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23 | 디자인 & 비즈니스 카탈리스트 어워드

Editor’s Comment

미국산업디자인협회의 ‘디자인 & 비즈니스 카탈리스트 어워드’의 전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굿 디자인 이즈 굿 비즈니스”일 것입니다. IDEA 어워드와 병행하여 2003년부터 운영된 이 시상 행사는 제품 디자인이 거둔 사회경제적 성과나 기여의 실제 사례를 통해 ‘디자인 경영’의 영향력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오늘은 2007년도 카탈리스트 어워드 수상작을 되돌아봅니다. 

미국 산업디자이너 협회(IDSA)와 <비즈니스위크>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디자인 & 비즈니스 카탈리스트 어워드(Design and Business Catalyst Award)의 2007년도 수상작이 발표되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잔돈을 저축하세요(Keep the Change)”과 판게아 오가닉스의 유기농 바디케어 라인, 2개의 프로젝트가 올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행사는 일반적인 디자인 어워드와는 달리, 디자인과 비즈니스의 관계, 즉 디자인의 우수성과 더불어 해당 프로젝트의 사회경제적 영향력에 집중하는 성격의 시상식이다. 카탈리스트 어워드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넘어 매니지먼트의 가치를 증명해낸 사례들을 매년 선정해왔다. 카탈리스트가 화학반응의 촉매제를 의미하는 단어인 것처럼, 디자인과 비즈니스 사이를 중개하는 경영의 혜안과 통찰의 중요성에 주목하는 행사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잔돈을 저축하세요”
Bank of America “Keep the Change”

크레딧: IDEO, 뱅크 오브 아메리카 
클라이언트: 뱅크 오브 아메리카 

“잔돈을 저축하세요” 프로그램은 본래 어느 연구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베이비붐 세대의 여성들을 위한 서비스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자녀들을 양육하는 이들 여성 소비자들이 재정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제 저축은 쉽게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잔돈을 저축하세요”는 바로 이러한 분석에 기반하여 탄생한 상품이다. 기존의 생활 습관을 이용한 저축 프로그램으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Visa 직불 카드를 이용한 소비 활동을 타깃으로 삼았다. 물건을 구매하면서 1달러 미만의 잔돈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자동으로 통장에 이체하여 ‘저축’하도록 한 것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1년 만에 250만 명의 소비자들이 700,000 개의 구좌를 개설하도록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저축된 잔돈의 저축 액수는 총 1백만 달러에 이른다. “잔돈을 저축하세요”는 ‘잘 디자인된’ 상품이 어떻게 사회적인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보여주는 확실한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판게아 오가닉스 Pangea Organics
크레딧 : IDEO, 판게아 오가닉스 
클라이언트: 판게아 오가닉스 

판게아 오가닉스는 2005년부터 이미 오가닉 바디케어 상품을 출시해 판매해왔다. 유전자 변형 원료, 인공 보존제, 화학 성분을 배제한 상품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점점 ‘오가닉’ 관련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은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친환경, 유기농’ 전면 광고에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실정이다. 

판게아 오가닉스는 새로운 브랜드 전략이 절실했고, 그리하여 자사의 상품이 진정 환경친화적이라는 사실을 요란하지 않게 홍보할 수 있는 솔루션을 모색했다. 일단 디자인 팀은 패키지에 변화를 주었다. 일반적인 접착 방식의 라벨 부착 대신 친환경적인 스크린인쇄 방식을 채택하였고, 직접 이 제품이 환경 족적을 얼마나 감소시켰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을 담았다. 포장에 사용된 소재 역시 친환경적임은 물론이다. 

더불어 제품 판매에 있어 바이럴 마케팅, 즉 입소문에 무게를 둔 전략을 선보였다. 집중적인 제품 교육으로 최종 판매 단계에서 소비자들에게 자신있게 상품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판게아의 이 화장품들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소비자들과 만났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 제품은 삭스 피프스 애비뉴와 같은 전통의 럭셔리 매장은 물론, 유기농 푸드 체인 마켓 등에서 유통되었다. 

결과적으로 2005년 10월 재론칭 이후 판게아 오가닉스의 수익은 기대를 웃돌았다. “브랜드의 시각 언, 제품의 접근가능성 그리고 환경 친화성의 통합”으로 수많은 제품이 경쟁하는 유기농, 오가닉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는 평가다. 


디자인 & 비즈니스 카탈리스트 2007 어워드 수상 결과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위에 소개한 2개의 수상 프로젝트 이외에도 3개의 심사위원 특별언급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총 5개의 올해 수상작 중에서 무려 4개의 프로젝트 크레딧에 IDEO의 이름이 올라 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IDEO의 독식이라 할 만한 결과다. 

Design & Business Catalyst Award Winners Gallery 
https://www.idsa.org/sites/default/files/Fall2007_Catalyst_0.pdf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8-10-08 | 스트리트 아트 x 사진

“JR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큰 미술관이 있습니다. 사진 콜라주 기법 덕분에, 작품을 무료로 온 세상의 벽에 전시하여, 평소에 박물관에 가지 않는 사람들의 관심을 이끕니다.” 물론 그 세상의 벽 중에는 실제의 갤러리, 뮤지엄들도 포함되지요. 여기 2008년 테이트 모던의 벽이 그러했고, 바로 얼마 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천장과 바닥이 그랬던 것처럼요. 

농업에서 발견한 미래

프랑스 보르도 장식미술 디자인 박물관(Musée des Arts Décoratifs et du Design)에서 농업 디자이너: 삶의...

2010-04-13 | 엔초 마리 ‘자급자족 디자인’ 부활

작년 한 해 코로나19가 안긴 수많은 부고 가운데 안타깝게도 엔초 마리와 그의 부인 레아 베르지네의 타계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밀라노 트리엔날레에서 열린 회고전의 개막 직후의 일이었습니다. 오늘의 뉴스는 엔초 마리의 ‘자급자족 디자인’입니다. “디자인은 지식을 전할 때 오로지 디자인이다.” 엔초 마리의 ‘자급자족 디자인’은 완성품으로서의 가구가 아니라 지식으로서의 가구를 전했습니다. 2010년 아르텍은 그 ‘자급자족 디자인’의 첫 번째 가구인 ‘의자 1’을 다시 소개하며 엔초 마리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 기사에 언급된 짤막한 다큐멘터리에서 그의 모습과 그가 믿는 디자인 이야기도 다시 만나봅니다.

2008-07-21 | 드로흐 ‘기후’ 공모전 수상작

드로흐가 주최했던 ‘기후’ 공모전의 수상작은 여러 모로 영리합니다. 1937년 첫선을 보인 알바르 알토의 그 꽃병과 그 디자인에 영감을 준 핀란드의 호수들. 얀 츠트브르트니크는 여기에서 출발하여, 핀란드에 실재하는 알토라는 이름의 호수가 1937년부터 2007년까지 거친 형태의 변화를 꽃병 디자인으로 형상화했습니다. 1937년의 모습이 꽃병의 외곽선을, 메말라 줄어든 2007년의 모습이 내곽선을 이루도록요. 그래서 이름도 ‘드로흐 알토’입니다. 마르다라는 뜻의 드로흐와 꽃병이자 호수인 알토로 기후 변화라는 주제를 담아냈지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