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21 | 벌들이여 다시 한 번

Editor’s Comment

2007년 4월 30일 뉴스의 주인공, 토마시 가브즈딜 리베르티니가 다시 한 번 오랜 파트너와 손을 잡았습니다. 4만 마리의 벌들과요. 디자인 마이애미/ 바젤에서 그는 앞서보다 정교한 조각상을 선보였는데요. 벌들이 분주히 작품을 최종 완성하는 과정을 전시 현장에서 그대로 보여주며,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리베르티니와 벌의 인연은 올해에도 이어져, 지금 2021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에서  ‘벌집 건축’이 전시 중입니다. 

올해 디자인 마이애미/ 바젤의 ‘이색’ 참석자라면, 역시 4만 마리의 꿀벌들을 꼽을 수 있겠다. 벌들을 초청한 주인공은 디자이너 토마시 가브즈딜 리베르티니(Tomas Gabzdil Libertiny). 2007년 꽃병 ‘벌들의 도움으로(With a Little Help of the Bees)’에서 벌들의 힘을 빌렸던 그가, 신작‘참을 수 없는 가벼움(Unbearable Lightness)’에서 다시 한 번 꿀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꿀벌들은 말없이 ‘조형’의 소임을 다했다. 

밀폐된 유리 상자 속에는 두 팔을 벌린 채 하늘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상이 들어 있다. 스튜디오 리베르티니는 레이저 소결 방식으로 제작된 기본 뼈대를 만들었고, 이를 벌들에게 인계하였다. 벌들은 여기에 열심히 집을 짓고 꿀을 날라 뼈대 위에 살을 입혔다. 

스튜디오 리베르티니의 토마시 가브즈딜 리베르티니

완성된 조상에서 꿀을 제거하는 것이 마지막 단계. 스튜디오 리베르티니는 여기에서 프로세스를 잠시 중단하고, 본래 하얀 색인 벌집에 빨간색과 주황색을 입혔고, 이 상태로 디자인 마이애미/ 바젤 전시장으로 작품을 옮겼다. 그리고 지난 14일, 전시 현장에서 작품의 완성 단계가 관람객들 앞에서 진행되었다. 벌들은 꿀을 먹어 치워 마침내 작품의 ‘청소’ 작업을 완결한 것. 

‘벌들의 도움으로’를 통해 일약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스튜디오 리베르티니. 이후 ‘빅 블루 캐비닛(The BiC Blue Cabinet)’ 등의 인상적인 작업을 선보였지만, 신작에서 그는 2007년의 성공을 재연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규모는 더욱 커졌고, 형태도 더욱 정교해졌으되, 자연의 “통제(control)”라는 주제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서도 반복된다. 

토마시 가브즈딜 리베르티니와 4만 마리 꿀벌의 두 번째 프로젝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카펜터스 워크숍 갤러리 부스에서 전시되었다. 

www.studiolibertiny.com
www.cwgdesign.com
www.designmiami.com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9-09-01 | 2009 인덱스 어워드 ‘일’ 부문 수상작: kiva.org

1년 전 오늘 인덱스 어워드의 ‘놀이’ 부문 수상작에 이어, 이번에는 ‘일’ 부문을 수상한 kiva.org를 다시 만나봅니다. 키바는 마이크로 파이낸스 사이트입니다. 삶을 바꾸기 위한 씨앗 자금이 필요한 사람과 이에 돈을 빌려줄 사람을 연계합니다. 한 사람이 빌려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25달러. 물론 기부가 아니라 엄연한 대출입니다. 그렇게 모인 금액이 누군가에게는 배달용 밴을 구입 대금이, 누군가의 대학교 학비가, 누군가에게 여성 수공예인을 한 명 더 채용할 자금이 되죠. 키바는 지금도 운영 중이고, 대출 상환률은 96%이라고 합니다. 

2011-06-08 |  음반, 당신 뜻대로

2011년 6월 3일, 영국의 록 밴드 카이저 칩스의 새 음반이 그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발매되었습니다. 다만 음반에 어떤 노래가 수록될지 음반 표지는 어떤 모습일지 결정하는 주체는 카이저 칩스가 아니었습니다. 음반을 사러 온 이의 몫이었죠. 표지 디자인에서 선곡 그리고 수익의 배분까지, 정말로 ‘당신 뜻대로’의 앨범이었습니다. 

2011-06-30 | 달에 빌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진도 9.0의 강진이 쓰나미와 함께 일본 동부 해안을 강타했고, 그 여파로 원자력 발전소마저 폭발했습니다. 유례 없는 재난과 재앙이 한창이던 3월 19일, 밤하늘에 유난히 커다란 보름달이 떠올랐습니다.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운 슈퍼문의 밤이었습니다. 캄캄한 현실 속 희망의 등불처럼 떠올랐던 그 달의 기억을, 노자이너가 조명으로 재현하였습니다. 달을 빼어닮은 노자이너의 LED 조명 ‘달’입니다.

2009-07-07 | 아이디어 콘센트 & 플러그 디자인

2009년 RCA 졸업전시회에 등장한 플러그와 콘센트. 각각 다른 사람의 작업이 뜻밖의 한 쌍을 이루었으니, 최민규의 ‘접이식 플러그’와 조지 모어낵의 ‘울트라 리드’입니다. 최민규는 영국의 3핀 플러그를 접이식으로 한층 날렵하게 변모시켰고, 이를 십분 활용한 플러그형 멀티탭도 디자인하였습니다. 조지 모어낵은 각기 다른 형태의 플러그에 대응하는 콘센트를 하나하나 연결하여 연장하는 멀티형 콘센트를 선보였고요. 최민규의 ‘접이식 플러그’ 소식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