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1 | 무지 어워드 03 수상작

Editor’s Comment

무지가 주최하는 디자인 공모전, 그 세 번째 수상작들입니다. 오래도록 쓰여온 사물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현대의 생활 속으로 옮기는 것, 그리하여 그 오랜 물건의 기원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 무지 어워드 03의 주제였는데요. 그러한 취지를 거의 “언디자인”에 가깝게 밀어붙인, 소박한 밀짚 빨대가 최고상을 수상했습니다. 

무지가 주최하는 디자인 공모전, 무지 어워드 03의 수상작들이 발표되었다. 올해의 주제는 “무지의 발견(Found MUJI)”. 일상을 관찰하고 사유해온 무지의 디자인 접근방식이 곧 이번 공모전의 주제가 되었다. 무지는 “이는 선조의 지혜를, 또 오랜 시간 동안 사용되어 온 어떤 것의 이점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고, 또 이러한 아이디어를 우리의 현대적 라이프스타일과 부합하는 제품 디자인으로 번역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리하여 지역의 삶, 문화, 전통을 재발견하고, 발견에 더해 그 기원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야말로 이번 공모전의 목표였다고.

5월 26일부터 7월 31일까지, 약 두 달여간 개최된 이번 공모전에는, 총 35개국 1,986개 작품이 응모하였다. 심사는 무인양품의 대표 마사키 카나이를 비롯, 무지의 어드바이저인 디자이너들 – 켄야 하라, 나오토 후카사와, 타카시 스기모토 등이 맡았고, 특별 심사위원으로 재스퍼 모리슨도 참여했다. 이번 어워드에서는 금상 1점, 은상 1점, 동상 5점 등 총 7개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초의 빨대는 밀짚이었다. 디자이너의 설명대로, 고대 메소포타미아 시기의 벽화에도 사람들이 밀짚으로 음료를 마시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유키 이이다는 빨대의 근원으로 되돌아가, 한 물건의 기원 그 자체를 제품으로 다시 한 번 제시한다. “밀짚은 자연이 만들어내 형상이자, 자연으로 돌아가는 소재이기도 하다.” 이것은 ‘발견’이라는 이번 공모전의 주제를 가장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분명 재스퍼 모리슨의 심사평대로 ‘스트로 스트로’는 “다른 모든 최고의 아이디어들처럼, 아둔하리만치 명백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 단순명백한, 심지어 언디자인이라 불러도 좋을 이 작품에 심사위원들은 최고상을 수여했다. 켄야 하라는 그 놀라운 결정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매우 놀라웠다. 과거 빨대는 그저 빨대였다. 하지만 밀짚은 합성 소재로 대체되었고, 아코디언과 같은 주름부가 더해져 구부릴 수 있게 되었으며, 끝부분은 작은 스푼처럼 디자인되기도 한다. 기능이 과도해지면서, 빨대의 핵심적 의미는 분화되었다. 말하자면 빨대의 ‘근원’을 잊어버리게 된 것이다. 어떤 물건의 진정한 시초가 ‘발견’이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작품의 충격. 그것이 바로 우리 심사위원들이 이 작품에 대해 내린 평가다.” 나오토 후카사와는 “너무도 명징한 작품으로, 무지라면 생산할 수 있을 만한 제품이라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시대, 환경 오염의 문제를 생각해볼 때, 과연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생산된 이런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은 안전의 관점에서 불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만일 ‘밀짚’ 빨대를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환경문제의 개선을 보여주는 지표일 것”이라고 덧붙인다. 

은상은 켄 스기모토와 에리 스기모토가 디자인한 ‘야외용 쓰레기팩’에 돌아갔다. 스웨덴에서 처음 선보인 삼각뿔 형태의 용기 디자인은, 우유 등 여러 제품에 응용되며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미국의 켄 & 에리 스기모토는 바로 이 삼각뿔 형태의 이점을 고스란히 살려, 캠핑이나 피크닉 등 야외 활동 시 휴대하면 좋을 쓰레기봉투를 디자인했다. 스스로 지탱하며 서 있을 수 있는데다, 용량도 꽤 큰 편이어서 유용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동상 김준현, ‘정밀 스테이플러(A Precise Stapler)’, 한국 

동상은 총 다섯 점의 작품에 수여되었다. 그 가운데는 한국의 디자이너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다. 김준현의 ‘정밀 스테이플러’는 서류의 모서리를 고정할 수 있는 자그마한 홈을 지니고 있어, 일정한 위치에 고르게 철심을 박을 수 있다. 그 밖의 전체 동상 수상작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이번 무지 어워드 03의 수상작들은 이달 12일부터 도쿄 ‘아틀리에 무지’에서 전시될 예정. 수상작 전시는 2009년 1월 11일까지 계속된다.

www.muji.net/award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1-10-19 | BCXSY의 못

디자인 듀오 BCXSY는 금속과 주조 기술을 활용한 전시에 참여하면서, 이를 못이라는 물건을 다시금 생각할 기회로 삼았습니다. 전시회 ‘자연 복제 #2’에서 그들은 조금 색다른 형태의 못을 만들었고, 이를 이용해 탁상과 촛대를 완성했습니다. 물론 주인공은 못이니 만큼, 그 존재를 멋지게 드러냈죠.

2008-06-25 | 앱솔루트 레인보우

성 소수자의 인권을 기념하는 프라이드 먼스 6월을 맞아, 2008년 앱솔루트의 병도 무지개 깃발을 둘렀습니다. ‘앱솔루트 컬러스’는 무지개 깃발 탄생 30주년을 기념하여, 앱솔루트가 바로 그 깃발의 디자이너 길버트 베이커와 함께 협업하여 선보인 첫 번째 프라이드 보틀입니다. 1978년 베이커가 디자인한 오리지널 여섯 색상 무지개는 성소수자 인권 운동의 상징이 되어 세계 곳곳에서 휘날렸고, 보다 다양한 정체성을 포용하기 위한 변주도 수없이 이뤄져, 베이커 본인도 2017년에는 9가지 색상의 무지개 깃발을 디자인했지요. 성소수자 자긍심의 상징. 무지개 깃발은 참고로 2015년 뉴욕 MoMA의 디자인 소장품 목록에 올랐습니다.

2007-10-17 | 펫숍보이스의 QR 코드 뮤직비디오

“잘못한 일이 없다면 두려워할 것 없지. 숨길 것이 있다면 아예 여기 있어서도 안돼.” 펫숍보이스의 〈인테그럴〉은 말하자면 빅브라더가 화자인 노래입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부르는 이의 메시지는 아닙니다. “우리가 운용하는 체제에선 모두가 고유 번호를 가지지. 당신의 인생이 정보로 존재하는 상황으로 우리는 나아가고 있어.” 뮤직비디오는 그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영상 속 QR 코드의 형태로 말없이 전합니다. 

2010-07-20 | 판톤 의자 커스터마이징

2010년 ‘판톤 의자’의 탄생 50주년을 맞아, 비트라 UK에서 ‘판톤 의자 공모전’을 진행했습니다. 디자이너와 건축가에게 이 디자인 고전의 재해석을 요청한 것인데요. 그렇게 탄생한 총 31점의 의자는 완전히 해체되어 본래의 형태를 잃기도 하고, 의자의 사명을 버리고 테이블이 되기도 합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