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8 | 디자인 프로브 ‘메타모포시스’

Editor’s Comment

2020년 팬데믹의 한 해를 지나며, 집은 그야말로 피난처이자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감염의 위험을 안은 외부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때로 자신을 집에 가두어야만 했습니다. 아직 진행형인 팬데믹의 와중에,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상상된 근미래의 집을 되돌아봅니다. 디자인 프로브의 ‘메타모포시스’는 집을 일종의 필터로 규정하며, 외부의 나쁜 요소를 걸러내면서도 자연을 안으로 들이는 주거공간의 변형태를 연구했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분리를 극복한다는 다소 추상적인 주제가 조금은 더 가깝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필립스 디자인(Philips Design)의 ‘근미래’ 디자인 연구 프로그램, 디자인 프로브(Design Probe). 그 최신 연구 ‘메타모포시스(Metamorphosis)’는 인간과 자연의 분리를 극복하는 주거공간을 겨냥한다. 

“집은 일종의 필터로서, 오염된 공기나 전자기 스모그, 산업 소음을 걸러내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자연광, 공기, 자연의 소리 역시 차단된다. ‘메타모포시스’는 좀 더 유연한 필터로서의 집, 주거공간을 생각한다. 가령 ‘희미한 빛(Shimmer)’은 유연한 건축물로서, 플렉서블한 띠들이 형태를 바꾸며 자연의 빛과 공기를 실내로 들인다. 이처럼 외부의 ‘나쁜’ 요소들은 제한하면서, 동시에 자연을 들이는 주거공간의 ‘변형’이 이번 프로젝트의 주제다. 

“건축 환경은 우리를 자연의 리듬으로부터 떨어뜨려 놓았다. 계절과 시간은 우리에게 내재한 본능적 반응을 일깨우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고 일하는 공간들은 바깥의 변화를 반영하지 않는다. ‘메타모포시스’는 자연과 인간 사이의 거리가, 우리의 감각적 경험과 생활양식에 미친 효과를 보여준다.” 필립스 디자인 내 디자인주도 혁신 팀 수석 디렉터, 클리버 판 헤이르던의 말이다. 

자연의 리듬을 받아들이는 주거 공간을 상상하며, ‘메타모포시스’에서 필립스 디자인은 빛, 공기, 소리, 신체라는 네 가지 대상을 다룬다. 

‘치유 침대(Healing Bed)’ – 광섬유 캐노피가 바깥의 햇빛, 달빛을 침대로 전송한다. 자외선, 적외선 등 주파수에 따라 특정 빛을 선별하여, 치료 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공기 나무(Air Tree)’ – 자연 기류의 리듬에 따라, 외부 공기를 여과하고 습도를 조절한다. 
‘태양광 블로봇(Solar Blowbot)’ –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로봇으로, 실내를 움직이며 바람을 생성한다. 공기주입식 주머니가 부풀었다 오그라들며 바람을 만들어낸다. 
‘소리 장벽(Sound Barrier)’ – 소음 필터인 동시에, 외부의 화학물질, 원치 않는 빛 등을 걸러낸다. 

www.design.philips.com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1-07-25 | 전쟁의 창: 소비에트 타스 포스터 1941-1945

1941년 독일이 불가침 조약을 깨뜨리며 소비에트를 침공하면서, 장장 4년의 독일소련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길고 참혹한 전쟁은 전선에서만 이뤄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선 뒤에서도 치열한 이미지 전쟁이 펼쳐졌지요. 2011년 시카고미술관에서 열린 ‘전쟁의 창: 소비에트 타스 포스터 1941-1945)’는 포스터라는 매체를 통해 소비에트의 “대조국전쟁”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010-03-03 | 졸업작품, 소더비로 향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디자인이 주요한 소장품으로 부상한 가운데, 2010년에는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번 학생들의 졸업작품이 유서 깊은 경매 회사로 향했습니다. ‘협업’의 개념으로 진행된 작품 판매 전시를 통해 최소한의 옷, 사우나 겸 옷장, 감각부하 탈출공간 등 2009년도 졸업작품들이 소더비 런던에서 전되었습니다.

2011-11-04 | 야생 순록 관찰소

노르웨이 도브레 국립 공원에 야트막한 단층 건물 하나가 세워졌습니다. 고원을 내려다보며 지역의 야생 순록을 살펴보는 관찰소입니다. 건물은 단순한 직선의 상자 실루엣을 지녔지만, 벽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결치듯 일렁이는 나무 벽은 옛 선박 건조 기술과 최신의 기술을 동시에 활용하여 구현한 것이라고요. 스뇌헤타의 작지만 인상적인 건축을 만나봅니다.

2010-09-09 | 부룰렉 형제, 알레시와 만나다

부룰렉 형제와 알레시가 처음 만나 함께 식기 컬렉션을 내놓았습니다. 전통적이고 소박하되 섬세한 표현을 더하여, 네모와 동그라미 사이에서 조금씩 모양을 달리하는 타원의 식기들이 한가족을 이룹니다. 그렇게 탄생한 '오벌' 컬렉션이 2010년 오늘의 소식입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