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7 | 데니스 귀도네의 시계 디자인

Editor’s Comment

디자이너 데니스 귀도네에게 시계는 그를 알린 중요한 아이템이었습니다. 2008년 소개된 ‘오라 우니카’는 시계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으로, 낙서처럼 보이는 불규칙한 선이 시침과 분침의 역할을 합니다. 하나로 연결된 선처럼 보이지만 사실 시와 분은 각기 다른 기판을 통해 움직이는데, 그것이 실현 가능한 메커니즘인가라는 의문도 있었지만, 공모전의 심사위원이었던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정확성을 요구하는 시대에서 우연과 추정을 통해 드러나는 시간이라는 발상이 도발적”이라며 ‘오라 우니카’의 제품화를 기대하기도 했지요. 

‘오라 우니카(Ora Unica; Single Hour)’, 2007 

구불구불한 하나의 선이 시침과 분침을 대신하다. 데니스 귀도네(Denis Guidone)의 시계 ‘오라 우니카(Ora Unica; Single Hour)’의 모습이다. 시계디자인 국제 공모전 아다모 에바(Adamo’ Eva Creations international design prize)의 수상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모호함 혹은 비대칭성과 같은 특징들을 미학의 핵심으로 삼았다. 어린 아이의 낙서처럼 보이는 불규칙한 선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그래픽적인 인상을 더욱 강화한다.

‘오라 우니카’의 기판은 두 개의 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중앙에 있는 작은 원은 시침의 움직임을, 바깥의 원은 분침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이는 일반적인 쿼츠 운동 방식의 시계 메커니즘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디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디자인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시계 내부의 동작 원리까지 바꿔야만 한다는 뜻이다. 그저 기판 상의 디자인 변화만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이번 공모전의 심사를 맡았던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정확성을 요구하는 시대에서, 우연과 추정을 통해 드러나는 시간이라는 아이디어는 매우 도발적이다. 실행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디자인이 제품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디자이너 데니스 귀도네는 ‘오라 우니카’ 이외에도 다른 시계 디자인 이미지도 함께 보내왔다. 극도의 단순함이 돋보이는 그의 다른 작업도 감상해보시길. 

https://www.denisguidonedesign.com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90년 만에 완성된 ‘단 한 장’의 의자

1934년 헤리트 리트벨트는 단 하나의 나무 조각으로 의자를 만들겠다는 상상력에서 출발하여 선구적인 실험 작업...

2008-06-20 | 오바마, 디자인, 브랜드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디자인’의 관점에서도 유독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미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부터 그러한 조짐이 드러났죠. 디자이너 셰퍼드 페어리의 포스터가 오바마 캠프의 시각적 상징이 되었고, 그러면서《뉴욕타임스》에는 ‘오바마는 맥, 힐러리는 PC인가?’라는 기사가, 《패스트 컴퍼니》에는 ‘오바마라는 이름의 브랜드’라는 분석 기사까지 실렸습니다. 어떤 ‘현상’이 된 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14년 전 오늘의 뉴스에서 다시 만나봅니다.

폐기물 시대: 디자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버려진 재료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하는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전시가 지난 20일 까지 런던에 위치한 디자인...

2011-01-25 | MoMA, 디지털 서체 23종 소장

2011년 벽두, 디지털 서체가 대거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소장품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헬베티카가 MoMA가 소장한 유일한 디지털 서체였지만, 2011년 1월 24일을 기점으로, 23종의 서체들이 이에 합류했죠. 그중에서도 한때 막강한 듀오였으나 껄끄럽게 결별한 조너선 헤플러와 토바이어스 프레르-존스를 비롯해, 매튜 카터의 서체들이 목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