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4 | 부어 만들었습니다

Editor’s Comment

콘크리트 액을 부어 탁자의 상판을 만든다면, 아마도 거푸집의 존재가 예상되겠지만, 스튜디오 글리테로의 ‘푸어드 바’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콘크리트 용액을 세 번에 걸쳐 층층이 부어 태어난 테이블의 상판은 그 모양도 질감도 자신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스튜디오 글리테로(Studio Glithero)가 또 한 번 콘크리트 양동이를 들었다. 신작 ‘푸어드 바(Poured Bar)’는 2009년 ‘롱 드롭’ 과 유사하게 폴리콘크리트 용액으로 탄생한 테이블이다. 6m 길이의 길쭉한 바 카운터. 테이블의 상판은 급속경화 콘크리트 액을 부어 굳혀 만든 것이다. 

스튜디오 글리테로는 매끈한 표면의 작업대 위에 서로 다른 색상의 콘크리트 액을 붓기를 반복하여, 세 가지 서로 다른 색상의 콘크리트 층겹을 만들었다. 콘크리트 용액이 완전히 굳기 전 지지 구조대를 얹어 부착하고, 상판이 적당히 굳었을 즈음 이를 조심스레 뒤집어 테이블의 나머지 구조 부분에 올리면, 마침내 ‘푸어드 바’가 완성된다. 테이블의 상판에 남은 흐르고 뭉치고 흔적들은 붓는 과정의 움직임을 슬며시 드러낸다. 제작의 과정을 고스란히 포착한 디자인. 그 안에 깃든 우연적 요소들이 곧 테이블의 매력이 된다. 

스튜디오 글리테로의 ‘푸어드 바’는 런던 코린시아 호텔(Corinthia Hotel)의 의뢰로 제작된 것으로, 영국아카데미시상식(BAFTA), 런던 패션 위크 등의 행사를 위한 임시 바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www.studioglithero.com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0-09-06 | 그리기와 소리의 결합

그는 디자이너이자 전자음악가이며 사운드 아티스트입니다. 2010년 열린 전시 ‘소리 주입’은 예술과 디자인과 기술이 어우러진 그의 작업 세계를 엿볼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가령 선에 소리를 담는 펜과 선에 담긴 소리를 재생하는 펜이 짝을 이루었던 ‘녹음 & 재생’ 펜처럼요. 유리 스즈키는 2018년 디자인 회사 펜타그램에 파트너로 합류하였고, 그의 존재로 펜타그램의 영역에 ‘사운드’가 더해졌습니다.

2010-07-30 | 전기차 충전기 ‘블링크’

자동차 업계가 내연기관과의 예정된 이별을 대비하느라 분주한 요즘, 이제 전기차를 거리에서 마주치는 일도 자연스럽고, 전기차의 주유소라 할 충전소도 익숙해졌습니다. 오늘 소개할 뉴스는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등장한 전기차 충전기입니다. 에코탤리티는 프로그 디자인과 함께 충전기 ‘블링크’를 선보였는데요. 가정용은 계량기를, 공공용은 주유기를 닮은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그 때만 해도 충전기란 낯익은 것의 외양을 빌려야 했구나 싶기도 하고요. 

요리를 위한 주방: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2

베를린과 비엔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크마라.로진케(Chmara.Rosinke)가 2022년 6월 6일부터 12일까지 열린 ‘밀라노 디자인...

2008-06-09 | 이란의 블로고스피어

2008년 오늘 디자인플럭스에는 다소 낯선 주제의 소식이 올라왔습니다. 이란의 블로고스피어를 다룬 하버드 버크먼 인터넷과 사회 센터의 연구 내용인데요. 2000년대 블로그는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의 근거지였고, 그러한 블로그들의 연결 집합체인 블로고스피어는 거대한 온라인 생태계였습니다. 14년 전 오늘의 소식은 한 국가의 블로고스피어가 어떤 식으로 지도화되는지 그 안에서 어떠한 주제와 이슈가 등장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 그 국가가 이란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로웠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