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4 | 포르마판타스마의 ‘자급자족’

Editor’s Comment

어제에 이어 또 다른 ‘자급자족’의 디자인입니다. 2010년 디자이너 듀오 포르마판타스마가 선보인 ‘자급자족’은 재료로 보나 제작 방식으로 보나 모두 소박한 자급자족의 공동체에서 태어났을 법한 물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포르마판타스마는 앞서 소개했던 ‘다음 10년, 20인의 디자이너’에서도 언급되었는데요. 지난 10년 정말로 그러했고, 또 앞으로의 10년도 묵직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름입니다

포르마판타스마(Formafantasma)의 신작, ‘자급자족(Autarky)

포르마판타스마의 새 프로젝트가 밀라노에서 공개된다. 상품을 생산하는 자율적인 방식의 제안. ‘자급자족’은 산업시대 이전의 역사로 돌아가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그들은 상상한다. 오직 필요한 만큼의 먹거리와 도구를 만들기 위해, 조용히 자연을 경작하고 수확하는 공동체. 스스로 부과한 한계선 안에서 욕심 없이 삶을 영위하는 그러한 공동체를 말이다. ‘자급자족’은 포르마판타스마가 단순한 삶에 바치는 오마주다. 

‘자급자족’은 그릇, 조명 등 일상적인 용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릇은 자연에서 구한 재료들로 만든 것이다. 70%의 밀가루와 20%의 농업폐기물, 10%의 석회석을 반죽하여 형태를 잡은 후, 이를 자연건조 시키거나 저온에서 구워 완성하였다. 은은한 색상은 역시 땅에서 수확한 식물의 덕이다. 비트, 파프리카, 시나몬, 커피 등 다양한 식재료로 그릇에 색을 입혔다.

그릇과 전등은 밀가루, 농업폐기물, 석회성 등의 바이오소재로 제작되었다. 

포르마판타스마는 화학자와 함께, 르네상스 시대의 방수를 위한 래커 기법을 연구하여 이를 그릇에 적용했다. 
다양한 식물, 향신료, 뿌리 등이 제품의 염색제로 사용되었다.
계란을 물감처럼 사용하여 그릇의 마른 표면에 디테일을 더했다.

한편 포르마판타스마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이탈리아의 빗자루 장인 지우세페 브루넬로(Giuseppe Brunello)와 프랑스의 유명한 베이커리 푸아란느(Poilane)를 초청했다. ‘짚 빗자루(Strawbrooms)’는 사탕수수의 뿌리에서 낟알 부분까지 모두 이용하여 전통적인 빗자루에 미묘한 디테일을 더했다.

지우세페 브루넬로와 공동으로 디자인한 빗자루 시리즈  
all photos by Formafantasma

‘자급자족’은 이처럼 제품을 만드는 대안적인 방식을 보여준다. 전승된 지식이 지속가능하고 복잡하지 않은 해결책을 찾는데 이용될 수 있다고, 포르마판타스마는 이야기한다. 그들의 소박한 디자인, ‘자급자족’은 4월 14일부터 19일까지, 스파치오 로사나 오를란디에서 전시된다. 

www.formafantasma.com
www.poilane.fr
www.scopesaggina.com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0-10-27 | 신경과학으로 바라본 갭 로고 논쟁

2010년 갭이 새로운 로고를 공개하자,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좋은 쪽이 아니었다는 점이었죠. 도대체 새 로고는 왜 그토록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던 것일까요. 그에 관한 신경과학적 분석까지 등장했으니, ‘쇼핑하는 뇌’에 집중한다는 마케팅 회사 뉴로포커스도 갭 로고 사태에 말을 얹었습니다.

2010-08-04 | 비행 도시

유서 깊은 도자 기업과 현대미술가가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님펜부르크 처음으로 협업을 청한 '미술가'는 카르슈텐 횔러입니다. '비행 도시'는 20세기 초 러시아의 구성주의 건축가이자 미술가인 게오르기 크루티코프가 구상한 동명의 도시 구상 그리고 1894년 찰스 베넘이 발명한 흥미로운 색상 착시 장난감을 원천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통상의 제품 형식과 '설치 작품'의 형식 두 가지로 결과물을 선보였지요. 오늘은 도자 기업과 미술가의 흔치 않은 만남을 다시 살펴봅니다.

2011-04-22 | 공작연맹아카이브 – 물건박물관

베를린에는 평범한 물건들의 박물관이 있습니다. 공작연맹 아카이브 – 물건 박물관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박물관의 중심에는 1907년 결성된 독일공작연맹의 산물과 기록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당대 공작연맹의 실천 영역이었던 일상 생활과 상품 사회에 대한 관심을 동시대로까지 확장하죠. 가령 올 1월 1일 개막한 ‘위기’ 전시에서는 40년대의 방독면부터 오늘날의 일회용 마스크, 박제 박쥐, 비누, 플레이모빌의 간호사 인형 등의 다양한 위기의 사물들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2007-04-12 | 독일, 복제품 전시관 오픈

표절, 도용, 복제라는 오랜 문제에 대해 아예 그런 제품을 시상하고 전시하는 방식으로 불명예를 안기는 단체가 있습니다. 2007년 오늘자 뉴스는 독일의 ‘표절 방지를 위한 행동’이 연 표절 제품 전시관 소식입니다.

Designflux 2.0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