을 중심으로 그의 생애와 작업 세계를 다룹니다.

조각으로 남긴 세계의 인구: 2021 디자인 마이애미/바젤

프랑스 디자이너 마티외 르아뇌르(Mathieu Lehanneur)가 ‘세계의 상태(State of the World)’를 2021 디자인 마이애미/바젤에서 선보였다....

2011-06-08 |  음반, 당신 뜻대로

2011년 6월 3일, 영국의 록 밴드 카이저 칩스의 새 음반이 그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발매되었습니다. 다만 음반에 어떤 노래가 수록될지 음반 표지는 어떤 모습일지 결정하는 주체는 카이저 칩스가 아니었습니다. 음반을 사러 온 이의 몫이었죠. 표지 디자인에서 선곡 그리고 수익의 배분까지, 정말로 ‘당신 뜻대로’의 앨범이었습니다. 

2011-05-04 | 우표 x 증강현실

현실 세계에 가상의 객체가 겹쳐지는 증강현실 기술은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한층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우표 위에 건물이 솟아오르는 일도 가능해졌죠. 2011년 암스테르담의 광고회사 검모는 TNT 포스트의 의뢰로 증강현실 우표 세트를 선보였습니다. 아직 지어지지 않은 다섯 개의 건축물이 자그마한 우표 위에서 구현됩니다. 모두 아직 세워지지 않은 건물들이라는 점에서 증강현실 기술에 더욱 어울려 보였죠.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