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8 | 다음 10년, 20인의 디자이너

Editor’s Comment

정확히 10년 전 오늘, 디자인 비평가 앨리스 로스손과 MoMA의 디자인 큐레이터 파올라 안토넬리가 다음 10년의 디자인을 조형할 20인의 디자이너를 꼽았습니다. 정말로 10년이 지난 지금 그 명단을 되돌아봅니다. 참고로 앨리스 로스손과 파올라 안토넬리 두 사람은 ‘디자인 이머전시’라는 이름으로 더 나은 미래를 지어나갈 디자인을 인스타그램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앞두고 이탈리아 <롤링 스톤>지도 디자인 특집 기사를 실었다. 다음 10년의 디자인에 영향을 미칠 디자이너들은 누구인가? 이 질문에 앨리스 로스손(Alice Rawsthorn)과 파올라 안토넬리(Paola Antonelli)가 20인의 디자이너 명단으로 답한다. 

명단을 작성하며, 두 사람은 안배의 문제를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 디자인 내 분과들을 충분히 다루고 있나? 특히 앞으로 더욱 중요성을 더할 분과들이 반영되어 있는가? 지역적으로도 균형 잡힌 명단인가? 더불어 이러한 류의 명단을 오랫동안 괴롭혀 온 문제가 있으니 바로 성별이다. 앨리스 로스손은 그러나, 적어도 마지막 부분에 대해서는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명단에 여성 디자이너들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의식적으로든 아니든 우리가 젊은 여성 디자이너들을 지지하고 싶었다는 것만이 유일한 이유일까?… 이 명단은 미래에 초점을 마주고 있다. 아마 그래픽이나 제품과 같은 전통적인 분과에만 매몰되었더라면 성별 구성도 달라졌을 것이다. 새로운 디자인 영역들을 규정하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협업이다. 개인들 그리고 분과들 사이의 협업으로, 여성들이 잘 해 나가는 무엇이기도 하다.”

버그 런던(Berg London), 디지털 매거진 ‘맥+(Mag+)’ 콘셉트 
조너선 해리스 & 셉 캄바르(Jonathan Harris & Sep Kamvar), WeFeelFine.org

앨리스 로스손과 파올라 안토넬리는 이와 같은 배경에서 20인의 차세대 디자이너 명단을 작성하였다. 과학, 기술, 사회, 경제적 변화에 대한 응답으로서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디자인 영역들에 대한 고려가 특히 두드러진다. 버그 런던, 프로세싱(Processing)의 벤 프라이(Ben Fry)와 케이시 리스(Casey Reas), 데이지 진스버그(Daisay Ginsberg), 조너선 해리스, 요스트 흐로턴스(Joost Grootens), 네리 옥스만(Nero Oxman), 휴 허(Hugh Herr), 스푸트니코!(Sputniko!) 등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포르마판타스마, ‘자급자족(Autarky)’ 
크리스틴 메인데르츠마(Christien Meindertsma), <돼지 05049>
비주얼 에디션스(Visual Editions)

전통의 제품 분과에서는 포르마판타스마와 율리아 로만(Jolia Lohmann)의 이름이 눈에 띈다. 개념적, 비평적 디자인에 전통에 서 있는 디자이너들로, 또 이러한 맥락에서 크리스틴 메인데르츠마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한편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는 네덜란드의 ‘디자인 선동가들’인 메타헤이븐(Metahaven)과 중국의 차세대 그래픽 디자인의 핵심주자 리우 지지(Liu Zhizhi)가 명단에 합류했다. 출판사 비주얼 에디션스의 선정에도 주목할 만 하다.

20인의 디자인 명단으로 바라본 미래의 디자인. 아래 <도무스>의 요약 기사에서 명단의 주인공들을 확인할 수 있다. 

[Domus] Rolling Stone design special issue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6-10-31 | 프론트의 마법 같은 ‘스케치’

허공에 그린 스케치가 가구가 되어 나옵니다. 스웨덴의 디자이너 그룹 프론트의 ‘스케치’는 모션캡처, 급속 프로토타이핑 기술을 경유해 태어난 마법 같은 가구 시리즈입니다. 손의 움직임을 모션캡처로 기록하여 3D 디지털 파일로 만들고 이를 3D 프린터로 물질화시킨 결과물이었죠. 

2009-08-12 | 셋이지만 하나

2009년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페럴렐 프로젝트는 유명한 개념미술 작품 ‘세 개의 의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셋이지만 하나’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열 두 팀의 디자이너들이 만든 제품은 오브제 자체, 디자이너 겸 작가 팀 파슨의 글, 사진작가 엠마 비에슬란데르의 사진의 세 가지 매체로 제시됩니다. 디자인에 대한 인식에 매체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기 위함입니다. 아쉽게도 현재는 패럴렐 프로젝트의 홈페이지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당시 실제 전시 작품을 살펴볼 수 있도록 〈디진〉의 관련 기사 링크를 덧붙여 둡니다.

2010-10-14 | 잉크, 드레스 속에 흐르다

아나욱 비프레흐트는 인터페이스로서의 패션을, 패션으로서의 기술을 디자인합니다. 그가 2010년 선보인 ‘쉬도모프’는 그의 행보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였지요. 잉크, 밸브, 전자회로가 더해진 두터운 펠트 드레스는, 기계가 작동하는 순간 드레스 안으로 잉크가 스며들며 번져나가 무늬를 만들어냅니다. 이후로도 그는 계속해서 “패션테크”의 영역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2010-05-20 | 바바라 크루거의 런던 지하철 노선도

2010년 5월 21일 이후 런던의 지하철역에서 포켓형 노선도를 집어들었다면, 표지에서 어딘가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을 것입니다. 노선도의 모습은 그대로인데, 역의 이름이 다릅니다. 가령 피카딜리 서커스 역은 ‘역설’, 웨스트민스터 역은 ‘이성’, 러셀 스퀘어 역은 ‘의심’, 템플 역은 ‘웃음’이 되었습니다. 바바라 크루거는 런던 도심의 지하철역에 어떤 상태, 개념, 감정의 단어를 붙였고, 그렇게 바뀐 노선도는 마음의 여정을 그린 마인드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