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11 |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

Editor’s Comment

조만간 사라질 운명의 빈 건물에 커다란 칠판이 설치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동네 주민들의 희망과 소원이 적혔죠. ‘죽기 전에’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통해 캔디 창은 죽음을 앞둔 시한부 건물에 죽기 전에 이루고픈 바람을 모아냈습니다. 

뉴올리언스의 마리니가 900번지(900 Marigny Street). 마리니 가와 버건디 가가 만나는 골목에 빈 건물이 하나 있다. 몇 년 뒤면 새 주택으로 변신할 터이지만, 여전히 방치된 채로 건물에는 먼지만 두텁게 쌓여가는 중이다. 

공공설치작가이자 디자이너, 도시 계획가 그리고 시빅 센터(Civic Center)의 공동설립자이기도 한 캔디 창(Candy Chang)이 이 건물에 거대한 칠판을 설치하였다. 한 달 하고도 일곱 시간. 건물 벽에 칠판을 달고 문구를 스텐실 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죽기 전에(Before I Die)’라는 이름의 이번 프로젝트에서 캔디 창은 동네 주민들의 희망과 소원들을 수집한다. “죽기 전에 ~을 하고 싶다”는 문구의 빈 칸마다, 각자의 꿈들이 적혀 있다. 세상의 모든 스시와 사탕들을 먹고 싶다는 내용에서 빛 속으로 사라지고 싶다는 글귀까지, 짤막한 글귀들이 때로는 미소를 짓게 하고 때로는 가슴을 때린다. 

마리니가 900번지 건물의 프로젝트는 4월 10일자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죽기 전에’의 끝은 아니다. 캔디 창은 뉴올리언스 내 또 다른 버려진 공간을 찾아 프로젝트를 이어 진행할 계획이다. 

candychang.com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사물이 말을 한다면 #4 노매드, 스마트폰

오늘로 몇 번째일까? 그 누구라도, 안전 장치 없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일은 살면서 정말...

2010-07-08 | 2010 서펀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2010년은 런던의 서펀타인 갤러리에 의미 있는 해였습니다. 개관 40주년에 매년 여름 선보인 파빌리온 프로젝트 10주년을 맞이한 해였지요. 여러 모로 기념할 만 했던 그 해, 서펀타인 갤러리가 선택한 파빌리온 건축의 주인공은 장 누벨이었습니다. 켄싱턴 가든의 녹음과 대비되는 강렬한 적색의 캔틸레버 구조물이 기하학적 형상을 이루며 존재감을 강변합니다. (...)

2006-08-29 | 몰스킨의 “브랜드 고고학”

이 수첩은 본래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세계적으로 알려진 이름이 된 것은 이탈리아의 한 회사가 이 브랜드를 인수한 이후입니다. 바로 ‘몰스킨’의 이야기입니다. 2006년 이탈리아에서 다시 프랑스 브랜드로 되돌아간 몰스킨 소식을 계기로, 그해 오늘은 몰스킨의 부활의 밑거름이 된 배경을 살펴보았습니다. 모도 앤드 모도는 100년 동안 예술가들의 친구였던 이 수첩의 역사와 유산을 되살렸고, 애호가들은 기꺼이 몰스킨의 자발적 마케터가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이 놀라운 성공을 두고 “브랜드 고고학”이라 불렀죠. 

2011-01-13 | 덴마크 교도소 설계 공모 당선작

종종 북유럽 국가의 교정 시설이 놀라움과 함께 회자되곤 합니다. 분명 수감을 위한 공간인데, 여느 주거 공간 못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겠죠. 2011년 오늘의 소식은 덴마크의 교도소 설계 공모 당선작입니다. C. F. 묄레르 아키텍츠는 교도소 건축의 주요 유형 중 하나인 방사형 구조를 기반으로 하나의 자족적인 마을처럼 보이는 교도소 시설을 설계하였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