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10 | 달빛 감응 가로등

Editor’s Comment

에너지 절약과 가로등이라는 주제의 공모전이라고 하면 이라면 예상 가능한 제안은 아마도 태양광 발전 가로등일 테죠. 하지만 여기 2007년 〈메트로폴리스〉지의 차세대 디자인 공모전의 수상작은 오히려 달빛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달빛에 감응해 가로등의 밝기를 조절하는 가로등. 에너지도 절약하면서 조명 공해에서도 한발 물러선 영리한 제안입니다.

<메트로폴리스> 매거진이 주최한 제 4회 차세대 디자인 공모전의 수상작이 발표되었다. 대상의 영예는 시빌 트와일라이트(Civil Twilight)의 ‘달빛 감응 가로등(Lunar Resonant Streetlight)’ 시스템에 돌아갔다. 에너지에 초점을 맞춘 올해 공모전의 테마와 가로등이라는 아이템을 생각하면, 일반적으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갖춘 가로등과 같은 작품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제안은 태양이 아닌 달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면모를 보여준다. 

‘달빛 감응 가로등’은 빛에 극도로 민감한 포토셀(photocell)을 장착, 달빛의 광량에 따라 가로등의 조도를 변화시킨다. 만일 그믐달의 밤이라면 평소보다 더 밝게, 보름달의 밤이라면 평소보다 어둡게 하여 에너지를 절약하는 시스템이다.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도 효과적인 착안이지만, 지나치게 밝은 간판과 조명들로 일종의 ‘조명 공해’에 시달리는 도시의 밤을 구출하는 제안이기도 하다. 

이 똑똑한 가로등은 샌프란시스코의 디자인 집단 시빌 트와일라이트의 디자이너 크리스티나 실리(Christina Seely), 앤턴 윌리스(Anton Willis), 케이트 라이든(Kate Lydon) 3인의 작품으로, 이번 공모전 시상식 기간 동안 샌프란시스코 허먼 밀러 쇼룸에 설치되었다. 관람객들은 센서 앞에서 손을 흔들어보며 가로등의 조도가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시빌 트와일라이트는 오는 5월 21일 ICFF에서 열리는 ‘디자인 기업가: 에너지를 다시 생각하다(Design Entrepreneurs: Rethinking Energy) 세미나에 초청될 예정이기도 하다.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먹거리 도구: 숨겨진 이야기

주방 도구의 역사를 다룬 책 <먹거리 도구: 먹거리와 먹는 방법에 영향을 주는 사물 이야기(Tools...

2010-10-22 | 긴축, 긴축, 긴축

쾅고(quango)는 정부가 상급 인사를 임명하고 재정지원도 하지만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반관반민 기관들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다소 경멸적인 어감이 깔려 있지요. 가령 국내 일간지의 칼럼에서 이 단어는 이렇게 등장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공공기관을 쾅고라고 조롱기 섞어 부르는 영국에선 같은 날 192개의 쾅고를 없앴다고 발표했다. 쾅고는 유사자치 비정부기구라는 뜻이다.” (...)

2011-05-27 | 앰네스티 x 마르턴 바스

2010년도 노벨평화상 시상식장에 막상 수상자 류 사오보는 수감되어 참석할 수 없었습니다. 시상식장에 주인 없이 남아 있어야 했던 의자를 상징 삼아, 앰네스티는 ‘빈 의자’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디자이너 마르턴 바스는 비어 있으되 하늘 높이 솟은 사다리와도 같은 의자로 현실과 희망을 동시에 보여주었습니다.

2007-04-30 | 벌들의 도움으로

쾌속조형의 반대에 서 있는 완속조형의 사례. 혹은 동물의 힘을 빌린 디자인. 토마시 하브스딜의 ‘벌들의 도움으로’는 일주일 동안 4만 마리의 꿀벌이 빚어낸 꽃병입니다. 하이테크와 대비되는 로우테크, 인간의 공예가 아닌 동물의 공예. 또 꽃을 매개로 한다는 점에서 벌과 꽃병은 멋진 한 쌍이기도 하지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