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02 | 가구로 다시 만나는 그녀, 발렌티나

Editor’s Comment

무성영화 시대의 배우 루이즈 브룩스를 빼어닮은, 핫셀블라드를 든 사진가안 그녀는 관능, 희열, 백일몽, 사도마조히즘의 위험한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이탈리아의 만화가 귀도 크레팍스의 대표작 〈발렌티나〉의 이야기입니다. 1965년에 태어난 발렌티나 시리즈는 1980년에 막을 내렸고, 작가 귀도 크레팍스도 2003년 세상을 떠났지만, 이 유명한 여인은 책을 떠나 2008년에는 가구의 모습으로 2017년에는 벽지의 모습으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탈리아의 만화가 귀도 크레팍스(Guido Crepax)의 만화가 가구로 탄생했다. 에네체로(Ennezero) 사의 ‘발렌티나(Valentina)’ 컬렉션은 크레팍스의 대표작 <발렌티나>의 장면들을 가구 위로 옮겨왔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 귀도 크레팍스의 세계는 노골적인 성애와 사도마조히즘, 폭력의 색채로 가득하다. 자칫하면 외설로 전락했을 그의 작품들은 그러나 바르트의 표현을 빌면 ‘삶에 대한 위대한 메타포’이기도 하다. 에네체로의 ‘발렌티나’ 컬렉션은 바로 이 작품들의 장면을 가구 디자인에 적극 흡수한다. 디자이너 주세페 카네베세(Giuseppe Canevese)는 귀도 크레팍스에 바치는 오마주로서의 가구를 디자인했다. 만화의 장면들은 백색의 유광 MDF 판넬에 인쇄되어 가구를 장식하고 있는데, 가구의 서랍이나 문이 만들어내는 프레임이 자연스럽게 만화 속 프레임과 겹쳐지기도 한다. 그렇게 탄생한‘발렌티나’ 가구 컬렉션은 위험하면서도 유혹적인 크레팍스의 세계 분위기를 실내로 불러들이고 있다. 

디자인플럭스 ‘귀도 크레팍스를 추모하며’


via yanko design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요리를 위한 주방: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2

베를린과 비엔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크마라.로진케(Chmara.Rosinke)가 2022년 6월 6일부터 12일까지 열린 ‘밀라노 디자인...

2011-08-09 | 세계 ‘최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아드만 스튜디오에는 ‘최대’의 기록과 ‘최소’의 기록이 있었습니다. 2011년작 <걸프>는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세트”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2010년작 <도트>는 “세계 최소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주인공인 작품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지금은 <걸프>만이 타이틀을 지키고 있습니다. 2018년, 9mm 캐릭터를 제치고 0.3mm 캐릭터가 등장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는 광활 그 자체인 300여 평의 야외 공간에서 촬영된 <걸프>를 능가하는 작품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2010-04-22 | 덴버 ‘B-사이클’

2010년 덴버가 도시 차원의 공유 자전거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B-사이클 사와 손잡고 도시 곳곳에 대여소와 공유 자전거를 설치했지요. 당시에도 공유 자전거는 그리 새로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새롭다면 그것이 자동차의 나라라고 해도 좋을 미국의 소식이었다는 점이랄까요. 2010년 지구의 날에 달리기 시작한 덴버 B-사이클은 덴버 시민의 유용한 발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비판도 있었습니다. 보관소가 주로 백인들이 사는 살림 넉넉한 동네에 설치되어, 막상 이용해야 할 사람과 지역을 외면했다는 것입니다. 덴버 B-사이클은 2020년 1월 운영이 종료되었습니다. B-사이클만이 아닌 여러 업체의 경쟁 입찰 방식으로 하이브리드 자전거, 스쿠터 등으로 프로그램을 전환하겠다는 시의 결정에 따른 결과입니다.

2011-05-16 | 바버오스거비 연구서 출간

런던 왕립예술대학교에서 만난 동갑의 두 학생은 1996년 함께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했습니다. 바로 에드워드 바버와 제이 오스거비의 바버오스거비입니다. 이후 바버오스거비는 영국 산업디자인의 주요한 이름 가운데 하나가 되었죠. 2011년에는 그들의 작업을 개관하는 첫 번째 연구서가 출간되었습니다. 리졸리에서 나온 『에드워드 바버와 제이 오스거비의 디자인 작업』이 11년 전 오늘의 소식입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