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70년 전 태어나 오랜 시간 동안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해온 가구들이 다시 생산자의 품으로 돌아와 ‘두 번째 주기’를 기다립니다. 오늘의 소식은 2007년 아르텍과 톰 딕슨이 전개한 ‘세컨드 사이클’입니다. 아르텍은 1935년 이후 150만 개 넘게 판매된 알바 알토의 ‘스툴 60’을 비롯해 그가 디자인한 가구들을 학교, 공장, 조선소, 플리마켓 등지에서 찾아내, 다시 ‘신제품’으로서 선보였습니다. 의자가 주를 이루었던 처음과 달리 현재는 비단 아르텍의 가구만이 아닌 유무명의 디자인 소품, 조명, 그림까지, 더 많은 오래된 물건들이 ‘세컨드 사이클’에 합류하였습니다.
“그 어떤 것도 완전히 재탄생하진 않는다. 그러나 전적으로 사멸하는 것도 없다. 한때 존재했던 것은 언제나 새로운 형식으로 계속해서 나타나게 될 것이다.”
핀란드의 가구 브랜드 아르텍을 창시한 디자이너 알바 알토(Alvar Aalto)의 말이다. 그리고 2007년 아르텍이 공개한 ‘세컨드 사이클(2nd CYCLE)’ 라인이야말로 그 의미를 정확히 담아낸 컬렉션이 될 것이다. ‘2nd CYCLE’은 30년대의 빈티지 모더니즘 가구를 오늘에 되살려낸다.
이것은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니다. 아르텍이 1930년대 광범위하게 생산했던 의자들의 현 소재를 수색, 수집하여 이를 재판매하는 것이다. 실제로 ‘세컨드 사이클’의 의자들은 옛 공장, 조선소, 플리마켓 등에서 수집한 것들이다. 이 의자들이 살아온 수십여 년의 세월에 관해, 우리는 벗겨진 도장과 생채기와 같은 ‘낡음’의 자욱 속에서 그 역사를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어쩌면 그것은 알바 알토가 건축한 파이미오 요양소 어딘가에 놓여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르텍과 톰 딕슨은, 이 낡은 의자를 하나의 신제품으로 다시 한 번 소비자들 앞에 제시한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은, 혹은 오히려 그러한 세월 속에서 아름답게 변한 가구에 대한 신뢰를 판매하는 행위다. 그리하여 소비자들은 새 것 냄새 물씬한 신제품 대신, 중고품 자체를 ‘새롭게’ 구매하는 셈이 된다. 더 나아가 그것은 낡음에 배어있는 풍부한 장소들의 역사와 아르텍이 구축해온 디자인 유산을 구매하는 일이기도 하다.
아르텍과 톰 딕슨의 ‘세컨드 사이클’은 디자인에 있어 재활용을 문자 그대로의 차원으로 복구시키는 동시에, 튼튼한 소재와 간결한 디자인의 가치가 시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명료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증명한다. 더불어 이 컬렉션은 최근 디자인 시장에 불어닥친 빈티지 소장의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도 기억에 담아둘 만하다.
https://www.artek.fi/2ndcycl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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