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1 | 노키아 퓨어

Editor’s Comment

서체는 브랜드의 시각 언어를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입니다. 에릭 슈피커만의 ‘노키아 샌즈’는 2002년부터 10년 동안 로고부터 시작해 노키아를 대표하는 서체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랬던 노키아 샌즈의 자리를 2011년 새롭게 ‘노키아 퓨어’가 대신했습니다. 다만 2011년은 이미 노키아가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위기에 몰려 있던 시점이었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13년 노키아 휴대폰 사업부는 매각되고 말았죠. 돌아 보면 노키아 최후의 노력처럼 느껴지는 서체, ‘노키아 퓨어’입니다.

2011년 노키아(Nokia)의 서체가 새롭게 바뀐다. ‘노키아 퓨어(Nokia Pure)’는 ‘노키아 샌즈(Nokia Sans)’의 뒤를 이어 노키아 브랜딩의 근간을 이루게 될 서체이다. 새 서체는 휴대폰 스크린에서 출판 매체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노키아의 제품 및 커뮤니케이션에 전면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새 서체의 디자인은 달튼 마그(Dalton Maag)의 브루노 마그(Bruno Magg)가 맡았다. 

전반적으로 ‘노키아 퓨어’는 보다 둥글고 부드러운 인상을 지니고 있다. 노키아는 새 서체가 흐름과 운동이라는 개념에 기초하였다고 설명한다. 소문자 c와 e에서 보듯, 글자들이 서로에게 흘러 드는 듯한 운동의 느낌을 지니고 있다는 것. 브루노 마그는 이번 작업이 균형잡기의 과정이었다고 설명한다. “서체의 리듬과 글자들 사이의 관계가 중요했다. 결과적으로 새 서체가 아랍어로 쓰여 있을 때에도 여전히 노키아라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인지 가능한 리듬을 만들어낼 때 성취되는 것이다.”

노키아의 새 서체 ‘노키아 퓨어’를 만나게 될 가장 기본적인 매체는 역시 휴대폰이다. 노키아 휴대폰 UI의 기본 서체로서, 작은 화면에서도 높은 가독성이 필수적이다. UI용 폰트인 ‘노키아 퓨어 텍스트’는 총 모두 완전한 힌팅(hinting) 과정을 거친 서체로, 라이트/레귤러/볼드의 세 가지 굵기로 디자인되었으며, 휴대폰 UI뿐만 아니라 본문 사이즈의 출력물에도 적합하다. 한편 보다 큰 사이즈의 브랜딩 환경을 위해 ‘노키아 퓨어 디스플레이’도 함께 디자인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노키아를 대표했던, 아직도 노키아 로고의 서체로 남아 있는 ‘노키아 샌즈’의 디자이너 에릭 슈피커만(Erik Spiekerman)은 새 서체를 어떻게 생각할까? 블로그와 트위터에 남긴 그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부드러움(blandness)을 이유로, 지난 10년 간 ‘노키아 샌즈’가 구축한 브랜드 인지성을 포기하였다는 것. “나는 유순하지 않았던, 옛 노키아 서체의 책임자였다.” 

brandbook.nokia.com/blog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태양열 집열판 디자인: 2020 두바이 엑스포

2020 두바이 엑스포(2021.10.01 - 2022.03.31)의 네덜란드관은 디자인 스튜디오 마르얀 판 아우벌(Marjan Van Aubel)이 디자인한...

2007-02-10 | 퍼펙트 매치

한때는 가정의 필수품이었지만, 이제는 생일 케이크를 살 때에나 볼 법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바로 성냥입니다. 한국에 단 하나 남아 있던 성냥 공장도 2013년 11월에 문을 닫았다고 하지요. 2007년 오늘은 이색적인 성냥 디자인을 소개했습니다. 이미 쓴 성냥인 양 위장한 성냥부터 양초에 둥지를 튼 성냥갑까지 다양합니다.

2010-06-07 | “BP에 BP다운 로고를”

2010년 4월 20일, 미국 멕시코만에서 BP의 석유 시추시설이 폭발했고, 이후 5개월 간 1억 7천만 갤런의 원유가 바다로 흘러들었습니다.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 후, 그린피스는 BP에 BP다운 로고를 선사하자며 로고 리디자인 공모전을 전개했습니다. 초록빛 가득한 “로고의 이면”을 드러내기 위함이었지요. 참가자들이 새롭게 디자인한 로고들은 매끄럽지는 못할지라도 ‘석유를 넘어’와 같은 BP의 슬로건이 얼마나 위선적인지를 고발합니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플라스틱: 세상을 다시 만들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에서 플라스틱의 역사와 미래를 탐구하는 전시 ‘플라스틱: 세상을 다시 만들다 (Plastics: Remaking...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