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2008년 서펀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의 건축가는 프랭크 게리였습니다. 의외로 이 임시 건축물이 영국에서는 처음으로 완성된 프랭크 게리의 건물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파빌리온 공개를 맞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 번 ‘빌바오 효과’에 언급되었죠. “빌바오 효과란 허튼 소립니다.” 그렇게 이야기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프랭크 게리였습니다.
매년 여름마다 런던의 서펀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는 켄싱턴 가든에 임시 건축물을 전시한다. 올해로 9년째를 맞이한 연례 건축 전시 ‘서펀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의 주인공은 바로 프랭크 게리다. 의외로 이 임시 건물은 영국에서는 처음으로 완성된 프랭크 게리의 건물이기도 하다. 네 개의 대형 철재 기둥과 커다란 나무 널, 그리고 유리로 만들어진 이 건물은 드라마틱하면서도 다차원적인 공간을 만들어낸다.
7월 20일 오픈하는 이번 전시를 앞두고 열린 프랭크 게리의 기자회견에서, 정작 주목을 받은 것은 애석하게도 서펀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이 아니라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엄’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소위 ‘빌바오 효과(the Bilbao Effect)’다.
‘빌바오 효과’는 수많은 도시가 도달하려는 지고의 목표가 된 지 오래다. 여기에는 스타건축가를 영입해 도시에 기념비로서의 건물을 세우면, 도시 경제에 활력을 가져오리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하지만 막상 빌바오의 기적,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엄’을 건축한 프랭크 게리는 그 모두가 “허튼 소리”라고 이야기한다.
<타임스>의 7월 9일자 기사 ‘프랭크 게리: 빌바오 효과란 허튼 소리다(Frank Gehry: the Bilbao Effect is bulls**t)”는 이 발언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프랭크 게리는 “빌바오 효과란 일종의 기적과도 같은 사건이며, 나 스스로도 어떻게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알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애초 빌바오 시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같은 건물을 의뢰했지만, 점차로 이 개발이 ‘도시 커뮤니티’를 위한 것으로 변모해갔다는 설명도 덧붙인다.’빌바오 효과’란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이 기적 같은 사건은 빌바오 구겐하임 하나의 공과가 아니라, “포스터의 지하철 시스템, 짐 스털링의 유례없는 기차역, 칼라트라바의 공항을 비롯해 모든 이들의 참여” 속에서 가능해졌던 것이다.
이것은 스펙터클한 건축물 하나에 의존하여, 제2, 제3의 빌바오를 꿈꾸는 도시 개발가에게는 무엇보다 따끔한 지적이다. 인프라구조에 대한 관점이 뒷받침되지 않은 개발로 도시의 기적을 바란다면 그야말로 어리석은 일이다. 기사의 표현대로 “빌바오 구겐하임처럼 진정 성공적인 건물이란, 단순히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Times online] Frank Gehry: the Bilbao Effect is bulls**t
via archin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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