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6 | 그리기와 소리의 결합

Editor’s Comment

그는 디자이너이자 전자음악가이며 사운드 아티스트입니다. 2010년 열린 전시 ‘소리 주입’은 예술과 디자인과 기술이 어우러진 그의 작업 세계를 엿볼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가령 선에 소리를 담는 펜과 선에 담긴 소리를 재생하는 펜이 짝을 이루었던 ‘녹음 & 재생’ 펜처럼요. 유리 스즈키는 2018년 디자인 회사 펜타그램에 파트너로 합류하였고, 그의 존재로 펜타그램의 영역에 ‘사운드’가 더해졌습니다.

제품 디자이너이자 전자 음악가인 유리 스즈키(Yuri Suzuki)의 전시회가 런던 KK 아울렛(KK Outlet)에서 열린다. ‘소리 주입(Sound Injection)’ 전은 디자인으로 소리의 영역을 탐구하는 그의 독특한 이력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녹음 & 재생(REC & PLAY)’ 펜 역시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 중 하나다. 

‘녹음 & 재생’은 유리 스즈키와 디자이너 오스카 디아즈(Oscar Diaz)와의 공동 프로젝트이다. RCA에서 만난 두 사람은 그리기와 소리가 결합된 사물을 만들어보기로 했고, 그 결과 ‘녹음 & 재생’ 펜이 탄생했다. 

빨간 색의 ‘녹음’ 펜은 이름 그대로 소리를 기록하는 펜이다. 두 갈래로 갈라진 펜 끝에는 펜촉과 녹음 헤드가, 위쪽 끝 부분에는 마이크가 달려 있다. 펜에 담긴 강자성(ferromagnetic)의 잉크가 마찬가지로 강자성의 종이 위에 흔적을 남기는 동안, 주변의 소리가 바로 이 선에 담긴다. 

한편 ‘재생’은 선에 저장된 소리를 읽어 들여 재생하는 펜이다. 펜의 끝에는 읽기 헤드가, 반대편 끝에는 스피커가 부착되어, 선에 담긴 소리를 스피커로 재생한다. 

‘녹음’과 ‘재생’, 두 개의 펜은 모양으로도 서로 구분이 가능하지만, 여기에 색상 코드를 더해 두 펜의 차이를 다시 한 번 시각화했다. 녹음은 빨강, 재생은 검정. 이는 과거 카세트 녹음기에서 사용된 색상 구분이기도 하다. 

photos by Hitomi Kai Yoda

유리 스즈키의 ‘소리 주입’ 전은 9월 18일부터 26일까지 계속된다. 

www.yurisuzuki.com
www.oscar-diaz.net
www.kkoutlet.com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중산층의 잇템 #1 피아노 : 중산층의 소리

처음 내 방이 생긴 건 6살 때였다. 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하고, 혼자서 어두운 공간에서 잠을...

머리카락, 오염의 단서: 2021 베니스건축비엔날레

환경에 관한 관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머리카락으로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프로젝트가 소개되어 주목받고...

2009-08-26 | 토털 리콜, 데이터에 담긴 일생

한 사람의 인생을 전자적으로 기억할 수 있다면. 마이크로소프트 소속 컴퓨터과학자 고든 벨은 이를 목표로 1998년부터 자신의 삶을 디지털 아카이브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말하자면 삶을 “e-기억”의 대상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렇게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와 다면적 분류 방식을 바탕으로 한 “총체적 기억”. 고든 벨과 짐 게멜의 서적 『토털 리콜』은 질문합니다. “만일 우리가 살아가며 노출되었던 그 모든 정보에, 계속해서 접속할 수 있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 것인가?”

2011-02-28 | 합판과 현대 디자인

“나무와 접착제의 층층 케이크.” 현대의 소재 중 하나로 꼽을 만한 합판의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가 2011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열렸습니다. ‘합판: 소재, 프로세스, 형태’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라는 특정 시기에 집중하여 일상 용품에서 가구, 건축 모형, 비행기까지, 현대적 형태를 산업의 규모로 조형할 수 있게 해준 합판이라는 소재를 조명합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