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4 | 비행 도시

Editor’s Comment

유서 깊은 도자 기업과 현대미술가가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님펜부르크 처음으로 협업을 청한 ‘미술가’는 카르슈텐 횔러입니다. ‘비행 도시’는 20세기 초 러시아의 구성주의 건축가이자 미술가인 게오르기 크루티코프가 구상한 동명의 도시 구상 그리고 1894년 찰스 베넘이 발명한 흥미로운 색상 착시 장난감을 원천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통상의 제품 형식과 ‘설치 작품’의 형식 두 가지로 결과물을 선보였지요. 오늘은 도자 기업과 미술가의 흔치 않은 만남을 다시 살펴봅니다.

독일의 도자 브랜드 님펜부르크(Nymphenburg)는 지난 1990년대 이후로,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콘스탄틴 그리치치, 헬라 용에리위스, 바이스하르 & 크람과 같은 산업디자이너들은 물론이고, ‘코메디아 델라르트 – 쿠튀르 에디션’과 같은 프로젝트에서는 비비안 웨스트우드, 빅터 & 롤프, 가레스 퓨 등의 패션디자이너들도 도자 인형 디자인에 참여한 바 있다. 그리고 여기, 처음으로 현대미술가와의 협업이 더해졌다. 독일[1]의 미술가 카르슈텐 횔러(Carsten Höller)와 함께 ‘비행도시 식기(Flying City Tableware)’를 선보인 것. 

이번 컬렉션은 두 가지 모티프에 근거하고 있다. 첫 번째는 컬렉션의 이름이기도 한 게오르기 크루티코프(Georgy Krutikov)의 1928년작 ‘비행 도시’ 디자인이며, 또 하나는 1895년 찰스 베넘(Charles Benham)이 판매했던 ‘베넘 판(Benham’s disk)’이다. 횔러는 이 두 가지 모티프를 님펜부르크의 유서 깊은 ‘로토스(Lotos)’(1932) 시리즈에 옮겼다. 라퓨타처럼 공중을 비행하는 도시의 이미지와, 베넘 판의 흑백 그래픽이 도자 식기 위에 올랐다. 

흥미로운 것은 ‘비행 도시 식기’의 인스톨레이션 버전이다. 카르슈텐 횔러는 총 8개의 접시들을 벽에 설치하였다. 각각의 접시들은 가죽으로 된 동력전달 벨트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 끝에는 수동식 크랭크가 있다. 이를 손으로 돌리면 접시들이 최대 분당 600회 회전 속도로 돌아가게 된다. 속도가 분당 300회 정도에 이르면, ‘베넘 판’의 저 유명한 시각 효과가 접시에서도 재현된다. 그려진 것은 흑백의 그래픽 패턴이지만, 이것이 회전하면 보는 사람은 그 안에서 컬러를 경험하게 된다.

님펜부르크와 카르슈텐 횔러의 ‘비행 도시’는 인스톨레이션 버전과 일반 판매 버전으로 두 가지로 출시되었다. 전자는 이미 지난 4월 25일 판매가 종료되었으며, 후자는 작가의 서명이 들어 있는 한정판으로 25개 세트만 제작 판매되었다. 

www.nymphenburg.com

ⓒ designflux.co.kr


[1] 내용 수정: 벨기에 -> 독일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베를린 신국립미술관 6년 만에 재개관

8월 22일, 베를린 신국립미술관(The Neue Nationalgalerie)이 2015년 보수 공사를 위해 문을 닫은 지 6년...

2011-03-21 | 구겐하임 아부다비 보이콧

건축 소식은 보통 설계 단계나 완성 단계를 다루곤 합니다. 전자의 경우 누구의 설계인가에 방점을 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공모’가 필요한 규모의 설계라면 더욱 그렇죠. 그런데 어느 건물이 설계되어 완성되기까지, 그 사이에는 건설 과정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어떤 건물이 말 그대로 노동자의 피 땀 눈물, 심지어 목숨으로 세워진다면요? (...)

2007-02-10 | 퍼펙트 매치

한때는 가정의 필수품이었지만, 이제는 생일 케이크를 살 때에나 볼 법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바로 성냥입니다. 한국에 단 하나 남아 있던 성냥 공장도 2013년 11월에 문을 닫았다고 하지요. 2007년 오늘은 이색적인 성냥 디자인을 소개했습니다. 이미 쓴 성냥인 양 위장한 성냥부터 양초에 둥지를 튼 성냥갑까지 다양합니다.

2007-06-07 | 2012 런던 올림픽 로고 공개

2012 올림픽을 5년 앞둔 2007년, 런던 올림픽의 로고가 공개되었습니다. 울프 올린스가 디자인한 이 로고는 영국 하면 떠오르는 어떤 상징과도 결별한 채, 2012라는 숫자를 도형 삼아 뉴 레이브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게다가 로고의 홍보 영상이 감광성 간질을 유발하는 사태도 벌어졌죠. 하지만 로고는 꿋꿋이 버텨, 5년 뒤 올림픽 현장을 장식했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