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14 | PET병 샹들리에

Editor’s Comment

샹들리에는 넉넉함을 요구하는 조명입니다. 늘어뜨리고도 남을 만한 시원한 높이와 적지 않은 조명의 용적을 품을 너른 공간의 호사를 필요로 하지요. 실제로 여러 샹들리에가 그러한 호사를 호화로운 외양으로 과시합니다. 하지만 스튜어트 헤이가스는 샹들리에를 향한 보통의 기대를 충족하면서도 비틀곤 합니다. 그의 샹들리에에서는 파도에 휩쓸려온 쓰레기라던가 값싼 플라스틱 잡동사니 같은 의외의 재료가 무리를 짓습니다. 그리고 2007년 그가 디자인 마이애미/의 퍼포먼스를 위해 선택한 재료는 공항에서 수거한 PET병이었지요. 

영국의 디자이너  스튜어트 헤이가스(Stuart Haygarth)가 또 다시 멋진 샹들리에 작품을 내놓았다. 지난 9일 막을 내린 2007 디자인 마이애미/의 ‘디자인 퍼포먼스’ 섹션에 참여한 그는, PET 물병을 재료로 대형 샹들리에를 만들어냈다. 

‘드롭(Drop)’이라는 이름의 이 작품에는 총 1,800여 개의 PET병이 투입되었는데, 이 모두는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수거한 것이다. 헤이가스는 이렇게 모인 물병들을 모래와 물 속에 넣고 다듬어 흡사 유백색 유리(frosted glass) 느낌의 질감을 만들어냈다. 디자인 퍼포먼스의 관람객들은 그가 직접 물병을 자르고 다듬어 이를 서로 이어붙이는 3일 간의 제작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었고, 심지어는 물병이 모자를 때를 대비해 자신들의 물병을 디자이너에게 직접 건네주기도 했다고. 

스튜어트 헤이가스의 전작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잡동사니로 빚어낸 디자인 오브제의 매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살아있다. 거대한 물방울 모양의 샹들리에로 거듭난 물병들은 대량소비시대의 재활용 미학을 보여준다.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6-09-21 | 앵글포이즈 1227 ‘자이언트’ 모델

세계 최초의 탁상용 조명 앵글포이즈가 탄생 70주년을 맞아 몸집을 키웠습니다. 어느 정도냐면 탁상 위를 벗어나 야외로 옮겨갈 정도로요. 2006년 100% 디자인 런던에서 ‘앵글포이즈 1227 자이언트’ 버전이 공개되었습니다. 가정용인 1227 모델의 세 배 크기로, 높이가 약 2.4m에 달하는 대형 모델이었습니다. 

500년 긴 잠에서 깨어난 수도원

프랑스 건축가 아멜리아 타벨라(Amelia Tavella)가 프랑스의 산타 루시아 디 탈라노에 위치한 ‘성-프랑수아 수도원(the Convent...

2010-04-07 | 아이와 함께 가는 카페

어린이를 환영하지 않는다고, 그것이 이곳의 방침이라고 말하는 장소들이 있습니다. 어린이가 출입해서는 안될 장소는 물론 있고 또 있어야 하겠지만, 그곳이 식당이고 카페라면 그래도 괜찮을지요. 곳곳에 노키즈존이 자연스레 자리한 지금, 2010년의 ‘베이비 카페’ 소식을 되돌아봅니다. 물론 어린이와 보호자를 정확히 겨냥한 가게라는 점에서, 어린이도 환영한다는 예스키즈존과는 결이 다른, 그러니까 그냥 키즈존 개념에 가까운 카페입니다. 그리고 넨도는 이러한 기조를 아주 큰 것과 아주 작은 것으로 공간 디자인에 구현했지요.

2009-09-03 | 인타입스, 인테리어의 유형학

1997년 코넬 대학의 잰 제닝스 교수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유형 분류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시대, 양식, 문화권에 걸쳐 반복되어 등장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패턴들을 연구하고 분류하여 그것에 일정한 이름을 부여하는 작업이었지요. 가령 라운지 의자들이 서로 마주한 익숙한 배치(때로 커피 테이블이나 러그가 사이에 놓여 있기도 한)에는 ‘대면(Face to Face)’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2013년에는 두 명의 학부생이 만들어낸 ‘언룸(Unroom)’이라는 신조어가 인타입스에 추가되기도 했지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