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24 | 메타볼리시티

Editor’s Comment

농사를 지으려면 토지가 필요하지만, 도시에서 토지는 값비싼 자산입니다. 그럼에도 도시에서 작게나마 기르는 기쁨을 텃밭의 형식으로 가꾸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요. 더 나아가 도시 안에 들어선 공장형 스마트팜도 낯설지 않은 요즘입니다. 2010년 오늘 소개한 스튜디오 루프의 ‘메타볼리시티’는 도시를 위한 수직형 텃밭 제안입니다. ‘바이오루프’라는 지지대를 통해 텃밭을 도시 건축 환경의 일부로 만들어냈죠. 

도시에 다시 초록빛을. 옥상 공원을 지닌 빌딩도 잔디 지붕을 얹은 집도 그러한 시도 가운데 하나다. 도시 농경은 자연에 대한 동경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먹거리를 소비하는 대신 먹거리를 생산하는 도시 생활이 가능할까? 

올해 초 5.5 디자이너스는 도시 속 숨은 먹거리 찾기에 관한 안내서를 내놓은 바 있다. 그들은 도시가 소비의 공간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괴한 방식으로 전했다. 스튜디오 루프(Studio Loop.pH)는 ‘메타볼리시티(MetaboliCity)’ 프로젝트를 통해 비슷한 메시지를 보다 ‘생산적인’ 방식으로 전한다. 

‘메타볼리시티’는 한 마디로 도시형 텃밭 프로젝트다. 스튜디오 루프는 도시 환경에 적합한 ‘수직형’ 텃밭을 만들어냈다. ‘바이오루프(BioLoops)’는 식물이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지지대다. 건축의 비계와, 텍스타일 기법, 기하학적 지식이 결합된 모듈식 지지대로, 기본 유닛들을 연결하여 늘려가면 텃밭 역시 점점 자라난다. ‘바이오루프’를 건물 외벽에 설치한다면, 아마도 거대한 초록 파사드가 탄생할 것이다. 

all images courtesy of Hae-Sook Yang

스튜디오 루프는 ‘메타볼리시티’ 프로젝트를 위해 2008년 런던 곳곳에 ‘바이오루프’를 설치하여 결실을 준비했다. 하버대셔 에스테이트, 쇼디치 트러스트 등의 주거 지역을 비롯해, 세인트 루크스 지역 센터, 그리고 제이미 올리버의 레스토랑 피프틴, 기업 nfp시너지 등에 텃밭이 생겨났고, 디자이너와 주민들이 함께 일군 먹거리들은 2009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공개되었다. 

‘메타볼리시티’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내달 개최되는  에코빌드에 이어, 5월에는 대서양을 건너 뉴욕으로 향한다. 쿠퍼-휴잇 내셔널 디자인 뮤지엄이 개최하는 디자인 트리엔날레,  ‘왜 지금 디자인인가(Why Design Now?)’에서도 ‘메타볼리시티’의 푸른 비전을 만나볼 수 있다고. 

www.metabolicity.com
www.loop.ph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폐기물 시대: 디자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버려진 재료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하는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전시가 지난 20일 까지 런던에 위치한 디자인...

2011-04-21 | 바이오쿠튀르

배양액 속 박테리아가 섬유를 자아내고 그것들이 엉겨 막을 이룹니다. 그리고 이 미세 섬유질의 막이 모여 천이 되죠. 모두가 실험실에서 단 몇일 만에 이뤄지는 과정입니다. 수잔 리의 ‘바이오쿠튀르’는 막대한 인력과 자원과 환경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운 의류의 한 가지 미래를 앞당겨 보여준 프로젝트였습니다. 현재 그는 바이오패브리케이트(Biofabricate)의 대표로, 바이오원료 기술과 패션은 물론 건축 등 여러 분야의 디자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해양행 플라스틱으로 만든 에어론 체어

2021년 9월 1일, 허먼 밀러(Herman miller)에서는 앞으로 모든 에어론 체어(Aeron Chair)에 해양행 플라스틱을 포함하여...

2007-08-17 | 미켈 모라의 ‘평평한 미래’

RCA에서 디자인 인터랙션을 공부하던 미켈 모라는 석사 학위 프로젝트로 ‘평평한 미래’를 생각했습니다. 종이라는 아주 오래된 사물에 미래를 입혔다고 해야 할까요? 디스플레이, 배터리 스피커와 같은 요소들을 종이 위에 프린트하여 종이를 기술의 평면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렇게 그의 미래에서 종이는 사라질 유물이 아니라 강화된 기술적 사물이 되었죠.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