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21 | RCA 졸업전

Editor’s Comment

1851년 런던의 하이드 파크에 거대한 유리 건물이 세워졌습니다. 이름하여 ‘수정궁’ 안에 만국의 산업, 문화, 예술 생산품을 선보였던 그 행사의 이름은 ‘대박람회’였습니다. 만국박람회의 시대를 열었던 이 행사는 영국의 여러 박물관을 비롯해 대학의 설립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영국왕립예술학교도 그 중 하나였지요. 2007년 영국왕립예술학교는 ‘대박람회’ 150주년을 기념하며, 졸업전시회를 그에 헌정했습니다. 

지난 15일부터 영국 왕립예술학교(RCA)의 졸업전이 사우스 켄싱턴 가든에서 펼쳐지고 있다. ‘위대한 유산 2007’은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한 규모로 꾸며졌다. 1851년 개최된 ‘대박람회(The Great Exhibition)’의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대박람회’는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이었던 앨버트 공이 기획한 행사로, 19세기 들어 대중적인 이벤트가 된 만국박람회의 효시가 되었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행사였다. 당시 런던 하이드 파크에 세워진 수정궁(The Crystal Palace)’에서 개최된 전시의 수익으로 켄싱턴에는 뮤지엄, 디자인 및 예술, 과학 학교들이 잇달아 설립되었는데, 현재의 V&A 뮤지엄, 자연사 박물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그리고 RCA 모두가 바로 이 ‘대박람회’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올해 RCA의 졸업전은 그야말로 스펙타클하다. ‘2007 대박람회’는 1851년의 오리지널 전시에 바치는 오마주로, 당시의 전시장 근처에 거대한 파빌리온을 세워 학생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파빌리온은 RCA 건너편 켄싱턴 가든 안에 설치되었다. 건축가 제러드 오캐롤(Gerrad O’Carroll)과 큐레이터 클레어 캐터롤(Claire Catterall)이 제작한 120×25미터 규모의 임시 건물로, RCA의 디자인 분과 졸업생 200여명의 작품이 이 곳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그 밖에도 순수예술 전공자 및 애니메이션 전공자들의 작품 역시 RCA 교내와 켄싱턴 가든 곳곳에서 펼쳐진다. 

1851년의 유산은 예술과 산업의 결합을 도모하는데 있었다. 국가 차원에서 디자인 학교를 설립하게 된 것도 이러한 기획의 결과였다. RCA의 졸업전, ‘2007 대박람회’는 그러한 정신을 더욱 급진적인 형식으로 오늘날에 되살리는데 목표를 두었다 할 것이다. 콘란 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졸업전에는 20개의 과정의 졸업생 385명이 참여하였으며,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아래 졸업전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학과별 전시작을 감상할 수 있다. 

http://show2007.rca.ac.uk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체르노빌의 사라지는 로고, 살아나는 기억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한 지 35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디자인된...

2011-08-05 | 에어론 위드 아트

2011년 허먼 밀러 재팬이 모어 트리와 함께 자선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위해 5인의 미술가, 건축가, 화훼 아티스트가 ‘에어론 의자’를 재탄생시켜 대지진 구호를 도왔습니다. 참고로 허먼 밀러는 지난 봄 또 하나의 유명 가구 브랜드 놀(Knoll)의 인수 합병 소식을 발표했는데요. 놀을 품은 허먼 밀러의 정식 이름은 ‘밀러놀’입니다. 

레고로 재해석한 앨범 재킷

미국의 레고 아티스트 애드넌 로티아(Adnan Lotia)는 명반의 재킷을 레고 아트로 재해석한다. 록, 팝, R&B,...

2010-08-11 | 미소니, 케네스 앵거와 만나다

〈스콜피오 라이징〉으로 유명한 실험영화 감독 케네스 앵거와 이탈리아의 패션하우스 미소니가 만났습니다. 러닝타임 2분 30초의 짤막한 캠페인 필름 〈미소니 바이 앵거〉의 크레딧이 올라올 때, 온통 미소니로 끝나는 이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2010년 그해, 미소니 일가는 봄/여름 위르겐 텔러에 이어 가을/겨울 케네스 앵거의 카메라 앞에 서며, ‘직접’ 브랜드 홍보의 전면에 섰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