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09 | [웹갤러리] SevenRoads.org

Editor’s Comment

디자인플럭스 초창기, 뉴스 속 하나의 코너로 마련되었던 [웹갤러리] 시리즈. 오늘은 그중 책에 남은 출판 라벨을 모은 온라인 아카이브인 세븐로즈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멀리는 1841년 발행된 책에서부터 지역으로는 여기 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운영자들이 수집한 각종 라벨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입니다. 오늘자 뉴스로 이곳을 소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전히 운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이 더욱 반가운 세븐로즈를 만나봅니다. 

인터넷 상에서 책을 검색한다고 생각해보자. 인터넷 서점들의 검색 카테고리가 그러하듯, 서명이나 저자명 혹은 출판사의 이름이 주요 경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사실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와 누군가의 손에 당도하기 까지를 돌이켜보면, 책의 여행은 작가의 손을 떠나 편집자를 거쳐, 제본소와 서적 도매상, 그리고 판매자에서 독자에 이르는 그 모든 과정을 뜻할 것이다. 

과거 출판사, 제본소, 서적 수입업자, 배급자, 서점은 책에 자신들의 얼굴을 작게나마 남겨놓곤 했다. 그것이 바로 출판 라벨이다. 오래된 책의 경우라면 더더욱, 책의 마지막 페이지 쯤에서 이들 라벨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세븐로즈(SevenRoads.org)는 바로 이들 라벨을 모아 만든 온라인 아카이브다. 

세븐로즈에서 우리는 낡은 서적들에서 발견한 출판 라벨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다. 컬렉션은 1841년 발행된 서적에 붙어있던 한 제본소의 라벨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가 하면, 지역 서점의 상호명을 담은 스탬프형 인지까지 포함할 정도로 세심한 구성을 보여준다. 

이들 컬렉션은 개별 서적에서 찾아낸 실제 라벨은 물론, 도서관 등에서 발견한 라벨을 디지털 스캔하여 보정한 가상 라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미지들은 알파벳 순으로 게재되어 있으며, 해당 이미지를 누르면 보다 큰 사이즈의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세븐로즈를 꾸려가는 사람들은 각각의 라벨에 담긴 특징이나, 발행 기관에 관한 연구도 진행중이라 한다. 조만간 그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소개할 예정이라 하니 컬렉션의 두께도 한층 더해질 것이다. 

사이트의 이름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서점에서 빌려온 것이라 한다. 세븐로즈의 주인장 그렉 킨덜(Greg Kindall)이 대학 시절 즐겨찾던 서점의 이름으로, ‘7개의 길’은 중세시대 문예학을 구성했던 7개의 분과—트리비움(trivium)과 쿼드리비움(quadrivium)—를 이르는 말이다. 책을 향한 애정을 나누기에 적당한 이름이 아닐까 한다. 

http://sevenroads.org/Bookish.html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6-08-29 | 몰스킨의 “브랜드 고고학”

이 수첩은 본래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세계적으로 알려진 이름이 된 것은 이탈리아의 한 회사가 이 브랜드를 인수한 이후입니다. 바로 ‘몰스킨’의 이야기입니다. 2006년 이탈리아에서 다시 프랑스 브랜드로 되돌아간 몰스킨 소식을 계기로, 그해 오늘은 몰스킨의 부활의 밑거름이 된 배경을 살펴보았습니다. 모도 앤드 모도는 100년 동안 예술가들의 친구였던 이 수첩의 역사와 유산을 되살렸고, 애호가들은 기꺼이 몰스킨의 자발적 마케터가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이 놀라운 성공을 두고 “브랜드 고고학”이라 불렀죠. 

2009-06-30 | 쿠션을 구하는 스툴

보통 소파나 안락의자에 놓던 쿠션을, 가장 단순한 의자인 스툴에 선사했습니다. 5.5 디자이너스의 스툴 ‘탭’은 쿠션을 놓기 좋게 오목한 시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내에 조화를 불러오는 쿠션의 힘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스툴. 5.5 디자이너스가 제공하는 것은 거기까지입니다. 실제로 쿠션을 구해 얹는 일은 사용자의 몫이었죠. 5.5 디자이너스가 이 의자를 두고 “미완성 상태에 놓인 절반의 물건”이라고 했던 까닭입니다.

2010-01-11 | ABCing

글자와 그 네거티브 공간을 뒤섞어, 해당 글자를 머릿글자 삼은 어떤 단어의 의미를 표현합니다. 콜린 엘리스의 〈ABCing, 알파벳 다르게 보기〉는 A부터 Z까지, 글자와 주변 공간을 재구성하여 태어난 24개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2010-10-15 | 리얼리티 랩

이세이 미야케가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생산하는 일의 미래를 고민합니다. 2010년 도쿄 21_21 디자인 사이트에서 열린 전시회 ‘리얼리티 랩’은 리얼리티를 창조하는 디자인 활동의 의미를 다시금 제기하는 자리였습니다. “디자이너의 임무는 사용자를 위해 생각을 현실로 변환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일종의 ‘현실 실험(Reality Lab)’인 것이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